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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회] 이프 초토 올레 참가후기
    2010-10-05 02:50:56
  •                                         ▲출발지인 광희문 앞에서 한 컷. 대장 포스의 저분은 뉘규~~?

     
    그러니까 ‘초토’ 올레지 
     

     코스 : 광희문→ 팔각정→ 한국자유총연맹→ 남산 제3호 터널→ 남대문시장

     

      끊임없이 반자동적으로 다리를 움직이면 머리 속은 맑아진다. 걷기에 날씨도 그만인 요즘, 이프에 초토 올레 공지가 떴다. ‘뱃살, 허약체질, 지방, 무기력증, 우울증, 외로움’을 모두 초토화 시킨다는 ‘날이면 날마다 오는 게 아닌’ 걷기 행사란다. ‘초토’와 ‘걷기’라는 글자에 참여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마침 초토 올레 전 날 집안이 시끌시끌했던 관계로 아무 생각 없이 걷고만 싶었다. 



      이날의 예정코스는 세 시간 가량 (2시-5시) 광희문(4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역 앞)에서 남대문까지 걷는 것이었다. 김영예 반장님이 챙겨주신 하얀 비옷을 입고 우산까지 들었지만 그치지 않고 퍼붓는 빗줄기와 습기, 땀기 때문에 쉬운 걸음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토요일 대낮에 하얀 비옷을 입은 열 한명의 무리들이 따로 또 같이 걷는 건 어딘가 재미있었다.


     



     

     

     

     

     

     

     

     

     

     

     

     

     

     

     

     

      ▲첫 초토회에 참가한 독자. 오른쪽이 필자. 드디어 마지막 참가자가 도착, 누구에게 안길 것인가...?? 
     


     

      스륵스륵 길 위를 유영하는 기분이 들어, 경적을 울리는 자동차한테 콧방귀까지 빵빵 뀌어주었다. 어디든 걷기만 해도 좋겠다 싶던 올레였는데, 테마도 이미 정해져 있는 디테일한 올레 코스였다. 치밀한 사전답사 끝에 마련된 코스는 ‘서울 성곽 순례’. 서울시 측에서 자연스런 돌길 위에 깔아놓은 네모 반듯 나무 인공 길을 (걷기에는 편하다) 따라 걷는 것을 메인으로 ‘엄한 곳’에 ‘drag & drop’ 되어 있던 성벽 돌담벽 길을 찾아내 따라 걷는 성곽 올레였다. 선생님들의 설명이 없었다면 ‘그냥 돌’인줄 알고 지나칠 뻔했던 담벽이 성벽에 사용된 바로 ‘그 돌’이라는 것이 흥미로웠다. 


     

        

     

     

     

     

     

     

     

     

     

     

     


     

      걸음 중간마다, 공원이 나오고 분홍색 꽃과 보라색 열매가 등장하는 예쁜 길이었다. 그들 사이를 스륵스륵 걷는 맛이란. 한 시간 남짓 걷고 등장한 멋들어진 정자에 앉아 간식타임을 가졌다. 임나혜숙 선생님 말씀대로 오병이어의 기적이 연출되었다. 선생님들이 가져오신 중독성 있는 마약김밥, 새곰한 자두, 입에 넣으면 과라나 효과를 내는 홍삼 캔디, 폭신한 빵, 달달한 양갱에 가을색 땅콩까지. 우리 11명은 깔깔대며 기적을 즐겼다.

    정자의 처마너머로 뿌옇게 서있는 서울N타워가 보였다. 


     


     
     



     
     


     

     

     

     

     

     

     

     

     

     

     

     

     

     

     

     

     

     

     

     

     

     

     

     

     남은 코스 였던 해오름 국립극장 뒤 4km 정도에 이르는 남산 길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자동차는 물론 자전거까지 출입이 통제되어 있는 도보자들만을 위한 폐타이어 폭신 길! 100% 천연 녹색림은 아니었지만 천천히 걸으며 사방에 펼쳐진 ‘그린’을 눈에 담으려니 오랜만에 호사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초록빛이 대단한가?’ 싶을 정도로 그곳은 초록이 넘쳐났다. (언젠가 정말 좋아하게 될 사람과 걷고 싶을 정도로.)


     

      엄을순 선생님의 귀여운 ‘청개구리 이야기’를 듣고, 내심 궁둥이의 촉감을 상상하며 청개구리를 기대했지만 이 날 모습을 드러낸 건 다람쥐였다. 계곡이 양쪽에서 합쳐져 내려오는 ‘음기’가 가장 센 지점에서는 속으로 가만히 빌었다. ‘내 인생의 올렛길에서 중심을 잘 잡을 수 있게 도와주시라고.’


     

     

     


     

      선생님들께서는 끝까지 준비가 미흡했다며 미안해 하셨지만, 정작 나를 비롯한 모두는 ‘기대한 것’ 이상을 얻어갔다고 생각한다. 예정보다 쉽고 빠른 길로 중간에 변경되긴 했지만 ‘첫’ 올레인데다가 끝없이 내린 비를 감안할 때 그건 절대 쉽고 빠르기만 하지 않았다. 그리고 초토 올레의 목표는 올렛길 완주보다 ‘초토’에 있는거니까. ‘초토’의 진수는 뒷풀이에 까지 이어졌다.

     

     

      회현역 근처 남대문 시장에서 찾아들어간 족발집. 족발, 비빔국수, 파전에 막걸리까지. 세 시간 가량 걷고 나서 먹는 음식 맛은 정말이지 표현할 도리가 없다. 거기에 쉴새없이 이어진 맛깔나는 이야기와 사이사이를 채우는 가슴 뚫리는 박장대소. 이야기하는 사람은 신이 나고 귀 기울여 듣는 사람은 반짝반짝 눈을 빛내는 시간이었다. 그런 시간을 가져본 게 얼마만이었을까. 화장실까지 옆에 위치한 호젓한 2층은 우리를 위해 준비된 장소였다. 붉어진 양 볼로 박수치고 웃고, 눈짓하던 그 순간 ‘초토’ 미션은 완료되었다. 마지막으로 기분 좋은 취기로 시장 안 맛집 만두가게에서 저마다 만두, 호빵을 하나씩 사들고 (두 개를 다 사도 3천원이란다.) 다음에 또 보자며 헤어졌다. 지하철을 탔는데 무릎 위에 놓은 만두가 뜨끈뜨끈했다.

     


     

     


     

      그러니까 복잡한 생각을 초토화하고 싶은 분들은, 매 달 첫째 주 토요일에 날이면 날마다 오는 초토 올레를 위해 시간을 비워두자. 20대보다 더 순수하고 맑은 두 번째 이십대 언니들에게 ‘생기’를 받기 위해서라도 좋고, 청개구리 궁둥이 촉감이 궁금해서라도 좋고, 뒷풀이가 좋아서라도 좋다. 단순히 ‘걷기’위해서라도 좋다. 따로 또 같이 단순히 걷다보면 각종 고민이 초토화 되는 그 순간이 밀려올테니까. 그러니까 ‘초토 올레’다.   

    서울성곽걷기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여기로. (www.bravomylif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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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글은 첫 초토올레에 참가한 독자 문여정 님이 써주셨습니다. 법대에 재학 중인 여정님은 사법시험 2차를 치르고 발표를 기다리는 중에 이프 올레에 참가했다고 합니다. 우리 모두 그녀가 스르륵 스르륵 합격의 문을 넘기를 기원합니다. 여신의 축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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