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재단이프
  • 이프북스
  • 대표 유숙열
  • 사업자번호 782-63-00276
  • 서울 은평구 연서로71
  • 살림이5층
  • 팩스fax : 02-3157-1508
  • E-mail :
  • ifbooks@naver.com
  • Copy Right ifbooks
  • All Right Reserved
  • HOME > IF PEOPLE > 이프랑
  • [12회] 소위 ‘김신명숙 망언어록’ 사건의 전모를 밝힙니다.
    2011-11-26 11:34:28
  • 이미 지난주 이프에 실린 글 ‘일부 남성들의 여성혐오, 페미니즘 증오, 심각하다!’의 댓글에서 간단히 밝힌대로 마침내 소위 ‘김신명숙 망언어록’의 출처를 알아냈습니다.『뉴트럴3』이라는 한국 판타지 소설 50-57페이지 부분이 이름만 바뀌어 거의 그대로 김신명숙 망언어록으로 둔갑한 것인데요.(이 책은 현재 네이버에서 본문 검색이 가능합니다.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3122973)

    책에서는 소설 속 인물인 여성부차관 김신황란이 생방송 좌담회에서 ‘남자들’과 하는 대화체로 서술돼 있지만 망언어록에서는 김신명숙이 여성부 대표로, 그리고 ‘남자들’은 ‘방청객’으로 바뀌었습니다. 초기에 인터넷에 돌던 문건에는 ‘뉴트럴3에서 발췌’라는 글이 끝에 붙어있고 ‘김신명숙 패러디’라는 말도 보이긴 합니다. 하지만 ‘패러디이긴 하지만 빨간 글씨로 표시된 부분은 사실’이라는 설명이 함께 붙어있습니다. 빨간 글씨로 표시된 것은 김신명숙이 실제로 발언했다는 것이지요. 그 부분들 중 특히 문제가 된 것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김신명숙-당연한거 아닙니까? 남자가 여자보다 강하니까요. 그리고 2년동안 봉사한다고 하는데, 봉사하고 돈 요구하는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김신명숙-당연하죠. 체력은 약할지 몰라도 지적능력은 여성이 더 우월하다고 자부합니다.

    김신명숙-그러니까 남자들이 군 생활하는 동안에 여자들은 총 대신 책을 들겠다는거 아닙니까?

    김신명숙-그래서요? 깔깔깔, 웃기네요. 그리고 남자라면 그 정도는 참아야 하는거 아니에요?

    김신명숙-아까부터 남자가 쪼잔하게 돈 문제를 가지고 걸고넘어지는군요. 그래서 어디쓰겠어요. 그리고 봉사라고 하면서 돈을 요구하면 안되죠. 사실대로 말해서 먹여주고 재워주는데 무슨 돈이 필요합니까? 집 지키는 개한테 월급주는거 봤습니까? 돈 줄 필요가 없습니다. 10원 한푼도 줘서는 안되죠. 그 돈을 차라리 여성복지를 위해서 쓰는게 사회가 발전하는 길입니다.

    김신명숙-그러니 쪼잔한 남자라는 겁니다. 그렇게 여자형제와 여자친구를 괴롭히고 싶을까요? 군에 갈 사람이 없으면 남자들의 군 생활을 5년으로 늘리면 되지 않습니까?

    김신명숙-그게 그거 아닙니까? 툭 까서 말할까요? 여자들이 얼마나 많은 피해를 입는지 아십니까? 군대라는 게 결국 강간범이나 양성하는강간범 양성소에 지나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그나마 패러디라는 말이라도 붙어있던 문건이 한 다리, 두 다리 건너 인터넷에 급속도로 유포되면서 아예 전체가 다 실제 토론회, 즉 ‘100분 토론’에서 김신명숙이 했다는 것으로 바뀌게 된 것이고 그것이 지난 8월말 ‘김신명숙’이란 이름이 네이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널리 유포됐던 것입니다.(저는 군대문제로 ‘100분 토론’에 출연한 적이 없습니다. 군대문제로 참석했던 토론회는 KBS ‘길종섭의 쟁점토론’이 유일합니다) 그 문건은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믿기 힘든 내용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언급이 되고 또 “그것이 사실이다”, “내가 직접 봤다”고 주장하는 사람들까지 나타나면서 정말 사실처럼 돼버리고 만 것입니다. 그것은 <TV리포트>란 인터넷 언론조차 그것이 사실인 줄 알고 오보를 낸 사건에서 분명히 드러납니다.

     

    패러디를 가장한 명예훼손

     

    그렇다면 이 사건은 김신명숙에 대한 패러디라는 실없는 ‘장난’이 의도하지 않았던 큰 명예훼손을 불러온 것일까요?

    전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우선 처음 ‘패러디’라고 이 문건을 만든 사람은 “빨간 글씨로 표시된 부분은 사실“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리고 ‘뉴트럴 3에서 발췌’했다고 명기함으로써 이 문건을 자신이 만든 것이 아니라 인용하고 있는 것처럼 해 놨습니다. 『뉴트럴 3』이 소설이라는 사실도 밝히지 않고요. 『뉴트럴 3』이 뭔지 모르는 사람들은 어떤 자료집에서 인용한 것으로 여겼을 것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여겨 그 문구에 신경을 쓰지 않았었습니다.

    그리고 소설 속 ‘김신황란’을 실제 인물인 김신명숙으로 둔갑시킨 것은 결코 패러디가 아닙니다. 굳이 패러디라고 한다면 ‘김신명숙’을 ‘김신황란’으로 바꾼 작가가 패러디를 한 것으로 봐야겠지요. 그리고 패러디란 창작이지 남이 만들어놓은 것을 거의 그대로 베끼는 게 아닙니다. 패러디가 아닌 실제인물을 등장시킨 명예훼손 문건을, 빨간 글씨 부분은 실제라는 거짓말까지 첨가해 패러디라고 올린 사람은 패러디가 뭔지도 잘 모르는 상황에서, 혹은 패러디라는 방패 뒤에 숨어서, 저를 비방, 조롱할 목적으로 그 문건을 작성했음이 틀림없습니다.

     

    그렇다면 그 문건을 작성한 사람은 왜 저에 대해 그렇게 악감정을 품게 된 것일까요? 그리고 왜 그 문건이 가짜라는 해명기사가 몇 개나 나와 있는 지금도 적지 않은 남성들이 그것이 사실이거나 사실에 근거한 것이라고, 혹은 그럴 만하니까 그런다고 우기며 계속 명예훼손을 해대는 것일까요? 사실『뉴트럴 3』이라는 소설도 일부 남성들의 이런 시각과 정서에 바탕해 있는 작품인 것같습니다. 군대와 관련해서 여성부 차관이라는 인물을 아주 몰상식한 여성으로 그려 조롱하고 있으니까요. 이 책에서 ‘군가산점제’라는 말로 검색해 보면 이에 대한 작가의 시각도 알 수 있으실 겁니다.

    『뉴트럴 3』의 작가는 김신황란이란 인물을 그릴 때 김신명숙을 염두에 두고 있었음이 분명해 보입니다. 이름도 그렇고 대화에서 “남자도 총보다는 책을 들고 싶어 합니다”하는 말에 김신황란이 “그래서요? 깔깔깔”이라고 응대하는 부분에서 그렇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오래전 ‘길종섭의 쟁점토론’에 출연해 군가산점제 폐지의 당위성을 적극 주장한 직후부터 인터넷상에서 군가산점제 유지를 바라는 일부 남성들에 의해 악의적인 왜곡에 바탕한 공격을 받아왔습니다.

    토론회가 끝난 후 그들은 제가 “나도 총 대신 책을 잡고 싶었다”고 발언한 군필 남성 방청객의 말에 “그래서요? 깔깔깔“이라고 비웃었다며 저를 ”깔깔녀“라고 부르며 온갖 비방을 퍼부었습니다. 그들은 토론회 장면을 캡쳐한 사진 두장을 위아래로 붙이고 자기들 입맛에 맞게 글까지 넣은 사진, 얼핏 보면 마치 정말 제가 ‘그래서요?’라고 물은 뒤 웃고 있는 것같은 사진(거기에 “총 대신 책 잡고 싶다는 말이 그렇게 우습냐?”라는 글을 집어넣어 비웃는 것처럼 보이게 유도하는)을 인터넷에 유포시켜 방송을 보지 않은 다수의 사람들에게 그것이 사실인 것처럼 믿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왜곡된 얘기는 다른 허위사실들까지 덧붙여져, 그리고 페미니즘과 페미니스트들에 대한 악선전과 함께 현재의 10대 남성들에게까지 계속 전해져 내려왔습니다. 그들 말로 ‘레전드’라고 하더군요.

    현재 한국사회에서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가장 저질적인 공격은 군대문제와 관련된 것이라는 사실을 아시는 분들은 제가 그동안 사이버상에서 당해온 상황을 잘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 점은 현재 인터넷에서 ‘김신명숙’으로 검색만 해봐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길종섭의 쟁점토론’ 직후 인터넷에 유포된 토론회 캡쳐 사진과 그것을 토대로 만들어진 만화 이미지.
     
     

    ‘길종섭 쟁점토론’ 동영상 꼭 찾아 법적 판단 물을 것

     

    여기서 다시 한번 밝히지만 저는 문제의 토론회에서 방청객과의 대화 중 “그래서요?”라고 물으며 질문을 재촉한 일은 있어도 “그래서요? 깔깔깔”하며 그 사람을 비웃은 일은 전혀 없습니다. (미친 사람이 아니고서야 전국으로 생방송되는 토론회장에서 그런 짓을 할 리가 있겠습니까?)  또 위 만화에 쓰인대로 "여자들도 국방의 의무를 한다"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국가안보는 군인만의 일이 아니다. 전체국민의 일이다. 안보에는 국민통합이 중요한데 그것을 위해서는 군가산점같은 것으로 여성을 차별해서는 안된다" 그런 요지의 발언이었을 겁니다. 이 문제는 제가 그 동영상을 찾으면 분명히 밝혀질 것입니다.

     

    며칠전 KBS에 물으니 아쉽게도 당시의 자료는 남아있지 않다고 하네요. 당시 생방송 자료는 보관하질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확한 방송일시는 알게 됐습니다. 저는 98년이나 99년경인 줄 알았는데 2000년 1월 13일이더군요.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판결을 받은 이후입니다. 위헌판결을 받고도 정부여당에서는 군가산점을 어떻게든 유지하려고 해 그 토론회가 마련됐던 것같습니다.

    지금까지는 그런 악의적인 왜곡에 휘둘리기도 싫고, 그런 일에 쓸 시간도 없어 그냥 무시하고 지내왔지만, 제 의사와 상관없이 사태가 이렇게까지 발전하고 보니 그 동영상을 꼭 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고소한 사건들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그 동영상이 필요할 것같으니까요. 백방으로 노력하면 구할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KBS의 잘 아는 PD 분에게 도움도 요청해 놓은 상태입니다. 아직도 인터넷에는 ‘그래서요? 깔깔깔’ 관련해 저를 비방하고 모욕하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검색창에 ‘김신명숙’을 치면 ‘그래서요? 깔깔깔’이 연관 검색어 상위에 뜰 정도입니다. 동영상을 구하게 되면 법적 판결을 통해 10여년 이어져 온 이 불쾌한 사태를 마무리지을까 하는 생각도 있습니다.

     

    정말 의도하지 않게 제 인생에 송사가, 그것도 줄송사가 이어질 것같습니다.

    남을 고소하는 일이 좋은 일도 아니고, 그런 일이 얼마나 사람을 시달리게 하는지를 알기 때문에 인터넷상에서 참기 힘든 욕설과 비방들이 이어져도 참아왔습니다. 아니, 아예 잘 보지도 않고 무시해 왔습니다. 그러다 보면 저절로 잦아들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사태는 정반대로 흘러 말도 안되는 망언어록이란 게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에게 유포되고, 오보가 날 정도로 그 망언들이 사실로 굳어져 가는 상황이 돼 버렸습니다. 해명기사가 나가도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네이버에 요청해 명예훼손하는 글들을 게시중단하게 했더니 ‘볼드모트’라는 새로운 별명과 함께 더 많은 비방글들이 쏟아졌습니다. 할 수 없이 몇 명을 고소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셈인지 여전히 그들의 태도에 별 변화가 보이지 않으니 저로서는 이제 상황에 맞게 법적 대응을 계속할 수 밖에 없는 처지입니다.

    요즘 저는 “바지를 벗어서 보여줘야 되겠느냐”고 일갈했던 나훈아씨의 심정을 너무나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주변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10월초 인터넷에서 오보 기사를 보고 놀란 이후 지금까지 2개월 동안 ‘거짓말의 사실화’를 막기 위해 쏟은 에너지와 시간, 제가 입은 심신의 피해는 정말 막심합니다.

     

    안타까운 것은 인터넷에서 떠도는 주장들이 허위임을 밝히고 명예훼손을 인정하는 판결이 나도 저를 비롯한 페미니스트들과 페미니즘을 합리적인 근거도 없이 공격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잘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왜냐하면 이 일련의 사태를 움직이는 것은 ‘사실 혹은 진실의 여부’가 아니라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욕망’, ‘변화하는 젠더관계를 거부하려는 폭력적인 의지’이기 때문입니다. 저를 둘러싼 지금까지의 사태들이 보여주고 있는 상황에 대해 사회학적 분석과 연구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4d4e81d3f9219886bcadb3dc9b503f82@H*2011/11/111126_4ed04ef5ce066.jpg|24097|jpg|0.jpg|#2011/11/111126_4ed04efe7f395.jpg|276450|jpg|1.jpg|#2011/11/111126_4ed04f0a8dc3c.jpg|125748|jpg|2 (1).jpg|#@4d4e81d3f9219886bcadb3dc9b503f82@
덧글 작성하기 -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덧글이 없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