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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회] 달콤쌉싸름한 겨울 산행, 먹는 즐거움도 최고!
    2010-12-07 03:4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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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여정은 10월 첫 초토올레 때 제안했던 북한산 둘레길이었다. 말로만 듣던 둘레길이라 어떤 모양일까 기대하며 출발했다. 집합장소인 국민대학교 옆 간이탁자에서 따끈한 어묵을 한가운데 놓고 선생님들이 기다리고 계셨다. 나머지 일행을 기다리며 어묵을 먹는 동안 엄을순 선생님이 새 집 사진을 보여주셨다. 커다란 창이 있고 빤딱빤딱한 가마솥이 있는 새 집은 사진으로도 흙 내음이 느껴지는 듯했다.



    대장님까지 도착하셔서 장갑을 끼고 신발 끈을 고쳐 묶으며 둘레길 올레를 시작했다. 마산에서 여섯 시간 동안 여섯 가지 교통수단을 이용해서 참가해주신 임나혜숙 선생님이 오늘의 MVP이자 VIP셨다. 선생님이 와주셔서 시종일관 배를 잡고 웃을 수 있었다. 이번에는 발칙한 여대생 혜영씨도 참가해 주어서 에너지가 더 업(UP)!되는 느낌이었다. 

     

                                      ▲마산에서 여섯 시간 동안 여섯 가지 교통수단을 이용해서 참가해주신 임나혜숙 선생님


     

    북악산보다 덜 힘들고, 간식은 푸짐



    국민대학교 부근부터 둘레길 표지가 보였고 둘레길 곳곳에 방향이 잘 표시되어 있어서 길 잃을 염려는 없어 보였다. 북한산 자체가 엄청 방대해서 둘레길을 통해 사방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방향 표시가 잘 되어있는 북한산 둘레길 
     

    슬슬 북한산으로 진입할 때는 ‘또 산행이 시작되는 것인가’ 경계모드가 작동했지만 층계가 잘 닦여 있어서 산이라기보다 길에 가까웠다. 물론 초반에는 가파른 내리막이 있고 미끄러질 위험이 있어서 (나와 혜영씨는 둘 다 그냥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주변 나무를 부여잡고 후들거리며 내려오긴 했지만 고생은 거기까지였다. 의외로 11월 코스였던 북악산보다 덜 힘들어서 전반적으로 ‘걸을 만 한 코스’였다. 주황색, 초록색 둘레길 표지가 아직도 눈에 선하다.


     

                                                                                       ▲ 걸을 만 한 코스(?)
     


    수유동 방향 표지판을 따라 한 시간 반 남짓 걷고는 드디어 간식 시간!

    엄을순 선생님은 이번에도 알찬 간식을 많이 가져오셨다. 김밥 다섯줄에 각종 튀김(김말이, 새우, 오징어), 양념갈비 맛 육포, 꽈배기, 귤, 쿠키, 견과류를 얹은 초콜릿, 양갱, 크로켓에 막걸리까지 벤치 다리 휘어질 정도였다.(도착해서 사려고 했는데 마땅치 않아 빈손으로 온 나;;)

    대장님은 직접 담근 매실주를 가져오셨는데 술이 다 떨어지자 인기가 많을 것을 예상하고 한 병 더 가져왔다며 비타민워터 병에 담은 매실주를 꺼내는 센스를 발휘하셨다. 손수 담근 매실주라 그런지 향이 달콤쌉싸름하니 좋았다. 그러나 처음에는 가볍게 마실 수 있어도 어느 순간 술기운이 확 오르니 주의해야 했다.

     


     


    이 날 날씨는 기상청은 포근한 날씨라고 했으나 아무래도 산자락이어서인지 바람은 안 불어도 체감온도는 낮았다. 걷는 동안 몸에서 열이나 적당한 온도가 되었는데 앉아서 먹고 마시다보니 다시 급격히 추워졌다. 거의 한 끼 식사를 해결하듯 배불리 먹고는 다들 추우니까 다시 걷자며 일어났다.



    성희롱이 화제에 올랐는데, 직장 내 직위를 이용한 성희롱에 대한 신통한 해결책은 역시 난제였다. 마냥 남의 이야기로만 들리지 않아 조금은 답답했다. 기본 예의 문제를 넘어 명백한 범죄행위인데 직장이라는 공간을 무기로 자행되고 강하게 대응하면 오히려 위기에 몰리는 불합리한 현실에 욕을 해주고 싶었다.

     
     

     

     

    겨울 산과 전망대의 멋진 풍경



    이제 힘든 코스는 다 지났다는 말에 경계모드를 풀고 천천히 걸었다. 불과 한 달이 지났을 뿐인데 울긋불긋하던 단풍이 다 지고 앙상한 나뭇가지만 남은 풍경이 생경했다. 투박하고 가녀린 나뭇가지 사이로 참새무리가 날아다니고, 알을 지키는 듯 까치 한 마리가 실하게 지은 둥지를 지키고 앉아 있었다.

     
     

                                                                                   ▲앙상한 나뭇가지만....
     

     

    바싹 마른 낙엽이 밟으면 와스락 소리를 내며 부서지고 맥문동은 풀어헤친 고3 머리카락마냥 땅바닥으로 펼쳐져 있었다. 감은 머리를 말리지도 못한 채 이른 아침 학교에 나와 EBS를 보다 엎어져 자던 때가 생각났다. 그때는 그래도 젖은 머리 때문에 감기 걸리는 일이 없었다. 혈액순환이 안 되어 몸이 차 걱정이라는 말에 네이버(박학다식) 혜영씨는 홍삼가루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나를 챙겨주었다.(엄마같은 혜영씨)

     

     

     

     

    약간 추레한 나무전망대가 나타나서 혜영씨, 김영예 선생님과 무작정 층계를 올랐다. 층계 밑으로 산자락이 내려다보여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끝까지 올라갔다. 막상 올라가니 풍광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게 정말 멋졌다. 겉보기는 추레했지만 근사한 풍광을 선사해준 전망대.

    우리가 갑자기 사라지자 밑에서 우리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선생님들도 올라와보시라고 계속 권했지만 ‘so chic’하게 한 말씀을 던지셨다.

    “얼렁 내려와~!”

    내려와서 또 평상 위에서 쉬면서 다시 열일곱 살 발렌타인과 육포를 나누어 먹으면서 18일 잔치에 대해 담소를 나누었다.

     
     

                                                          ▲겉보기는 추레했지만 근사한 풍광을 선사해준 전망대
     

     

    상다리 휘어진 뒤풀이, 웃음소리 높아지고



    대장님의 “아유 시시해”라는 말씀에도 우리는 “마이 걸었다”며 의지를 굽히지 않아 둘레길 올레를 마무리하고 내려가기로 했다. 뒤풀이하러 내려가는 길은 원래 발걸음이 가볍고 음식에 대한 기대가 모락모락 피어나야 하는데 간식 시간을 하도 거나하게 치른 터라 ‘뭘 먹어도 그만’이라는 마음이었다.



    수유삼거리 쪽으로 내려와 이제부터 뒤풀이 장소 탐색이 시작되었다. 마땅한 장소가 보이지 않아 발걸음이 머물지 못하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던 중에 깔끔한 황태전문점을 발견하고 모두 흔쾌히 유리문을 열었다.

    감자전, 막국수, 황태전골, 김치만두, 고기만두만으로도 이미 푸짐한데 인심 좋은 사장님이 황태구이까지 덤으로 주셔서 이번에도 상다리가 휘어졌다. 메밀꽃막걸리는 생전 처음 먹어 보았는데 쌉싸름한 첫맛이 강하고 탁주의 무거운 맛이 덜해 인기 만점이었다. 생소하여 우선 한 병만 시킨 것이 어느새 다섯 병으로 늘어났다.

    음식 하나하나가 맛깔스럽고 술도 술술 돌아가는 분위기라 웃음소리는 점점 높아지고 잔은 경쾌하게 부딪혔다. 60대 후반 연세가 ‘언빌리버블’할 정도로 우리 중 가장 건강하시고 피부마저 좋은 대장님의 ‘젊음 비결은 열심히 재밌게 잘 노는 것’이라는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쌉싸름한 첫맛이 강하고 탁주의 무거운 맛이 덜해 인기 만점이었던 메밀꽃 막걸리와 황태구이


     

    일곱 시 반 예매해 놓은 영화가 있어 즐거운 뒤풀이를 끝까지 채우지 못하고 일어났는데 18일 다시 만날 수 있다지만 아쉬웠다. 한파가 몰아치는 1, 2월엔 초토올레가 잠시 겨울잠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12월 올레 전에는 추워서 괜찮을까, 또 산에 오르는 것 같은데 괜찮을까, 걱정했지만 결국 오게 된 이유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머릿속이 너무 복잡하고 무거워서 올레를 통해 조금 덜어내려는 것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뒤풀이였다.(비율은 3:7 정도) 그러나 12월 올레 역시 즐거웠고 기분 좋게 배가 불렀으며 훈훈했다.

    모두 훈훈한 연말 보내시고 2011년 새해맞이 잘 하시길 소망한다. 그리고 2011년 3월 새 봄에 다시 초토올레는 활동을 시작한다. 그때까지 대장님 말씀대로 열심히 재밌게 놀아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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