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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회]여신모임, 만신을 만나다
    2013-07-09 02:14:42
  • -6월 여신스터디모임 후기

    지난 6월 1일 여신모임에서는 “한을 풀어주고, 원을 달래 주는” 북두칠성당 이지녀 만신을 초대하여 무속의 세계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무당’ 하면, 화장 진하고 매서운 눈매에 카리스마를 풍기며 좌중을 압도하는 모습이 떠올랐는데, 쪽진 머리에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등장한 이지녀 만신은 부드럽고 편안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꽃을 준비하고 이지녀 만신이 직접그린 ‘무신도’들로 모임공간을 준비하고 있다

    이지녀 만신은 무속탱화를 몇 점 가져오셔서 모임공간을 꾸미기 시작했습니다. 천문학에 능통한 천문신장(天文神將), 해와 달, 별을 관장하는 일월성신(日月星神), 인간의 제복, 수명, 자손생산을 담당하는 제석(帝釋)님, 무당의 영험을 담당하는 성수(成守)신, 호랑이로 표현되며, 마을과 사원을 지켜주고 수호하는 성황(成隍)신이 모셔졌습니다. 이러한 무신도는 무당이 모시는 신들을 표현한 것이므로 무교에서 중요한 상징물이지만, 무당이 죽기 전 무신도를 태우거나 땅에 묻기 때문에 보존되기 힘들다고 합니다. 더구나 요즘은 무신도를 직접 그리는 무당은 드물다고 합니다. 이지녀 만신은 직접 무신도를 그리는데, 무속인의 길을 걷지 않기 위해 절에서 한동안 그림을 배우기도 하셨답니다. 신의 부름을 거부하기 위해 몸부림쳤을 그 아픔과 고뇌가 아주 조금 느껴지는 듯 했습니다.

     

                                                                ▲이지녀 만신이 ‘무신도’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각자 염원하는 바를 흰 종이에 적어....

     

    한편, 칠성굿을 할 때 만신이 직접 입는 장삼이 전시되었습니다. 고운 천에 각각 의미가 담긴 문자들과 그림들이 정성스레 수놓아져 있었습니다. 신들을 모시는 옷이기에 최상의 질로 최고의 정성을 들여서 직접 디자인해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 정교함과 아름다움, 정성에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쌀, 물, 술, 가져온 쑥떡과 간식 등으로 신령님들을 모실 제단이 준비되었고, 각자 염원하는 바를 흰 종이에 적어 나무에 걸어두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신령님이 나의 염원을 해결해 주기를 바라면서 진지하게 적어 보았습니다. 모임 공간은 더 이상 이전과 같은 공간이 아니었습니다. 신들이 그려진 무신도, 제단, 칠성굿 장삼으로 어느덧 사원이 되었습니다. 드디어 제단 위에 촛불을 켜고, 신령님들께 술을 올리며, 여신모임이 시작되었습니다. 만신은 부정소지를 통해 하늘, 땅의 부정, 공간의 부정, 모임의 부정, 각자 개인이 가져온 부정을 정화시켰습니다. 공간도, 사람도 기운도 달라진 듯 했습니다.


     


     
    부정소지의식 동영상보기 여신스터디 카페 가기http://cafe.daum.net/ifgoddess/OwHY/19
     

    서로 소개하고 인사를 나눈 후, 이지녀 만신께 소리를 청해보았습니다. 


    한 송이 떨어진 꽃이 낙화 진다고 설워 마라.

    한번 피었다 지는 줄을 나도 번연히 알면서도

    모진 손으로 꺾어다가 시들기 전에 내버리니

    버림도 쓰라리거든 무심코 밟고 가니

    걘들 아니 슬플소냐.

    숙명적인 운명이라면 너무도 아파서 못 살겠네.

     

    백두산 천지가엔 들쭉열매 아름답고

    굽이치는 압록강에 뗏목 또한 경이로다

    금강산 비로봉에 기화이초 피어있고

    해금강 총석정엔 넘실대는 파도소리 백조쌍쌍 흥겨운다

    배를 타고 노를 저어 대자연 좋은 풍경 마음대로 즐겨볼까

    얼씨구 절씨구나 지화자 좋다 태평성대가 여기로구나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로하고,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창부타령을 장구 장단에 맞추어 흥겹게 불러 주셨습니다. 그리고 죽은 사람의 넋을 위로하고 해원풀이를 위해 부르는 회심곡을 들려 주셨습니다.

     

                                                              ▲참석자들이 이지녀 만신의 말을 귀기울여 듣고 있다.
     
    회심곡 일부 들어보기 여신스터디 카페 가기http://cafe.daum.net/ifgoddess/OwHY/20
     

    운명에 나를 가두어서는 안 될 것

     

    마지막으로, 기다리고 기다렸던 인생의 수수께끼를 풀어보는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가장 큰 고민거리 혹은 인생에서 가장 궁금한 한 가지 질문을 가지고 만신과 대면하는 시간. 내 문제가 가장 큰 것인냥 고민하며 끙끙거렸었는데, 누구나 한 가지씩 고민은 가지고 살아가나 봅니다. 모두들 인내심을 가지고 차례를 기다리며, 진지하게 답을 구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오랜 옛날부터 만신은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조언해주는 상담자 역할, 치유사 역할을 해 왔을 것입니다. 갈팡질팡 고민하던 문제를 가지고 가서 막상 답을 얻었으나, 사실 해결이 되었다기 보다는 머리가 더 복잡해졌습니다. 큰 틀에서 길 안내를 받을 수 있을지언정, 시공간 안에 무수한 변수들이 있을 것이고, 운명이 있다 할지라도, 운명에 나를 가두어서는 안 될 것이며,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금 깊이 읽어내는 일이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지녀 만신과 독대하여 인생고민을 상담하고 있다.

    이인희 선생님의 이지녀 만신 소개말이 역사적으로 무당이 해 왔던 다양한 역할들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이 분은 우주목 (宇宙木)을 세워 하늘과 땅을 조화롭게 해서 인간세상을 도우신다, 그래서 이 분의 몸은 무신들이 사는 신전, 즉 무당 (巫堂)이시다. 신령님들, 그것도 만 명 정도를 다룰 수 있어 또 만신 (萬神)이라고도 불린다. 종합 예술가의 원조로서 소리꾼이요, 악기를 다루는 연주가, 무가를 부를 때는 음유 시인, 춤 출 때는 무용가, 탱화와 무신도를 그리는 화가, 마음의 병을 고치는 최초의 심리 상담사, 크고 작은 몸의 병을 고쳐 주는 의사, 굿을 올리는 신의 사제이며, 굿을 할 때는 코미디언도 되고, 작두 타는 영검함을 가지고 있으며, 동시에 공수 (oracle)를 주시는 신령님...

     

    만신이야말로 한국 전통의 맥 속에 살아있는 한국 여신이자 여사제의 모습일 것입니다. 그동안 과학과 합리성의 잣대로 배척당하고 평가절하되었던 무교를 재해석하고, 한국 전통 토속신앙과 불교 등에서 한국적 여신의 모습을 발견해내는 작업이 앞으로 여신모임이 해나가야 할 숙제일 것입니다.

     

    *여신스터디 모임에 동참하고 싶으신 분은 feminif@naver.com 으로 연락주세요^^ 

     

    이프 여신스터디 모임▶

    http://cafe.daum.net/ifgodd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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