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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회] 여자들은 왜 단것만 먹으려고 하느냐
    2012-01-17 04:50:59
  • -‘여자도 군대가라’고 주장하는 남성 인터뷰

     

     

    이 글은 <페미니스트 저널 이프> 2003년 봄호에 특집으로 다뤘던 “여자, 군대를 말하다”에 실린 글들 중 인터뷰 기사를 다시 게재하는 것입니다-편집자 주

     

     

    만난 사람: 안티페미(30,영어강사), 연개소문(미상,공무원)

     

     

    우리는 기억한다. 군가산점위헌소송이 있었을 당시, 헌법소원을 낸 여성들과 여성운동계에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던 군필남성들의 폭언과 분노를. 그들은 사이버상에서 ‘군대’문제를 이야기하는 여성들에게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함께 협박을 일삼았다. 군가산점 제도는 현재 위헌결정이 났지만 군대에 관한 논란은 수시로 불거져 나온다. 최근 양심적 병역거부선언을 한 사람에 대한 여성들의 지지선언이 다시 불을 당긴 셈인데, 때마침 페미니스트 저널 이프의 독자모임 카페 ‘이프매니아’에도 “여자도 군대가라”는 주장이 올라왔다. 주장과 욕설이 뒤범벅된 군필남성들의 글들(안티페미, 안티페미타도, 프티부르조아, 이기적페미는 닭대가리, 업그레이드)은 운영자에 의해 ‘해우소’로 옮겨진 상태였다. 그 중 ‘여자도 군대에 보내자!!’는 제목으로 쓰여진 글을 하나 보자.

     

     

    “다음과 같은 이유로 남녀공동징집은 이루어져야 한다.

     

     

    1. 성평등이란 권리에서의 평등뿐만 아니라 의무에서의 평등을 포함한다. 우리나라 국방부의 남녀평등지수는 바닥을 헤매고 있다. 남성은 의무병 자격으로 이병부터 시작한다. 여성은 지원병으로 하사부터 시작한다. 여성도 의무병 자격으로 이병부터 시작해야 한다. 남성의 월급은 1만원이다. 여성은 100만원이다. 여성월급도 1만원이어야 한다. 우리나라 국방부는 성평등 하고 담 쌓은 조직이다. 미군을 보자. 미군은 남녀구분없이 똑같이 훈련받고, 똑같이 진급하고, 똑같이 월급받는다. 'equal pay, equal training'. 여성단체는 미국의 많은 제도들 중에 여성에게 유리한 것만 수입하려는 작태를 즉각 중지해야 한다.(중략)

     

     

    2. 남녀공동징집이 이루어지면 현재의 군복무기간이 반으로 줄어든다. 고로, 아들이 있는 어머니(여성운동가 포함)라면 남녀공동징집을 지지해야 한다.“

     

     

    ‘이프매니아’ 뿐만 아니라 페미니즘의 기미를 약간이라도 보이는 사이트라면 어김없이 이런 글들이 도배된다. 이렇듯 남자들은 여성들이 모여 여성의 권익이나 욕망과 현실을 이야기하는 곳이라면 들이당짝 얼굴을 들이밀며 ‘군대도 안간 년들이 웬말이 많냐?’며 ‘니년들도 군대가라’고 때로는 조목조목, 때로는 거칠고 논리에도 안맞는 말을 흩뿌리고 사라진다. 그리고 강퇴당하거나 접근금지당한다. 이프는 ‘여자, 군대를 말하다’라는 특집을 마련하면서 이와 같은 의견을 가지고 글을 올린 남자들을 만나보기로 했다. 메일로 인터뷰를 청한 이프에게 안티페미가 진지하게 만나 이야기를 나누겠다며 수락을 해왔고, 안티페미는 같은 의견을 가진 사람이라며 연개소문을 데리고 나왔다. 이들은 극갱모(다음 카페의 극렬페미니스트 갱생을 위한 시민의 모임)의 운영자와 회원이다.

     

     

                                               ▲안티페미와 연개소문(출처: <페미니스트 저널 이프> 2003년 봄호)
     

     

    차별이니까 싸워라

     

     

    이프: 욕설을 빼고 읽어보면 군가산점제도나 양심적 병역거부 지지자들에 대해서, 혹은 여자도 군대가라는 당신들의 의견에 들어볼 만한 것도 있어 만나자고 했다. 군대는 다녀왔는가?

     

    안티페미: 26개월 강원도 고성에서 복무했고, 육군 보병으로 병장전역했다

     

    연개소문: 30개월 부산에서 복무했고, 병장으로 전역했다.

     

    이프: 전방과 후방을 나누는데 전방과 후방의 군대 경험이 다른가?

     

    연개소문: 후방에서 근무한 사람들은 전방근무자를 만나면 군대이야기를 별로 잘 안한다. 체감적으로 느끼는 현실이 매우 다르다. 예를 들어 나는 핫팩을 모른다. 본적도 없다. 전방과 후방은 보급품조차 다르다. 후방은 전방 먼저 주고 나중에 보급품 준다.

     

    이프: 당신들은 군대를 다녀온 후에 자신이 겪은 경험 때문에 여자들에게도 군대가라는 의견을 갖게 된 것인가?

     

    안티페미: 아니다. 내가 고생했다고 해서 그런 마음이 생긴 것은 아니다. 군복무가 국민의 의무 아닌가. 그러니까 여자도 국민된 의무를 했으면 좋겠다는 거고, 무기체계가 바뀌어서 예전처럼 칼들고 총들고 뛰어가서 싸우는게 아니니까, 여자들이 가도 된다는 뜻이다.

     

    이프: 여자는 판판이 앉아서 편히 지낸 주제에 군대에 대해서 왜 그리 말이 많냐거나, 군대가라고 주장하는데, 사실 그게 대다수 여성을 향해서 할 말은 아니잖은가? 헌법에 18세 이상의 신체 건강한 남자는 병역의 의무를 진다고 되어있어서 여자는 애초부터 국민의 의무에서 소외 혹은 배제되어 있다. 가고 싶어도 못가는 현실이다. 그걸 왜 여자에게 말하나?

     

    연개소문,안티페미: 우리 말이 그 말이다. 여자들이 왜 군대를 안 가게 됐다고 생각하나? 국민의 의무에서부터 차별당한 거 아닌가? 그러니까 페미니스트들이 주장해야 한다. 왜 정부에서 여자들을 군대 못가게 차별하느냐고 싸움을 걸어야 한다. 여자의 권익에 그토록 민감한 페미니스트들이 건의를 해야 하는 거다. 현 병역법이 왜 여자를 차별하느냐고, 그걸 먼저 고치자고 주장을 해야 하는데 그걸 안하고 있으니까.

     

    이프: 여성을 향해 그토록 욕하고, 주장하는 것이 바로 그 지점인가?

     

    안티페미,연개소문: 그렇다, 가고 싶어도 못간다면, 헌법소원이라도 내야 한다. 그게 차별이니까. 군가산점 위헌소송 낼 때처럼 여자들이 차별을 느끼고 평등하게 해달라고 한 것처럼. 그것도 소송하니까 국가에서 위헌결정하지 않는가. 그럼 왜 여자는 군대 못가게 하느냐고 헌법소원을 내야 하는데, 안하고 있는 게 이해가 안간다. 그러니까 이기적이란 소리를 듣는 거다. 그것은 안하면서 평등을 주장하니까. 말 그대로 전쟁나면 여자들만 피해서 총알이 날아가는 것도 아닌데. 여자도 국민인데 왜 의무를 못지게 하는 병역법을 진행하고 있느냐는 거다. 헌법소원을 내라. 설령 안되더라도 우리는 그렇지 않다, 라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 거다. 왜 우리 여성 보고 그러느냐고 따지는데 그것은 말도 안된다. 군가산점 때처럼 차별에 대해 싸우겠다는 의지를 보여라. 왜 자기들한테 불리한 것에만 주장을 하고 의무에는 아무런 의지를 보이지 않느냐?

     

     

    헌법소원이라도 해라

     

     

     이프: 헌법소원이라도 내서 의지를 보여라, 그래, 그럴 수 있다. 그렇다 해도 군필남들이 대다수 여성들을 향해, 아니 페미니스트들을 향해 군대가라고 주장하는 것은 여전히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연개소문: 왜 페미니스들을 향해 그러는가 하면 페미니스트들은 자기들이 모든 여성을 대표한다고 착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을 대표한다며 페미니스트들은 늘 맛난 것만 먹고 쓴 것은 외면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안티페미: 여성운동가들이 옛날에 비해서 발언권이 세졌다. 페미니스트들의 발언에 대한 정치적인 입지나 기반이 강화되기도 했고, 군가산점 제도나 고용할당제 등등 모든 여성계 현안을 통과시키잖은가. 그럴 힘이 있으면서 군대문제에는 눈 돌리고 있는 것이 언짢다.

     

    이프: 그럼 군대에 다녀온 사람이 갖고 있는 피해의식은 정말 없나?

     

    연개소문: 있다. 약간은. 인정한다.

     

    이프: 당신들같은 의견이 있는 남자들을 이른바 ‘마초’라 일컫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안티페미: 난 아니다. 그들이 그렇게 생각할 뿐. 그들의 평가가, 자기들의 주장과 반대만 되면 무조건 마초다, 그렇게 공격을 한다. 대부분의 여성운동가들이 타겟을 잘못 잡고 있는 것 같다. 여성들을 평등하게 살 수 없게 하는 제도나 사회구조를 적으로 삼아야 하는데 무조건 남자들을 적으로 몰고 있는 것 같다.

     

    연개소문: 나는 마초적인 생각이 좀 있다. 나는 극갱모를 만든 사람이다. 나는 극렬페미니스트만 반대한다, 극렬페미니스트는 폐쇄주의, 이기주의, 이중성을 가진 페미분자를 말한다. 자기 이야기만 맞고 남의 이야기는 모두 틀리다고 말하는 사람들. 가부장제 타파, 부계성 타파, 하면서 왜 진짜로 평등을 저해하는 문제는 타파하려고 하질 않나? 내가 너무 화가 나는 것은 어떤 극렬페미 분자가 군대가 마초들을 생산하는 공장이라고 한 대목이었다. 너무한 것 아닌가? 군대만 갔다 오면, 그 모든 몇몇의 남자들만 빼면(아빠 잘둔 몇몇 기회주의자만 빼고) 모두 마초란 말인가? 페미니스트들은 군대에 다녀온 남자들의 의식에 대해 이해를 해야 한다. 자신들은 이렇게 피해를 받고 살았다며 남자들에게 무조건 이해하라고 하면서 너무 남자들을 이해하지 않는다.
     

     

    생리대에 과세하자

     

     

    이프: 여자는 출산 때문에 남성의 의무병 정도의 사회기여를 하고 있다고 하는 주장엔 어떻게 생각하나? 여성노동시장이 M자형이잖은가? 육아로 일터에서 다 빠져나간다. 여자가 육아하면서 일하기 힘들다. 남자들도 의식이 있다면 출산휴가를 달라고 싸워야 하는 것 아니냐? 여자보고 군대에 대해서 권리를 달라고 할 거면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처럼.

     

    연개소문: 결혼은 개인의 자유지만, 군대는 개인의 자유가 아니다. 육아문제는 개인의 판단에 따를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군대는 강요니까. 안가면 감옥 가니까 당연히 국가에서 책임을 져줘야 하지만. 육아는 남자든, 여자든 개인적으로, 혹은 인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

     

    이프: 연개소문 당신도 안티페미처럼 여자도 군대가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하나?

     

    연개소문: 좀 다르다. 여자도 군대보내야 한다는 생각은 안한다. 생물학적으로 차이가 있으니까. 국가에 대한 의무는 같이 져야 하지만, 남성만으로 국방이 가능하지 않다면 여자도 해야 하지만 지금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각개전투하고 유격하는 것 아니니까. 다른 의미로 의무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내 생각엔 생리대 같은 것에 군대복지비를 첨가해서 재원을 만들고 군대복지에 힘쓰는 방법이 좋다고 생각한다. 근데 여성단체에서는 생리대에 비과세하자고 주장하더라. 거꾸로 가는 것 같다. 그게 말이 되나? 군대라는 것이 사실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하는 조직이다. 여자는 전쟁에 효율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군대가 나라를 지키는 것이 최고의 효율인데, 남녀가 같이 있으면 효율적이지 못하다.

     

    이프: 어이없다.

     

    연개소문: 왜? 도서관이 공부를 해야 하는 곳인데, 남녀가 같이 있으면 연애나 하고, 공부에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과 같다. 군대도 마찬가지다.

     

    이프: 여자가 군대간다고 전투력이 떨어지나? 지금 남녀공학이 늘고 있는 추세다. 세상은 엄연히 남녀가 더불어 사는 곳이다. 인식에 문제가 있다. 여자가 군대가서 그 조직의 생리를 바꿀 수도 있다.

     

    연개소문: 다른 걸로 때울 수 있는데 왜 여자가 꼭 군대를 가야 하나?

     

    이프: 병역필한 남자우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병역필 남자의 우대는 필연적으로 여성의 소외만큼 장애인(군대못간)에 대한 소외도 동반한다.

     

    연개소문: 그것은 인정한다.

     

    이프: 안티페미와 연개소문은 여성의 의무 징병에 대해선 의견이 좀 다른 것으로 알겠다. 그럼 군대문제에 대해서 여성도 의지를 보이라는 것에만 의견이 같아 보이는데, 다른 할 말은?

     

    연개소문: 의욕을 보여라, 결론이 어떻게 나오더라도, 라는 것이 나의 의견이다. 군대는 여자가 꼭 갈 필요는 없다. 아까 말한 생리대 같은 것으로 문제를 풀어갈 수 있다고 본다.

     

    안티페미: 그래야만 여성운동 하는 사람들도 말할 거리가 생기리라 믿는다. 어떤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보이는 사람하고, 아예 관심도 없는 사람하고 똑같은가? 분명 다르다.

     

    이프: 군대문제에 있어 그토록 주장하고 싶은 것이 그것인가?

     

    안티페미,연개소문: 그렇다. 의무도, 권리도 똑같이 지라는 것. 방법이 어떻든 간에.

     

     

    두 남성은 그렇게 이야기를 맺었다. 왜 여성을 비하하는 병역법을 그대로 갖고 있느냐, 그토록 차별에 민감한 사람들이 왜 군대차별엔 가만히 있느냐, 여자도 충분히 병역의무를 질 수 있는데 병역담당자들이 여자는 약해서, 생물학적으로 병역의무를 질 수 없다는 판단과 인식을 그대로 지니고 있도록 방관하느냐는 것. 무의식적으로 유리하니까 그 차별을 스스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진단이다. 그러니 싸워라! 라고 주장을 하는 것이다.

    그러니 안티페미의 의견처럼 여자도 군대를 가라!고 하기 이전에 이미 남성들의 분노나 주장이 있어 보인다. 군대 가지 않더라도 생리대같은 여성생필품에 세금을 매겨 남성징병만큼의 사회기여를 하게 하라는 연개소문의 의견도 그다지 실현가능하거나 군대에 대한 인식이 충분한 발언은 아니다. 생각보다 아주 논리적이지도 않고, 또 생각보다 그다지 폭력적이지도 않은, 이른바 ‘사이버’ 마초인 그들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이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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