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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회]사랑으로 투사되는 아니무스와 내안에 숨겨진 남성성1
    2013-04-09 01:08:23
  • 1) “사랑에 빠지는” 로맨틱 러브와 그림자

     

    참가자E의 남편은 성숙하고 성품이 좋고 무게감이 있는 남자다. 우리가 결혼하게 되는 결정적인 배경에는 투사가 있다. 결혼 후 살다보면 ‘성숙하고 성품 좋고 무게감 있는’ 배우자라는 상이 나의 환상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배우자는 처음 투사 때와는 다른 사람이 된다.

     

    사랑에 빠질 때는 파트너에게 자신의 가장 좋은 부분과 긍정적인 속성을 투사하고 그 투사물을 사랑하게 된다. 참가자G는 불안정하고 겁이 많은 자기와는 다른 생활력 있고 주체적이며 결단력 있는 파트너를 좋아한다. 그런 남성을 좋아한 것이 자기내면의 그림자를 투사한 것이라니 충격적이기도 하고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다.

     

    나의 아니무스는 ‘성숙하고 성품이 좋은 무게감 있는 남자’였다... 남편의 이러한 점이 좋았다라고 생각하여 결혼한 것이 살다보니 나의 판타지일 수 있다는 것을 느꼈었다(참가자E).

    불안정하고 겁이 많은 나와 다르게 강하고 생활력이 있고 주체적이고 결단력이 있는 남성들을 좋아했는데 이게 내가 갖고 싶은 나의 아니무스라니 좀 충격적이었어요. 내가 그런 모습을 개발해야한다는 건 어렴풋하게는 의식하고 있었는데 좀 겁이 나기도 하지만 조금씩 노력해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참가자G).

     

    인류사에서 사랑에 빠지는 행위가 등장한 것은 상대적으로 최근이다. 12세기 들어서 서구의 집단무의식에 로맨티시즘이 생겨났다. 동양에서는 훨씬 오래전에 영적스승과 제자 사이에서 제한적으로 허용되었던 경험이다. 이 체험은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숭고한 자질이지만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이기 때문에 일상의 관계에서는 금해졌다.

     

    트리스탄과 이졸데 신화는 유럽에서 오래전부터 구전되어온 가장 유명한 연인이야기다. 참가자Q는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관계가 바로 첫사랑과 저와의 관계로 딱 대입되는 거예요”라고 첫사랑을 떠올린다. 사랑을 통해 온전해지고 싶은 갈망, 삶의 궁극적인 의미와 충만함을 찾기 위해 사랑에 빠져드는 경험, 온전함을 향한 염원은 나를 넘어서고자 하는 신비적이고 초월적 경험이다. 그 애틋하고 애끓는 사랑은 바로 원형적인 로맨틱 러브였다. Q는 지금 남편에게 로맨틱러브의 원형적 사랑을 요구하고 구원받기를 원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집단상담을 통해 투사하는 자신을 보게 되고 남편에 대한 원망도 조금씩 거두어진다.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관계가 바로 첫사랑과 저와의 관계로 딱 대입되는 거예요... 저의 첫사랑, 그 애틋하고 애끓는 사랑은 바로 원형적인 로맨틱 러브였다는 거죠... 그를 사랑한 것이 아니라 내 안의 아니무스를 그에게 투영했고, 결국 제가 사랑한 것은 그가 아니라 저였던 거죠... 사실 남편한테도 이전까지는 이런 원형적인 사랑을 달라고 했었죠. 그건 현실의 남편이 제게 줄 수 있는 게 아닌데도 나는 남편한테 계속 그걸 달라고 달라고 했던 거예요. 근데 이제 깨달은 거죠. 내가 남편을 통해서 또 구원받고자 했구나, 그럴 게 아닌데... 그렇게 연결해 생각하게 되면서, 남편에 대한 원망을 거두어들일 수 있었어요(참가자Q).

     

    참가자N은 나를 사랑해서 신에 이를 수 있다니 사랑과 연애가 아무것도 아닌 것 같다는 표현을 하며, 참가자B는 그 사람 아니면 죽을 것 같은 진짜 사랑을 못하는 것에 대한 불안과 허전함에서 벗어나면서 편하고 안정되고 따뜻한 느낌으로 관계 맺는 인간적 사랑에 대한 안도감을 나타낸다.

     

    연애를 할 때 전 종종 그 사람이 나의 분신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누구보다도 나는 나의 사랑을 받고 싶은 거야... 내가 나를 사랑해서 신에 이를 수 있다고 생각하니, 나를 사랑해 줄 누군가, 혹은 연애, 다 아무것도 아니었다... (참가자N).


    감정이 소용돌이치고, 그 사람이 아니면 죽을 것 같은 사랑이 진짜 사랑이 아닐까, 나는 제대로 된 사랑을 못한 것이 아닐까 하는 혼란에서 홀가분해진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냥 편하고 안정되게 따뜻한 느낌을 나누는 것이 좋다고 여겼는데, 로맨틱 러브만이 사랑이 아니라고 말해주니 마음이 많이 편해졌어요. 그리고 내 아니무스를 반영한 남편을 좋아하는 건지, 남편의 본질을 좋아하는 것인지도 따져보기도 하고요(참가자B).

     

                                                   ▲아니마 아니무스(출처:http://blog.naver.com/mir2709/50097743008)

     

    우리는 자아가 어쩌지 못하는 사랑이라는 매혹적 끌림에 의해 그 대상을 쫓고 붙잡으려다가 고통과 시련을 겪고 실패함으로써 훌쩍 성장한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참가자M은 3년 전에 일상에서 지치고 외로움이 극에 달했을 때 로맨틱러브가 찾아온 경험이 자기를 찾아 나서는 첫걸음이 되었다고 말한다. “감미롭고 몽환적인 느낌, 끝을 치달을 수 있을 것 같은 겁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져들었고, 두려움의 실체를 알기도 전에 그는 마치 에로스처럼 그녀를 떠났다. 그 경험은 똑같은 일상을 아주 다른 것으로 바꾸어 놓았으며, 외부로 향하던 에너지를 내면으로 향하게 하였다.

     

    일상에서 지칠 때, 이유 없는 외로움이 극에 치달을 때 나에게도 에로스와 같은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감미롭고 몽환적인 느낌, 끝을 치달을 수 있을 것 같은 겁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 그것이 무엇인지 알기도 전에 에로스처럼 그는 떠나고 난 오랜 시간 그것이 무엇인지 궁금해 하면서 그전과 똑같은 일상이지만 그전과는 다른 고민들로 시간을 보내게 된다. 나의 내면의 무의식은 진정 나를 사랑하고 있었나 보다, 나의 의식의 성장을 위해 잘 짜여진 극본 한편을 준비해 두었으니 이제 나는 그 극본의 주인공이 되어 무의식의 세계에서 벗어나 의식의 깨달음을 얻기 위해 죽음과도 같은 여정을 떠나볼 생각이다. 그것이 무엇인지 어떠한 길이 될런지 알 수 없어 두렵기는 하나 이것이야 말로 나 자신의 개성화의 과정이 아닌가 싶다(참가자M).

     

    참가자O는 “나의 열정적인 사랑이 결국 내 안에 나를 사랑한 것”이라니 씁쓸한 기분이다. 미친 듯이 물불 안 가리고 사랑했던 경험이 내 안의 아니무스였다니 그 이론만은 못들은 걸로 하고 싶다. 그러면서도 한편에서는 사랑의 형태로 투사했던 남성들의 성향을 떠올리며 아니무스의 안내를 받아 성장할 자기의 미래가 기다려진다.

     

    집단 상담 과정 중 나를 가장 씁쓸하게 했던 부분이었다고 해야 하나!.. 나의 열정적인 사랑이 결국 내안에 나를 사랑한 것이다! 정말 헐~~~이었습니다... 미친듯이 물불 안 가리고 사랑했던 내가 자랑스럽기도 하고 이때의 경험이 평생 나만의 로맨틱한 추억꺼리가 될 거라는 것에 흐뭇해하며 가끔 나 혼자 들춰보며 미소 짓고 했었는데 이 모든 것이 내안의 아니무스였다면 이것에 대해서는 머리로는 인정을 하겠는데 머리만 빼고 내 몸의 모든 기관들에서는 그냥 이 이론은 못 들은 것으로 하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아요... 신기하게도 내가 사랑했던 남성들은 어떤 비슷한 특징을 가지고 있더라구요... 왠지 내안의 남성성도 헤스티아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는 것에 으쓱해지고 더 좋은 앞날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아 더 흥분되고 내가 어떻게 변해갈지 궁금해지고 미래가 기다려집니다(참가자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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