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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6회]본질적인 가치와 일이 중요하다.
    이프 / 2013-01-14 11:13:33
  • -가믄장아기 여성2

     


    가믄장 아이

     

    가믄장 아이는 다양한 영역에 호기심을 가지기 보다는 한 가지 영역에 호기심을 가지고 몰두하기를 좋아할 것이다. 학급의 모든 아이들과 친하게 지내려 노력하기 보다는 자신과 생각이 맞는 몇 사람과 친하게 지낸다. 자신이 관심을 가지는 영역을 열정적으로 탐구하며, 호기심을 보이는 친구들을 선도적으로 모아낸다. 책상 정리가 끝날 때까지 친구를 기다리다 같이 점심 먹으러 가는 또래의 여자 아이들과는 달리, 그녀는 마음도 행동도 오손도손하지 않아서 선머슴같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친구들은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 버리는 문제들에 끊임없이 파고들어 엉뚱하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

     

                                   ▲야니케 시스타드 야콥센 감독 <너무 밝히는 소녀 알마>.(사진제공, 제13회 제주여성영화제)
                          성에 대한 끊임없는 호기심과 집중으로 친구들에게 변태로 알려지며 왕따를 당하는 명랑 엉뚱 소녀 알마. 

    관계가 만들어내는 생산과 창조성보다는 자신에게 집중해서 만들어내는 생산과 창조성이 가믄장 아이에겐 쉽다. 이 아이들은 관계 속에서 자신의 역할들을 잘 해내는 소꿉놀이나 부부놀이보다는 자기에게 집중해서 성과를 내는 만들기나 달리기를 더 잘할 것이다.

    학급의 일을 의논하는 데 있어서도 같이 모여 계속 토론하고 의견을 나누면서 좋은 방법을 도출해 내는 것보다는 무엇인가 혼자 골똘히 생각하다가 아이디어를 가지고 관계 안으로 들어 올 경우가 많다. 좋은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옆의 친구들을 자극시키고 추동해 내면서 주도적으로 일을 진행한다.

     

    바지만 입고 뛰어다닌다고, 여자아이답지 못하다고 아무리 해봐도 가믄장 아이는 귀담아듣지 않을 것이다. 자아가 강한 가믄장 아기에겐 문제의 본질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면서 행동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 어울리는 방법이다. 형식을 거부하고 본질적인 실천을 중요시하는 딱딱함, 아무도 긴장하지 않는 문제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하는 날카로움, 확장적 사고력과 같은 가믄장 아이의 위대한 영웅성은 세상을 바로 가게 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가믄장 처녀

     

    자신의 선그믓을 주장하다가 쫓겨난 가믄장여신처럼 가믄장 처녀들은 어떤 계기가 있을 때면, 자신이 여자로 태어났다는 점에 대해 상당한 자부심을 보일 것이다. 여자인 자신을 열등한 존재로 생각하지 않으며 단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자신을 제약하는 것에 대해서는 상당한 거부감을 보일 것이다.

     

    누구에게 의존하지 않는 독립적인 삶을 위해 일과 경제력의 성취는 이 가믄장 처녀들의 가장 중요한 과제다.

     

                               ▲마레이 메이르만 감독, <보스가 되고 싶다>(사진제공, 제13회 제주여성영화제). 계급상승과 빛나는
                         미래를 꿈꾸기 위해 오로지 입시에 몰두하는 중국의 가믄장 아이들과 그들의 부모가 만들어내는 지독한 현실.
     

    가믄장 처녀는 짧은 머리에 티셔츠를 면바지에 담아 입고, 서류파일을 들고 “잠깐만요~”를 연발하면서 열심히 뛰어다닐 것이다. 이런 그녀는 예쁜 얼굴과 하얗고 긴 손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이미 말했듯이 그녀는 여성적인 아름다움을 가꾸는 것, 세심한 관심과 애정을 표현하는 것에는 별 관심이 없다. 상냥하고 친절한 모습, 수줍고 약해 보이는 모습, 애교의 웃음을 띠다가도 일견 앙칼진 밀고 당기기의 모습들은 그녀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가믄장 처녀는 본질적인 가치, 일에 집중한다. 형식과 외형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굳이 비교를 해보자면, 자청비 처녀의 매력은 그녀의 성취능력과 함께 스며 나오는 여성성에 있고 가믄장 여성의 매력은 그녀의 성취능력과 함께 스며 나오는 남성성에 있다.

    자청비 처녀는 열심히 일하고 능력도 탁월하지만, 짧은 스커트 속의 쭉 뻗은 다리를 살짝 내보이기도 하고, 찬사를 받으면 기분 좋고 으쓱해한다. 예쁘게 단장한 얼굴과 짧은 스커트속의 쭉 뻗은 다리를 무기로 사무실에 이익이 되는 일을 따오기도 한다. 반면 동의 없이 자신에게 껄떡거리며 희롱하는 남자들에 대해선 가차 없이 세상의 조롱거리로 만들어버린다. 여자가 잘 해냈네, 하는 눈짓에 대해서는 여자니까 더 잘하지, 가볍게 눈을 흘긴다.

     

    반면 가믄장 처녀는 스커트가 여성의 옷이어서 싫다기보다는 일하는 데 걸리적거리기 때문에 바지가 편할 뿐이다. 가믄장 처녀의 바지 속의 다리는 매력적일 수 있지만, 그게 매력적이고, 이점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는 무신경하다. 그러니 쭉 뻗은 자신의 다리에 꽂히는 야릇한 시선을 잡아내는 눈치도 없는 편이다. 눈치챘다고 해도 우쭐해 하지도 않고 그것을 무기로 쓸 생각도 상상하지 않는다.

    여성적인 애교, 다정함이나 친절함이 매력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혹여 알아도, 그런 점이 모자란 자신을 아쉬워하지도 않는다. 당연히 몸에 맞지도 않는 애교와 다정과 친절을 체화시키려 애쓰지도 않는다. 쭉 뻗은 다리에 껄떡거리는 남자들에 대해 예민하게 대응하지도 않는다. 여자가 잘 해냈네, 하는 말에 대해서는, 아니 이 일이 여자랑 무슨 상관이냐고, 예민하게 발끈한다.

    그녀는 스스로 만족할 만큼의 전문 커리어로 성장하고 그 성과들을 확장시켜 나누는 것이 자신의 가장 큰 장점이고 매력이라고 믿으며, 그렇게 딱 부러지게 일을 잘 해내기 위해서 편한 바지를 입을 뿐이다.

     

    핵심에 집중한다.

     

    물을 건네는 자청비 처녀는 고개를 반쯤 돌리고 바가지엔 버들잎을 동동 띄워 건네겠지만 가믄장 처녀의 바가지엔 물마시기에 성가신 버들잎은 없을 듯하다. 가믄장은 핵심에 집중한다.

     

    그녀는 울퉁불퉁 자갈과 똥만 나오던 밭에서 금과 은을 일궈내었던 가믄장여신처럼 신선한 아이디어를 내고 성과 있는 프로그램들을 진척시키는 데 탁월한 실력을 발휘한다. 현명한 상사라면 자신의 성취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녀에게 기획안에 대해 다그치기보다는 옆에서 조용히, 그녀의 통찰력이 발휘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친절하지도 못하고 상냥하지도 못한 그녀에게 사무실 안을 화기애애하게 만드는 능력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그렇지만 그녀의 기획안에 대한 토론이나, 그녀가 만들어 낸 새로운 성과들에 대한 기대로 사무실 안은 웅성웅성 북적거릴 수 있다.

     

    여러 어려움들에도 가믄장은 남성성, 여성성에 대한 여러 인식과 요구에 괘념치 않고 자신의 일과 자신을 지켜낸다. 여자와 남자들의 역할이 다분화 다양화되어서건, 인식이 다양해져서건, 조각되고 조작되어 비슷비슷하게 생겨버린 예쁜 과잉 자청비 여성들에게 식상해졌건, 여성적인 느낌이 모자란 가믄장의 고유성을 그녀의 전문성과 함께, 더 매력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독립적인 자아와 경제력의 성취가 같이 물려 있어서인지, 결혼하지 않고 혼자 지내는 가믄장 처녀들은 점점 많아지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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