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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2회]모든 붓다를 낳는 어머니, 반야바라밀1
    조승미 / 2012-03-19 09:14:05

  • ‘불모(佛母)’라는 말이 있다. 한국에서는 이상하게도 불화(佛畵)를 그리는 사람을 불모라고 부르는데, 불모의 본래 뜻은 말 그대로 부처의 어머니라는 뜻이며, 일반적으로 석가모니 붓다의 어머니 마야부인을 지칭하곤 한다. 그런데 불교에는 사실 여러 명의 불모가 있다.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와 비교하면 이런 일이 의아하게 생각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불교의 역사 속에서 붓다는 고정된 개념이 아니었다. 진리를 깨달은 사람, 역사적으로 샤카족 출신 성인, 즉 석가모니에 한정된 용어로 시작되었지만, 이후에는 진리 그 자체도 붓다의 의미로 변화되면서 삼천의 붓다, 나아가 온 우주에 가득한 붓다 등으로 확대되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붓다를 낳는 어머니라는 개념도 따라서 다양하게 변화했는데, 그 중에서 가장 강력하고 대표적인 어머니가 바로 ‘프라즈냐파라미타’(prajnaparamita)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반야바라밀(혹은 반야바라밀다). 뜻은 ‘지혜의 완성’, 혹은 ‘피안으로 건네주는 초월적 지혜’라는 뜻이다.

     

     

    ▲8-12세기 인도 나란다 대학에서 출토된 ‘팔천송 반야경’의 프라즈냐파라미타

     

     

    반야바라밀은 어머니 여신의 이름

     

    그런데 반야바라밀은 보통 대승불교 보살이 닦는 수행덕목의 하나로서 추상적인 개념으로 이해하지, 붓다의 어머니로 설명되거나 나아가 불교의 여신으로 신앙되는 것을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한국의 불자들에게 반야바라밀은 매우 친숙한 용어임에도 불구하고, 그 이름이 불교의 어머니 여신의 이름이기도 한 점은 매우 낯선 것으로 생각될 것이다.

    그러나 ‘프라즈냐파라미타’ 즉, 반야바라밀은 대승의 대표경전 <반야경>에서 다음과 같이 명맥하게 붓다의 어머니로 명시되어 있다.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바로 모든 선법(善法)을 낳는 어머니요 기르는 어머니라, 한량없고 그지없는 공덕을 낳고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사리자여, 한량없는 공덕은 모두가 반야바라밀의 힘으로 인해 가능하게 된다. 왜냐하면, 이와 같은 반야바라밀은 온갖 선법의 어머니여서 모든 성문ㆍ독각ㆍ보살ㆍ여래의 선법이 여기에서 생기기 때문이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은 반야바라밀은 바로 모든 보살마하살의 어머니이니, 보살이 닦는 온갖 불법(佛法)이 이것으로부터 생기기 때문입니다.”

     

     

    ▲12세기 인도 비하르 혹은 벵갈지역 출토의 프라즈냐파라미타

     

     

    반야경은 불교의 수 많은 경전 중 가장 압도적으로 방대한 분량을 갖는 경전이다. 다른 경전들이 일반적으로 60권 정도의 분량을 갖는 것에 비해 이 경전은 무려 600권의 크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중국에서는 <대반야경>이라고 했고, 인도에서는 수록된 게송의 양이 8000개 정도이기 때문에 <팔천송반야경>이라고 불렀다.

    반야경이 이처럼 엄청난 분량의 대승경전인 것 만큼, 반야바라밀의 힘 또한 엄청난 위력을 갖는다고 설명되고 있다. 그리고 그 힘과 작용원리는 어머니 대모신의 그것으로 비유되었다. 이 세상 모든 만물을 낳고 기르는 대모신(大母神)처럼, 반야바라밀은 모든 진리의 법을 낳고 공덕을 기르며, 그리고 다시 붓다와 보살들은 여기에 근거하여 태어난다는 것이다. 고대 사회의 대모신 신앙이 반야바라밀에 대한 이해에 투영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효자로 그려진 붓다

     

    그런데 반야바라밀은 추상적인 수준의 여성적 비유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었다. 보다 인격화된 어머니로서의 반야바라밀 설명이 경전에서 다음과 같이 이어지기도 했다.

     

    어떤 여인이 여러 아들을 낳아 길렀는데, 그 어머니가 병에 걸리면 그 아들들은 저마다 애써 의원을 구하여 치료하면서 다음과 같이 생각할 것이다.

    ‘어떻게 해야 우리 어머니의 병을 낫게 하고 안락하게 오래 살게 할까.’

    그리고 여러 아들들은 그 때 저마다 방편을 써서 안락한 것을 구하여 어머니의 몸을 덮어 주면서, 벌레, 뱀, 전갈과 추위, 더위, 굶주림 등이 침노하지 못하게 하고, 또 갖가지의 훌륭한 것으로 공양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할 것이다.

    “우리 어머니는 자비로 우리들을 낳아 기르시고 여러 가지 세간의 일들을 가르쳐 주셨거늘, 어찌 어머니의 은혜를 갚지 않으랴”

    붓다도 그와 같아서 언제나 붓다의 눈으로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어머니)을 관찰하고 보호하시느니라. 왜냐 하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모든 불법(佛法)을 낳으셨고 세간의 모든 법의 참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니라.

     

    참 지극한 효성을 가진 아들의 모습으로 붓다가 그려지고 있다. 그리고 그의 어머니는 반야바라밀. 어머니가 병에 걸려 누워있다는 설정은, 붓다가 어머니 반야바라밀을 지켜보고 보호한다는, 그래서 반야수행자는 늘 그러해야 한다는 덕목을 말하기 위함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모든 법과 덕을 왕성하게 낳고 기르는 활발한 능력을 보이는 어머니이기보다는, 이제 병들어 아들의 보호를 필요로 하는 다 늙은 노모의 이미지로 그려진 것에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이 시기의 대모신 신앙이 이처럼 힘없는 어머니의 모습과 같았기 때문이었을까?

    한편, 반야바라밀 여신상은 인도에서 불화나 불상으로도 표현되었는데, 여기서의 모습은 다시 생명력 가득한 여신의 모습을 회복하였다.

     

     

    ▲11세기 인도 Pāla왕조시대 Votive stupa의 프라즈냐파라미타

     

     

    남은 유적은 대체로 8세기 이후 후대의 것들이지만, 중국의 구법승 법현(法顯)의 여행기 《불국기(佛國記)》(413년)에 의하면, 여행 중에 인도에서 반야바라밀상을 보았다고 기록하고 있어, 인도에서 반야바라밀 여신 신앙이 존재하였음을 충분히 유추할 수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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