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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1회]화장과 하이힐에 홀렸던 어린 시절
    이프 / 2013-08-19 10:48:59
  •                                           ▲전 김홍도, 「미인 화장」, 종이에 수묵담채, 24.2x26.3cm, 서울대박물관
                                                            (출처:http://ch.yes24.com/Article/View/17250) 

    언제 어디서부터 여자들은 화장을 하기 시작한 것일까? 도대체 왜 하는가? 자신을 위한 것인가? 보는 사람을 위한 것인가? 화장은 가부장제 속에서 여성에게 강요된 것이므로 페미니스트는 화장을 해서는 안 되는가? 맨 얼굴 그대로가 자연 순수미인가? 모태 미인이 인조 미인보다 나은가? 여성인 우리는 화장과 치장을 한다. 그런데 이것이 월경의 은둔 의식에서 시작되었다는 그란의 이론을 살펴보기로 한다. 그란은 고대인들의 생존적필요에 근거한 월경은둔 의식이 여성들을 화장과 치장에 몰입하게 했다고 믿는다. 월경과 화장, 그리고 하이힐을 포함한 여러 치장에 대한 그녀의 연구는 나의 궁금증을 풀어 준다. 화장과 하이힐에 홀렸던 내 어린 시절의 미스터리. . .

     

    어릴 때부터 나는 화장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당시는 전후 시대이고 촌구석이라 화장품이 너무 귀하였다. 동동 크리무 장사가 동네를 돌던 시절. 코티 (Coty) 분통 하나 있으면 천하의 멋쟁이가 될 수 있던 시절. 어느 날 아파 누워서 어머니가 화장하는 모습을 넋을 빼고 바라 본 기억이 진하게 남아 있다. 어머니는 숯검댕이 중 가늘고 단단한 것으로 골라 눈썹을 그리시고 입술 라인을 솔로 그린 뒤 힘든 세월을 사느라 꺼칠꺼칠해져 버린 입술의 마른 껍질을 떼어 내고 연지를 바르고 있었다. 파마를 하면 당대 최고의 신여성이던 시절인데 촌이라 파마를 하기가 어려워 머리를 올리고 실핀을 촘촘히 꽂고 있었다. 이런 시절을 생각해 미국에서 올 때면 어머니와 이모들을 위해 코티분통을 사 오곤 했다. CVS 같은 편의점에서 5-6불 정도면 하나 살 수 있었는데, 요새는 수요가 떨어져서 인터넷으로만 살 수 있게 되어 세상이 많이 바뀌어 가는 것을 알 수 있다. 

                                                                                  ▲전형적인 코티Coty)분통 
                                     (출처:http://www.polyvore.com/buy_discounted_coty_airspun_face/thing?id=17180580)

    화장을 하고 나가면 기분이 설렌다.

     

    나 역시 돈이 있고 시간이 나면 멋지게 화장하는 법을 배우고 싶고 지금도 세상의 모든 분통이나 루즈를 다 사서 모으고 싶다. 그런 것들이 그저 예뻐서 가지고 싶다. 멋진 경대를 가지고 싶은 것은 내가 늘 가지고 있는 소원이다. 그런데 평생 공부나 하는 주제에 이것은 계속 꿈으로 남아 있다. 죽기 전에 이 꿈을 이룰 수 있을까? 화장을 하고 나가면 왠지 기분이 설레고 무엇인가 좋은 일이 일어나리라는 까닭 없는 예감이 든다. 내가 좀 더 섹시해진 들뜬 기분이 든다.

     

    미국에서는 내 주위에 화장을 하는 친구들이 별로 없었다. 모두 공부하느라 너무 바빠서 화장을 하고 다닐 만한 시간의 여유가 없고, 더 근본적인 것은 내 친구들이 60년대의 반문화 시민운동 (Counter Culture and Civil Rights Movement)의 영향을 받아 타고난 용모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는 것이 정치적 행동이라고 교육받아 온 탓이다. 한 미국인 친구는 자신이 20대이던 1960년대에 했던 긴 머리를 아직도 그대로 가지고 있고 화장은커녕 로션도 바르지 않는다고 한다. 치장도 거의 하지 않아 어떨 땐 너무 밋밋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한편 검은 피부 때문에 억압 차별대우를 받는 흑인들은 자신의 타고난 용모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이야말로 백인들의 잔혹한 노예제도에 의해 대대로 박살이 나 버린 민족의 자존심을 되찾는 일이라 여긴다. 그래서 “검은 것은 아름답다 (Black is Beautiful)”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자신들 특유의 아름다움을 창조하고 아프리카의 전통적인 머리와 패션 스타일 찾기에 나섰다.

     

                                                        ▲출처:http://www.flydyeart.com/black-is-beautiful.html 

    검은 피부 때문에 차별을 받은 흑인들 사이에 피부를 희게 하는 약이 유행했던 적이 있다

     

                                                   ▲출처:http://www.healthyskinwhitening.com/skin-whitening-cream/

    비극적으로 죽음을 맞이한 마이클 잭슨도 나이가 들수록 피부가 희어졌다. 정말 무슨 병이 원인이었을까? 흰 피부에 대한 동경이었을까?

     

     
    ▲출처:http://www.fanpop.com/clubs/michael-jackson-2002-2009/images/12438980/title/mj-photo 

     

    내피(Nappy) 머리를 곧게 펴는 것이 유행  

                                        출처:http://beautifullynaturalhair.blogspot.kr/2012_10_01_archive.html

    흑인들의 짧은 곱슬머리, 즉 내피(nappy) 머리 또한 흑인해방운동의 막강한 상징이 되었다. 타고 난 곱슬머리를 펴려는 흑인들과 이것을 그대로 유지하여 흑인들의 자부심으로 삼으려는 운동권. 1960년대 청년 문화, 정치 운동권의 흑인 여성들이 즐겼던 내피헤어 스타일은 나도 덩달아 좋아해서 여러 번 따라 해 보려 했다. 흑인해방운동을 하다 쫓겨 다니던 아사타 샤큐어 (Assata Shakur). 미연방수사국 현상수배 사진 속에 나타난 그녀의 내피 머리 스타일.

     

    ▲출처:http://urbandouchebag.com/?p=2376

     

                                                           ▲출처:http://www.tumblr.com/tagged/angela%20davis

     

    흑인자주 독립을 위해 블랙 팬다(Black Panther)와 공산당 활동을 하던 안젤라데이비스 (Angela Davis)또한 내피 머리를 하고 다녔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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