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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회] 글로리아 스타이넘이 점령운동을 보는 한계
    이프 / 2012-02-27 09:2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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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갇힌 곳의 문을 흔들어야 한다. 당신이 그 속에 갇혀 있고, 빠져 나오고 싶다는 것을 알려야만 한다. 떠들어대야 한다. 골치를 썩게 해야 한다. 당장 이길 수는 없을 지라도, 당신은 재미를 많이 볼 것이다.” -- 플로렌스 케네디 (Florence Kennedy)

    (You've got to rattle your cage door. You've got to let them know that you're in there, and that you want out. Make noise. Cause trouble. You may not win right away, but you'll sure have a lot more fun.)

     


    2008년 미국 대선 중, 힐러리 클린턴을 밀어 주었던 글로리아 스타이넘이 낸 뉴욕타임즈의 광고문 중 한 귀절.

    “젠더 (gender)야 말로 미국인들 생활에서 가장 억압적인 힘이다. 문제가 누가 부엌에 있어야 하느냐든 누가 백악관에 갈 수 있느냐이든”

    (Gender is probably the most restricting force in American life, whether the question is who must be in the kitchen or who could be in the White House.)

     

    이 말은 아직도 백인 여성 위주의 페미니즘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럴 듯하게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 많은 질문이 따라 온다.

    점령운동에 관한 여러 기사를 보다가 미국 페미니즘의 아이콘으로 알려져 있는 글로리아 스타이넘의 점령운동에 대한 의견이 실려 있기에 읽어 보다가 “혹시”나 했다가 “역시”나가 돼 버렸다. 스타이넘에 대한 이 기사의 전문은 여기에서 볼 수 있다.

     

    http://www.bloomberg.com/news/2011-12-05/steinem-s-wall-street-occupied-as-women-earn-81-cents-on-each-male-dollar.html

     

    스타이넘과의 인터뷰 비디오도 여기서 찾을 수 있어서 한 번 보았다.

     

    http://www.bloomberg.com/video/82119480/ 

    (편집자 주: 동영상 퍼오기가 안되서 동영상으로 바로 갈 수 있는 링크를 올립니다.)


    스타이넘은 백인 페미니스트 대변인

     


    스타이넘에 의하면 점령운동은 종래의 그 어느 운동보다 빨리 확산되었다고 보는데 그 이유는 일반인들의 경제적 불평등 체감이 심화되었기 때문이고 궁극적으로 이 불평등은 성별 차이에 있다. 기사는 아직도 미국 35개 주에서 남성이 1불 벌 때 여성은 89전이고 나머지 주는 더 심하여 와이오밍 주에서는 65전이라는 통계가 나왔다고 전한다. 그리고 특히 금융분야에서 남녀 임금 차이는 더 심해서 같은 직업에서 여성은 70전을 번다는 통계.

    통탄할 일이긴 하다.

     

    스타이넘은 여성보다는 흑인이라도 남성을 우대하는 미국의 ‘남성의존’에 대해 쓰디 쓴 말을 하고 또 미국은 힐러리같은 여성을 대통령으로 맞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주장하면서 영국의 대처 전 수상, 독일의 현 총리 메르켈을 들먹이고 있다. 누구나 알다시피 대처는 수구꼴통이라 철의 여인이라 불리고 있지 않은가. ‘치마만 입었다고 다 여자인가’ 라는 논쟁은 접어 두기로 하지만.

     

     


    ▲글로리아 스타이넘

     

     


    지난 번 민주당 후보 결승전이 오바마와 힐러리 사이에 벌어졌을 때흑인 남성과 백인 여성 사이의 아픈 역사가 되살아 났다. 참정권을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던 첫 세대 페미니스트 운동이, 흑인 남성에게로 투표권이 넘어가면서 백인여성 중심의 페미니스트들은 절망했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노예제도의 참혹한 희생자인 흑인 남성과 백인 여성이 경쟁하도록 유도한 백인 남성 정치인들을 비난하는 대신, 백인 여성들은 흑인 남성에 대해 늘 앙심을 품고 있는 것 같다. 이것이야말로 왜 미국 여성들이 가부장제도에 계속 억매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한 실례가 될 수 있다. 가부장에게 억압 받는 여성들이 자신들의 아버지, 남자 형제, 아들을 비난하는 대신 아무런 힘이 없는, 가령 흑인 남성같은 사람들을 향해 분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심리와 역사가 미국 페미니스트들 사이에 팽배해 있다. 이것이 현재도 미국 백인 페미니스트 대변인 역할을 하는 스타이넘에 의해 지속되고 있기에 “점령 운동”을 하는 페미니스트들이 성차별에만 주목하는 것에 경계할 필요가 있다.

     

    누구나 스타이넘의 업적에 대해 부정하지 않는다. 나는 특히 그녀의 어머니에 대한 글에 감동을 받은 적이 있다. 기자생활을 하다 전업 주부가 되어 정신질환에 시달리던 어머니를 십대때부터 보살펴야 했던 이야기와 “만약 남성들이 월경을 한다면” 이라는 유머가 가득 찬 글이 인상적이었다. 남성들이 월경을 한다면 그들은 월경에 대해 지극히 긍정적인 반응을 하여 낙태는 성스러운 일이 되고, 심지어 월경 중에 올림픽 경기에 나가 메달을 더 땄다고 떠들어 댈 것이라는 등...

    (그런데 그렇게 월경을 신성하게 여긴 관습이 미국의 여러 원주민 부족 사이에 전해져 내려 오고 있다.)

     


    우머니즘 빼고 페미니즘 논의 못해

     


    최근 스타이넘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나온 모양이다. 그것을 보고 차세대의 한 여성은 스타이넘이 여성해방과 시민권 운동과 인종 차별에 무관했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에 의하면 스타이넘은 힐러리가 대선 후보에서 떨어지고 젊은 여성들이 대거 오바마에 표를 던진 것은 그가 이라크 전에 반대하고 또 탁월한 변론을 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니라 여성들이 자신들의 생각보다는 남친의 말을 듣고 표를 던졌다는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스타이넘과 동시대인인 흑인 페미니스트 안젤라 데이비스를 얘기하며 어떻게 페미니즘이 인종, 계급, 이성애주의와 연결되어 있는가에 대한 분석을 하지 않는지에 의문을 제기하고서, 이 다큐멘터리는 결국 소수민족 여성을 빼고, 스타이넘이 대변인으로 간주되는 미국 주류 페미니즘에 대한 기록이라고 결론지었다. 이 기사는 다큐멘터리 전체가 페미니스트 운동과 스타이넘에 대해 진정한 가치를 보여 주지 못했다는 비평을 하고 있다.

     

    기사 전문 보기

    http://www.thenation.com/blog/162754/hbos-gloria-steinem-doc-glosses-over-race-and-fails-assess-second-waves-legacy

     

    이제 흑인여성들의 여성운동인 우머니즘 (Womanism) 의식을 빼고 페미니즘을 논한다는 것은 너무 좁고 공허하디. 앨리스 워커에 의해 생겨난 이 단어는 소수 민족 여성들의 페미니즘이 되었다. 즉, 백인 위주 사회에서 유색인종 여성들은 성차별에 인종차별, 이성애주의, 거기에 계급차별까지 끼어 들어 백인 여성보다 몇 배나 더한 차별을 당하고 있고 또 소수 민족 남성이 백인 여성보다 더 억압을 받는다는 이론이다. 백인 여성들 중에는 극빈자와 동성애 여성들이 우머니즘을 이해하고 있다, (백인 남성 중에도 동성애자들은 페미니즘을 이해한다.)

     

     


    ▲안젤라 데이비스(좌) 그리고 벨 훅스(우)

     



     

    물론 백인 페미니스트들에게는 성차별이 제일 중요한 억압의 요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유색인종 페미니스트, 즉 안젤라 데이비스와 벨 훅스는 성차별, 계급차별, 인종차별, 그리고 이성애주의 차별 등 다양한 억압의 힘이 한 축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오래 전에 보여 주었다.

     

     



    ▲유명한 제1세대 페미니스트 엘리자베스 캐디 스탠튼과 수잔 B. 앤소니를 소개하고 있는 책

     

     


    엘리자베스 캐디 스탠튼(Elizabeth Cady Stanton) 같은 제 1 세대 페미니스트는 흑인 남성에게 먼저 참정권이 주어지자, 백인 여성들은 흑인 남성보다 못한 신세라고 한탄했다. 그런데 이 기억과 행동이 점령운동을 보는 스타이넘에 의해 반복되고 있는 듯해서 걱정이다.


    올해 77세가 되는 스타이넘이 아직도 주류 페미니즘 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하여 씁쓸하다. 그러나 지혜롭긴 하다.

    “내 말을 듣지 말고 무엇이 페미니즘에 가장 좋을지, 당신의 가슴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Don’t listen to me, but listen to your own hearts about what’s best for femin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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