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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2회]월경과 빼딱구두
    이프 / 2012-12-11 03:02:09
  • 그녀가 월경을 할 때면 내게 익숙한 그 여러 가지 섞인 냄새는 색을 바꾼다. 월경 때 그녀의 혼에는 철분이 들어 있다. 그녀에게서는 총 냄새가 난다. -쟈네트 윈터슨, 몸에 쓰여져 있는

    “When she bleeds the smells I know change colour. There is iron in her soul on those days. She smells like a gun.” ― Jeanette Winterson, Written on the Body

     

                                                    ▲<우리가 이야기하지 않는 것들: 붉은천막에서 나오는 여성들의 목소리>
                     (Things We Don’t Talk About: Women’s Voices from Red Tent) 다큐멘터리 필름에 나오는 붉은천막.

     

    “우리가 위대한 어머니라 부르는 이난나는 남자들 사이에는 알려져 있지 않는 선물을 여자에게 주었는데 이것이 성스러운 피다. 달이 어두울 때의 흐름, 치유의 피가 흐르는 달의 탄생-—남자들에게 이것은 병이거나 배설물이고, 성가시고 고통스런 것이다. 그들은 우리가 고통 받는다고 상상하며 자신들은 운이 좋다고 여긴다. 우리는 그들이 가진 잘못된 생각을 고치지는 않는다.

    The great mother whom we call Innana gave a gift to woman that is not known among men, and this is the secret of blood. The flow at the dark of the moon, the healing blood of the moon’s birth - to men, this is flux and distemper, bother and pain. They imagine we suffer and consider themselves lucky. We do not disabuse them.”

     

    붉은 천막 속에 진실은 알려져 있다. 붉은 천막 속의 나날들은 부드러운 냇물처럼 지나간다. 지난 달 우리 몸속에서 죽어버린 것들을 치워 주며 이난나의 선물이 우리 몸속의 경로를 따라 지나갈 때, 새로운 달의 생명을 받기 위해 준비하며 여성들은 감사를 드린다 –되찾음과 회복, 우리 사타구니 사이에서 생명은 태어난다는 이 지식, 그리고 생명은 피를 지불해야 하는 것이라는 것에 대하여.–아니타 디아만트, 붉은 천막

    In the red tent, the truth is known. In the red tent, where days pass like a gentle stream, as the gift of Innana courses through us, cleansing the body of last month’s death, preparing the body to receive the new month’s life, women give thanks — for repose and restoration, for the knowledge that life comes from between our legs, and that life costs blood.”

    ― Anita Diamant, The Red Tent

                                                               ▲이사도라 가브리엘 리덴프로스트Isadora Gabrielle Leidenfrost 박사가
                                                                           만든  붉은 천막 운동에 대해 만든 다큐멘터리 필름 커버
     

    <붉은텐트>라는 책을 아직 읽지는 못했는데 이 책을 중심으로 붉은텐트 운동이 미국여성들 사이에 조용히 일어나고 있다. 이 운동을 다큐멘터리로 만든 “우리가 이야기 하지 않는 것들”이란 필름시사회에 다녀왔는데 월경이라는 너무나 중요한 주제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했다.

     

                                                                     ▲아니타 디아만트의 소설<붉은천막>

     

    우선 그동안 이프에서 내어준 내 자리를 채우지 못해서 미안하다. 그리고 그런나를 지지해준 이프식구들에게 감사드린다. 오매불망 박사논문에 매달려, 세월이 어떻게 왔다가갔는지 모르겠다. 나는 어느새 환갑이 넘었고, 비가 오기전이면 손가락발가락이 관절염으로 쑤시는 할망구가 되어가고 있고, 북캘리포니아의 산타로사에서 친구집, 그네의 딸이 잠시 떠난 방에서 온 종일 쪼그려 앉아 무엇을 먹었는지 말았는지 ,애인이 나를 떠났는지 아직도 있는지도 모르는—그런 미친 세월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주위 여러사람들의 도움으로 드디어 박사논문방어를 성공리(?)에 마치고 한 몇 년간 등한시했던 여성영성학과 행사에 가기로 했다.

     

    여성영성학과에는 초승달과보름달, 한달에 두 번씩 하는 정기적행사가 있는데, 이름이 ‘초승달과보름달포럼New Moon and Full Moon Forum’이다. “우리가 이야기하지 않는 것들” 시사회는 10월 초승달행사에서 있었고 박사과정동기 페린(Pairin)과 시사회에 다녀왔다. 여성영성학을 공부하라는 어느 여신의 부름을 받고 공부하러 온 페린은 나와 같은 해에 시작하여 지금 함께 과정을 마치고 있다. 이제 30대 후반인 그녀는 월경때가 오면 생리통이 너무나 심하여 며칠을 일어나지 못하고 헤맨다. 나는 오십대 중반에 폐경이었다.

    그래서 건망증이 심하여 누구에게나 “폐경 때문에 순간적 기억력이 고마 없어져서 미안합니다.”라는 말을 서슴없이 해댄다. 늙은여자에게 좋은 점하나는 뻔뻔스러울 자격이 있다는 것이라 하니 나는 그 자격증 소유자로서 당당히 큰소리친다. ㅎㅎ

     

                                                            ▲여성영성학과 10월 초승달행사에 대해 알리는 삐라 (flyer)

     

    “니, 이번달에 몸에꺼했나?”

     

    월경은 우리 여자들에게 있어 너무나 중요한 주제지만 “우리가 말하지 않는 것” 중의 하나로 삼고 그렁저렁 살아간다. 이 기회에 나도 한번 월경에 대해 생각 해 볼 참이다. 월경의 신비함, 여신이 주신 선물로서의 고귀함, 혹은 귀찮음에 대하여. 우리의 생명이 시작된 이 신성한 피에 대해 너무나 오래 동안 무관하게 지난것을 후회하며.

     

    이프에 실린 ‘유숙렬의고백’ (2012년 11월 27일)에서 고문을 당할 때 갑자기 월경이 나왔다고했다. (숙렬, 물고문을 당했다니 너무나 안스럽고, 살아남아 이런 이야기를 해주어 너무나 고맙고. )나 역시 1975년 유신반대 데모하다 진주경찰서에 끌려 갔을때 갑자기 월경이 나왔던 기억이 있다.

    또 6.25 전쟁때는 갑자기 여자들 월경이 끊겼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왜 그럴까?

    지금은 알 수가 없고 아마 이 글을 쓰다가 그 의문이 풀릴 것 같다.

     

    내 고향인 경상도에서 여자들이“몸에꺼”즉, “몸의것”이라했다. 월경이란 말조차 꺼린 것이다. “니, 이번달에 몸에꺼했나?” 이런식이다. 자랄 때 아무도 월경에 대해 이야기를 해 주지 않았지만, 나는 월경이 여자가 되는 길이라는 것을 직감으로 알고 있었고 빨리 여자가 되고 싶어 죽을 지경이었다. 그녀의 둥그런 몸, 둥그런 젖가슴, 둥그런 엉덩이-나는 이 모든 것을 가지고 싶었고 무엇보다 하이힐을 신고서 아스팔트 길 위를 따각따각 소리내며 걸어 다니고 싶었다.

     

    전후에 태어나 자란, 지금 60대초반 내 세대에게 어린시절의 유일한 매스컴은 영화였고 당시 슈퍼스타는 김지미였는데 그네가 주인공인<77번 미스김><지미는 슬프지 않다>혹은 비운의 사랑의 이야기들, <맨발의 청춘>이런 도둑영화를 보고 다니며 나는 빼딱구두—하이힐—에 반해서 빨리 여자가 되고 싶었다. 그 당시 내게 있어 여성성은 월경과 빼딱구두로 상징되어 나를 매혹시켰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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