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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회] “우리는 여군이다”1
    2012-02-07 11:42:20
  • -여군발전단 소령 3인방과의 좌담

     

     

    이 글은 <페미니스트 저널 이프> 2003년 봄호에 특집으로 다뤘던 “여자, 군대를 말하다”에 실린 글들 중 여군 인터뷰 기사를 다시 게재하는 것입니다-편집자 주

     

     


    열혈 이프와 막강 여군발전단이 드디어 만났다. 국방부 산하의 여군발전단은 2,700여 여군들의 구심점이 되기 위해 작년(2002) 11월에 창설된 조직이다. 지난 2월4일 군인제복을 입고 십수년을 보내고 있는 여군발전단의 3인방, 소령 김희정(여군발전단 고충처리과장), 소령 윤미옥(지원과장), 소령 김경희(정책발전과 계획운영장교)가 여군발전단의 포부와 여군으로서의 애환을 털어놓았다.

     

     

    반갑습니다. 소령님들은 여군발전단의 세 부서에서 실질적인 업무를 담당하고 계시는데요. 먼저 여군발전단 소개와 각자 맡은 임무에 대해 간략히 말씀해 주시죠.

     

     

    김희정: 여군발전단 창설은 여군학교 존폐논란 속에서 거론되기 시작했는데요, 군에서 남녀통합 방식으로 양성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고, 여군장교와 부사관을 배출했던 여군학교가 해체될 위기를 맞았죠. 여군학교는 한국전쟁 때 여자의용군을 모집해 교육한 것을 시작으로 반세기가 넘도록 여군을 활용하는 구심점이 되어왔습니다. 여군들의 안식처였죠. 현역은 물론이고 예비역 여군이나 사회 각계의 여성인사들이 여군학교 폐교를 반대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데 앞장서 주었지만 아쉽게도 학교는 해체되고 말았어요. 하지만, 그 성원의 결과로 여군발전단이 창설되었습니다. 육해공 여군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여성정책 담당기관이 국방부에 마련되었고, 정책결정에 양성평등 관점을 도입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군대내에서 여성은 수적으로도 열세일뿐 아니라, 계급이 낮아 고급장교들이 참가하는 정책결정기구에 참여하기 매우 힘들었거든요.

    김경희: 각 과의 임무를 소개하자면, 먼저 정책발전과는 여군들과 관련한 정책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입니다. 정책적인 검토가 필요한 이슈를 제기하거나 국방부정책 수립 및 시행시 양성평등적인 입장에서 의견을 제시하고 그것이 반영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김희정: 고충처리과는 말 그대로 현역여군들이 군생활을 하는 데 겪는 고충이 무엇인지를 찾고, 해결방안을 모색해 각 부대의 여군들이 임무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다방면으로 도와주는 임무를 맡고 있습니다.

    윤미옥: 지원과는 여군역사자료 보존 및 발굴, 홍보와 부대업무에 필요한 지원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김희정 소령(출처: <페미니스트 저널 이프> 2003년 봄호 사진:윤정은)

     

     

    여군발전단이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방향은 어떤 것입니까. 실제 수행하는 업무를 구체적으로 몇 가지 꼽아 주세요.

     

     

    김희정: 여군발전단은 여군의 구심점이라고 말씀 드렸는데, 한마디로 군대내에서 여성관련 정책을 개발하는 임무를 맡고 있습니다. 여군의 참여를 보장하는 장치를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고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군대내에 양성평등의식을 확산시키고, 군 임무와 가정/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 여성의 복지개선 등이 발전단에서 추진하는 최우선 과제이구요. 그리고 여군이 군에 완전히 통합되고 주류화될 때까지 여성인력의 적응을 돕고, 각 부대에서 근무하는 여군들의 고충을 해결해주는 상담자 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

    윤미옥: 발전단에서 수행한 최근 업무라면, 전후방 각지에서 근무하고 있는 여군들의 실정을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집단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해서 의견을 나누면서, 추진방향을 설정했습니다.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여군관련 규정이나 방침 등을 한데 모아서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재검토하는 일도 진행중이구요. 그런 규정들을 재검토하는 기준은 물론 양성평등에 위배되지 않는가 하는 거죠. 그리고 여군이 소수로서 겪는 많은 어려움을 제도적으로 보호해주고, 결과적으로 보면 양성평등을 확산시킬 수 있는 헌장적기능의 강령을 준비중입니다.

    김경희: 지금으로선 여군발전단이 군대내에서 여군들과 관련된 이슈들을 많이 뽑아내야 하는데요. 여성부에서 양성평등헌장을 만들었다고 해서 당장 대한민국이 평등한 사회가 되지는 않잖아요. 군대도 마찬가지거든요. 우리가 양성평등강령을 만들겠다, 감독을 하겠다 말을 하지만, 그 자체로 군대에서 여군의 지위가 바로 향상되는 건 아니겠죠. 그렇지만 크게 보았을때 군대가 가야 될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우리가 만든 정책적인 제언들이 방침이 되고 제도화돼서 각군에서 시행하는 건데, 그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여군발전단이 창설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어떤 성과물을 생산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구요, ‘이런 거 검토해봐라, 이 문제 한번 공부해라’ 정도죠. 하고 싶은 일도 많고, 욕심도 많은데 인원은 제한되고 그런 상태죠.

     

     

    창설된 지 얼마 안되는 여성발전단에서 그 정책들을 추진하려면 어려운 점이 많겠는데요.

     

     

    윤미옥: 여군발전단에서 해야 할 업무가 많은 만큼 어려움도 적지 않습니다. 53년 여군역사상 단으로 창설된 조직은 최초라서 겪게 되는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겠고, 아직 업무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아서 발생하는 어려움이 있죠.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저희보다 앞서 같은 문제를 고민했던 여성부와 여성단체들의 긴밀한 협조가 무척 필요할 것 같습니다.

    김경희: 또 한가지 더 어려움이 있다면, 지금까지 여군에 대한, 여군만을 위한 조사나 연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점은 인식하지만 그것을 객관적인 지표로 나타낼 만한 근거가 없다는 거죠. 발전단에서는 여군과 관련한 기본적인 데이터를 구축하는 그것을 수치화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이런 자료가 축적되면 여군발전에 밑거름이 되겠죠.

     

     

    현재 군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가장 큰 변화라면 양성통합이라 볼 수 있겠는데요, 올해부터 장교양성과정이 남녀통합교육으로 전환되겠죠? 장단점이 있을 텐데요.

     

     

    김경희: 통합교육 자체를 좋다 나쁘다 판단내릴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여군학교에서 배우는 것이나 남녀통합교육으로 배우는 것이나 똑같겠죠. 저는 통합교육으로 가는 것 자체가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결과적으로 시대의 조류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시기가 지금인가, 아니면 군에 여군의 비율이 5%로 달성된 후인가, 하는 점이 중요하죠. 통합교육에서 우리가 우려했던 것은 여군들이 군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갖게 만들어줄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양성교육이라는 것은 군에 대한 첫 자세를 만들어주거든요. 저는 임관한 지 13년이 되어가는데 군에 들어와서 처음 받았던 교육내용이 아직도 생생해요. 이제까지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살았던 삶과 군인으로서 첫양성교육은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충격이었던 거구요. 여군학교에서 군생활을 하는 기본적인 자세를 가질 수 있게 하는 양성교육을 받는다면 여성이 주체로 설 수 있죠. 본인이 아니면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는 그 모든 것을 치열하게 경쟁하는 자세로 배울 수 있어요. 그런데 통합교육을 받게 되면서 남성들과 같이 경쟁하면서 여군의 자리를 찾아야 하죠. 여성이 남자들하고 다르지만 더 잘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는 것, 군대에 남군이 필요한 영역이 있고 여군이 필요한 영역이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다면 정말 바람직하죠. 그렇지만 군대에 첫발을 내디딘 단계에서 여성이 혹시 소외감을 느낀다든지, 아니면 대충 해도 ‘그래 너희들 여자니까’ 하고 넘겨버리는 남군들의 태도에서 ‘우리 대충해도 여자니까 봐주는구나’하는 자세를 배울까 봐 우려하는 거죠. 그런 상황을 우려해서 첫 통합교육이 이뤄지는 곳에서도 훈육교육을 하고 트레이닝도 열심히 시키고 있어요. 우리는 그들을 주체로서 키우고 싶어요. 여군으로 군대내에서 언젠가 주도적인 위치에 설 수 있음을 가르쳐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소외를 느낄까봐 우려했던 거죠. 통합교육시키는 여군훈육관들도 그런 면에서 우리와 많은 공감을 하고 있고 노력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김경희 소령(출처: <페미니스트 저널 이프> 2003년 봄호 사진:윤정은)
     

     

    어떤 후배가 이런 고민을 털어놓는다고 해봐요. 저는 체력도 달리구요, 지도력도 없는 것 같구요, 제가 군인으로서 자질이 있을까요? 일반적으로 여성들이 부족하다는 특질 운운하면서요. 이런 고민을 한다면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으세요?

     

     

    김희정: 여자가 체력에 제한이 있음을 인정하고, 그렇지만 더 잘할 수 있는 게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해요. 또 남군들도 그런 부분을 충분히 인정을 해줘야 해요. 육사에서 생도들 교육할 때 체력측정시 100미터 기준도 다르게 적용한다고 들었어요. 그랬을 때, 체력적인 기준을 다르게 적용한다는 것이 군생활의 전부는 아님을 당당하게 인정하면서 크는 분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피할 수 없다면 긍정적으로 강하게 대처하라고 얘기하고 싶구요.

    김경희: 군에서 육체적인 능력만 가지고 군인을 뽑는다면 왜 여군들을 뽑겠어요? 필요가 없잖아요. 국방부가 남자들보다 떨어지는 체력을 보고 여군을 뽑지는 않는다고 생각하거든요. 제 소신인데, 여군이 활용 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육체적인 능력이나 우렁찬 목소리만 전부는 아니니까요. 쓰임새가 있어서 여성들을 선발했을 테니 내가 활용될 곳이 어디인지 그걸 잘 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떤 사람이든지 자기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남도 사랑해주지 않잖아요.

    자기 자신에 대해서 자신감을 가지고 있어야지, 기껏 뛰고 달리는 정도 가지고 비관하고 자신감을 갖지 못한다면 여군 될 수 없거든요. 긴 군생활을 봤을 때 육체적인 부분은 아주 일부분에 불과해요. 그건 충분히 극복이 가능하죠.

     

     

    양성통합교육이 되면서 여군부사관들의 임무가 전환 되었잖아요. 여군들이 야전에 배치되면서 가장 크게 겪는 고충은 무엇인가요?

     

     

    김희정: 이전에는 최상급부대에서 주로 행정업무만을 담당했던 여군부사관들이 이제는 전투부대에서 남군들과 똑같이 임무수행을 할 수 있게 됐죠. 여군부대가 모두 해체되고, 여군부사관을 각 병과별로 통합한 것인데, 여군역사의 한획을 긋는 일입니다. 변화가 크면 그에 따른 부적응도 있겠죠. 지금 현재 가장 큰 고충이라면, 부사관들의 야전전환이 워낙 급격하게 이뤄지다 보니, 야전부대에서 이들을 맞이할 충분한 여유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부대내 화장실이나 숙소같은 여군전용시설이 부족하다는 게 가장 먼저 피부에 와 닿는 문제구요,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환경이 변화하면서 적응하기 힘든 부분도 나타날 겁니다. 국방부에서는 이미 각 부대에 여군이 근무하느냐에 상관없이 여군 전용시설물을 마련하도록 지침을 하달했으며 지금은 그것을 현실화시키는 과정에 있습니다.

     

     

    그런 고충들을 해결해주기 위해 발전단에서 하는 일을 좀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죠.

     

     

    김희정: 여군발전단에는 전후방 각지에서 임무수행하고 있는 여군들과의 의사소통을 위해 ‘고충처리과’를 두고 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소수집단으로서 여군이 겪을 수밖에 없는 소외와 복지제도 등을 개선하는 것이 고충처리과의 주요 임무인데요. 여군들이 전국으로 흩어져있다 보니 그 고충들을 어떻게 찾아서 해결해줄 것인가가 무척 고민되는 문제죠. 그래서 시공간적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전산망을 이용해서 상당창구를 개설하려고 해요. 아직까지는 시험단계인데, 앞으로 인터넷과 인트라넷을 통해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구축하게 되면 재빨리 대처할 수 있겠죠. 그 전까지는 전화나 이메일로 개인상담을 하는데, 상담을 하고 난 뒤 바꿔야 할 사안에 대해서는 여군발전단에서 강력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도 마련할 예정입니다.

     

     

    그렇게 접수된 고충은 어떻게 처리를 하게 되나요?

     

     

    김희정: 안타까운 일인데 아직까지 여군발전단이 사법권을 갖지 못했어요. 고충이 있는 여군 편에 서서 함께 고민하고 조언해주며, 군선배로서 해결방안을 함께 찾는 정도에 불과하죠.

    윤미옥: 어떤 사안에 대해 조사권을 갖거나 수사과정에 함께 참여할 수만 있어도 조금 더 양성평등적 입장에서 고충을 처리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합니다. 오늘 아침 회의에서도 비슷한 안건이 나왔어요. 여군 관련 사건이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헌병이나 감찰사, 기무사 등과 함께 발전단에서도 합동조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지 않느냐고 토론했었구요, 그 방향으로 건의할 준비를 할 겁니다. 여성발전단에서 여성의 입장에서 접근한다면 피해자의 입장을 이해하면서 사건을 바라볼 수 있으니까요.

    어딜 가나 여성을 위한 조직이라면 내부적으로 반발에 부딪히잖아요. 예를 들면 군대에서도 우리가 여군을 위해 그런 것까지 해야 하느냐, 등의 이야기들이요. 여군발전단에 대해 어떤 시선이 있으며, 그런 시선들을 어떻게 보시나요?

    김경희: 가장 문제가 되는 게 모성보호예요. 직업을 가진 여성이 직장과 가정을 병행하려면 그에 따른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잖아요. 마찬가지로 여군을 위한 일련의 모성보호 조치들이 필요한데 그게 군대 내에서 이루어지려면 제한이 굉장히 많거든요. 우리가 하는 말로 잠정적 우대조치에 대한 합의를 도출해내기 어렵다는 얘기죠. 또 시스템 구축을 위해서는 예산이 필요한데, 군대내에서도 1%도 안되는 여군들만을 위해, 그것도 직접전투와 상관없는 시설투자를 한다는 것은, 무기구매나 전력증강 시스템을 개발하는 일에 비해 우선순위에서 밀리죠. 이 모든 과정들이 하루아침에 이뤄지기 힘드니까 우리 부서가 필요하지요.

     

                                                    ▲윤미옥 소령(출처: <페미니스트 저널 이프> 2003년 봄호 사진:윤정은)
     
     

    소령님들 중에 결혼하신 분은 있나요?

     

     

    윤미옥: 저랑 김희정 소령님이 기혼입니다.

     

     

    취재하는 과정에서 만난 여군은 모성보호와 군대가 요구하는 능력을 조화하는 것이 아주 큰 딜레마라고 이야기하기도 했었는데요.

     

     

    김희정: 출산과 관련해서는 근무 및 휴가가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어요. 인사법상 규정은 7개월 이후에는 근무가 면제되지만, 그 이전이라도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고 보고하면 지휘관에 재량에 따라 조처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야전에서 활동하는 여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임신초기가 더 위험할 수 있거든요. 지금 규정을 완화시켜 달라는 의견이 많은데, 인력이 부족한 각 부대 현실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제안이지요. 여군들이 임신이나 출산으로 근무에서 제외되면, 그 남은 자리를 동료남군이 메꿔야 하는 문제도 있어 민감한 사안입니다. 출산휴가를 받았다고 해도 대체인력없이 장기간 공석을 두는 상황이 벌어지는데, 부대 전투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줄 뻔히 알고 있는 여군들한테 군 업무와 출산을 병행한다는 것은 부담일 수밖에 없지요.

    윤미옥: 군인도 공무원인사법과 똑같은 적용을 받기 때문에 우리가 다른 여성들에 비해 열악한 환경에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탁아소를 설치하는 것은 국가정책적인 차원에서 지원이 필요한 일이구요. 모성보호에 대해 이런 시스템을 보완하는 것뿐만 아니라, 인사관리에도 특별규정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군이 임신과 출산 때문에 자력관리나 평정, 진급에 부담을 갖지 않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해줘야 된다는 이야기죠. 임신이나 출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근무에서 제외되는 시간을 군인으로서의 공백기로 느끼면 안되겠죠.

     

     

    윤미옥 소령님도 개인적으로 임신과 출산과정이 힘드셨어요?

     

     

    윤미옥: 음, 저도 조금 힘들었어요. 임신초기에 유산기가 있어서 병원에 입원했거든요. 그때 야전에 있었는데 근무를 할 수가 없어서, 진단서에 따라 지휘관 재량으로 근무대상에서 제외됐죠. 임산부가 무장을 한 채 24시간 근무하기가 쉽지 않죠. 근무를 보통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씩은 꼭 해야 하니, 굉장히 피곤하죠. 더군다나 인력이 고정돼 있어 제가 빠지면, 나머지 인원들이 제 임무까지 해야 했어요. 군조직 특성상 대체 인력 확보도 쉽지 않고. 기업의 경우는 내가 월급 안받고 휴직할테니까 계약직 뽑아서 활용하라고 하면 되는데 군대는 그게 안되죠. 그게 가장 큰 문제예요. 그래도 저같은 경우는 시부모님께서 아이들을 봐주셔서 기혼여군들 중 스스로 양육하며 군생활하는 경우는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대부분 부모님들께서 봐주시거나, 이웃 또는 지인에게 아이를 맡기죠.

     

     

    군대내에서 임신하고 출산하는 게 결국은 동료남군들에게 폐가 된다고 느끼게 되는 상황이네요. 그런 미안함을 해소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이 없나요?

     

     

    김경희: 현재 여군발전단에서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하고 있구요, 아직 결정난 상황이 아니라서 대외적으로 말씀드리기가 곤란하네요(웃음).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군이라는 제약점을 어떤 형태로든 해결해보려고 노력한다는 점입니다.

     

     

    부부군인들이 많죠?

     

     

    윤미옥: 많죠. 여군들 중 거의 70~80%는 되는 것 같아요. 근무를 한다든가, 야근, 훈련, 이런 것들은 보통남자들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라서요. 아무래도 군인들끼리 좀더 많이 이해해줄 수 있죠. 그리고 우리들은 장교들이니까 1,2년에 한번씩 근무지를 옮겨야 해요 남편과 비슷하게 맞춰서 가면 좋은데, 군인부부가 아닌 경우, 남편은 서울에 있고 부인은 강원도다 부산이다, 이렇게 이동해가면서 가정생활하기는 힘들죠.

     

     

    그럼 떨어져 살 경우도 있었을 텐데, 그러려니 하고 살았어요?

     

     

    윤미옥: (웃음) 당연하게 그러려니 하죠, 참지 못하면, 전역하고 남편 따라 다녀야죠. 저는 시댁에서 워낙 지원을 많이 해주고 애들 다 키워주고 그래서 임신하고 아이 키우는 문제 때문에 군생활을 그만둔다는 생각은 한번도 안해봤어요.

    김희정: 부부군인일 경우에는 같이 살 수 있도록 혜택을 주는 규정이 있는데, 적용기간이 10년에 한 번이라는 단점이 있습니다.

     

     

    -다음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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