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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회] 설문대할망, 영등할망, 삼승할망, 백주또, 자청비
    이프 / 2012-02-14 05:55:28
  • 6회까지 제주신화의 특성을 여덟 개 정도로 나눠 살폈다. 이제부터는 각각의 여신 이야기로 들어간다. 들어가기 전에 제주의 그림책연구회원들이 공동작업으로 그린 그림들을 소개한다. 공동작업이라는 형식, 소곤거리며 점점 커져가는 주체와 객체, 제주신화의 현재화에 대한 표현들이 예뻐서 회원들의 동의를 얻었다.

    덧붙여진 내 글이 귀찮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잠깐, 든다.

     

     

                                            ▲초록 주멩기(*주머니) 아득한 옛날 신비의 섬 제주에는 여신들이 많이 살았지.
                                            이 땅을 사랑한 여신들은 이어달리기를 하자고 했어.
     

     

                                                                    ▲창조의 여신 설문대 할망이 먼저 달렸어.(좌)

                                                  풍요와 바람의 신 영등할망이 이어받아 애기를 점지해주는 삼승할망에게

     

     

    설문대할망

     

     

    설문대할망은 제주를 창조한 거대여신이다.

    그녀는 500명이나 되는 자손들을 먹여 살리려 죽음을 무릅쓰고 가마솥에 죽을 끓였다고 한다. 척박한 토양에서 머릿수건을 동여매고 늘 이해할 수 없을 만큼의 지혜와 힘을 보여왔던 제주의 어머니, 제주의 여성들이다.

     

     

    제주의 문화는 ‘여성문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주도를 지탱해 온 것은 척박한 땅에서 자손들을 먹이고 입히려 종일 뛰어다니며, 물허벅을 마련하고 애기구덕을 만들고 갈중이를 만들어 입고 웡이자랑 노래를 부르며 조냥의 쌀독을 마련하는 일…, 작고 보잘 것 없지만 이것들이 다름 아닌 창조였고 제주의 문화다.

     

     

    영등할망

     

     

    영등할망은 2월 초하루 제주 한림읍 귀덕에 있는 ‘복덕개’라는 포구로 들어와 열나흘까지 15일 정도 머무르다 우도를 거쳐 돌아간다는 바람과 풍요의 여신이다.

    이 기간 동안 영등할망은 한라산에 올라가 오백장군에게 문안을 드리고, 곳곳을 돌며 꽃구경을 하면서 너른 들에 곡식의 씨를, 바닷가에 소라 전복 미역 씨와 바닷길을 지켜주는 효험을 뿌려 주며 제주의 살림을 풍요롭게 해 준다.

     

     

    제주지역에서는 2월을 ‘영등달’이라고 부르며 영등굿을 벌여 영등할망을 대접한다. 특히 영등달이면 ‘바람이 분다’라는 말로는 전혀 설명이 안 되게 불어오는 제주의 바람은 그녀의 선물인 듯도 싶다. 제주시 건입동의 칠머리당영등굿은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삼승할망

     

     

    삼승할망은 인간에게 아기의 잉태를 점지하고 해산을 도와주고 생명을 주는 생육의 여신이다. 동해용궁의 딸과 명진국의 딸이 꽃가꾸기 경합을 벌였는데 경합에서 이긴 명진국의 딸이 삼승할망이 되었다. 이 삼승할망은 한 손에는 번성꽃을, 한 손에는 환생꽃을 쥐고, 앉아 천리를 보고 서서 만리를 보며 하루 만 명씩 잉태시키고 해산시키는 신이다.

     

     

    제주에서는 아이가 잉태되고 출산하여 열다섯 성인이 되기까지 자라는 것은 삼승할망의 소관이라 믿고 있으며, 아이가 아프거나 아이에게 힘든 일이 생기면 이 할머니에게 작은 소리로 ‘아이고 설운 할머님, 제발 우리 애기 낫게 해 줍서’ 기도한다.

    대부분의 삼승할망 여성들은 생명탄생에 대해 경외하고 그 과정에서 겸손함과 조화, 양보의 미덕을 배운다. 그렇게 세상은 지속되어 가리라 믿는다.

     

     

                                    ▲삼승할망은 송당리 마을신 백주또에게(좌) 백주또는 지혜와 사랑의 농경신 자청비에게
     
     

    백주또

     

     

    북제주 송당리는 제주신화의 뿌리가 되는 곳이다. 그리스로 치자면 올림푸스에 해당되는 지역이라 할 수 있다. 백주또는 이 송당본향당의 당신이다. 제주의 신들은 각각 자기의 영역을 담당하고 있어 위아래 없이 평등한 신격을 가지나, 굳이 따지자면 백주또는 최고의 신 제우스와, 세상의 어머니 가이아를 합친 느낌이다.

     

     

    신화를 보면 이 여신이 한라산에서 사냥을 하며 돌아다니던 ‘소로소천국’과 부부 인연을 맺고 살림을 시작하면서 송당 마을이 설촌되고, 이들의 자손들이 줄을 뻗고 발을 뻗어 제주의 온 마을에 좌정하고 마을을 다스린다. 둘이 결혼을 하고 아들이 열여덟, 딸이 스물여덟, 손자가 삼백일흔여덟이 되어가자 백주또는 남편 소천국에게 이제는 사냥은 접고 농경을 해야 이 아이들을 먹여 살릴 수 있다고 청한다. 밭으로 나간 소천국은 배가 고파지자 일하던 소를 홀딱 잡아먹고, 그걸로 양이 차지 않자 옆에 있던 남의 소까지 잡아먹는다.

    밭에 온 백주또는 “소를 잡아먹는 것은 예사로 있을 수 있으나, 남의 집 소를 잡아먹는 것은 쇠도둑놈, 말도둑놈 아닙니까!, 우리 땅 가르고 물 갈라 이혼합시다” 라 말한다.

     

     

    백주또는 남편이라는 개인적인 관계에 앞서,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으로서 가져야 하는 경제정의와 도리를 요구한다. 신뢰로 이루어지는 공동체의 가치, 자유와 평등에 대한 관심과 상호존중을 그녀는 기꺼이 우선한다.

     

     

    자청비

     

     

    자청비는 사랑과 미와 농경의 신이다. 아프로디테와 아테나, 데메테르를 합친 느낌이다.

    신화에 보면 15세가 되자 아버지는 그녀에게 베틀을 만들어 준다. 해당 기득권 사회에서 여성으로서의 전형적인 일인, 실을 곱게 잣고 조신한 여성으로서의 아름다움을 가꾸는 일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그런 그녀는 어느 날 빨래를 하여 손이 고와졌다는 하녀의 말을 듣고 손빨래를 하러 나섰다가 문도령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사랑에 빠진 그녀는 많은 여성들이 그렇듯, 그것에 몰두한다. 사랑만큼 그녀의 모든 것에 커다란 동기가 되는 것은 없다. 그러나 그 ‘사랑’은 남성중심의 불평등한 세계를 적나라하게 인식하게 한다. 사랑의 극치는 다른 사람의 인격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깊게 경험할 수 있는 것일지나, 가부장적 문화는 서로를 만날 수조차 없게 하는 것이었다. 안과 밖, 사랑채와 안채, 과거를 보러 가는 시험의 길과 베틀을 짜는 수도의 길은 남성과 여성을 만날 수 없게 했다.

     

     

    이 사물의 질서에 자청비는 과감히 도전한다. 우선 그녀는 여성에게는 허락되지 않았던 글공부를 위해 부모를 설득하고 남장을 하여 문도령의 세계로 들어간다. 남장을 하고서 자청비는, 여성이라는 옷을 입었다는 것만으로 모든 것에 배제되고 차별당하는 현실을 인식하게 된다. 그녀는 결국 남성인 문도령보다 더 높은 성취를 이루어 내고, 오로지 힘으로 자신을 범하려 했던 정수남이를 아름다운 여성의 외모를 무기로 잔인하게 복수하고, 교묘하게 이용해가며 원하는 바를 이루면서, 성차별에 첫 번째로 기여하는 성(sex)과 성역할(gender) 구분의 위선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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