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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리지트
    이프 / 2011-12-21 12:49:15
  • 브리지트는 아일랜드의 토착신으로, 시대의 흐름에 따라 그 모습도 변화해 왔다. 일반적으로 켈트 신화에 등장하는 여신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신앙의 역사는 상당히 위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록에 따르면, 최초에 이 여신을 숭배한 사람들은 게일계 켈트인1)이었다. 이들은 원래 남쪽에서 온 민족으로, 그 선조는 아드리아 해 동쪽 연안에 고대국가를 건설할 정도로 나름대로의 큰 세력을 형성하고 있었다. 이 고대국가의 종교에서 숭배되던 켈트라는 신이 브리지트의 원형으로 추정되고 있다.

    후에 이 여신은 켈트인들이 세운 브리간티아 대제국2)을 통치하는 여왕으로까지 인식되었다. 그리고 이 대제국에는 같은 이름을 가진 두 자매가 있어 각각 의술과 대장장이의 신이 되었다고 한다.

    브리지트는 이 세 여신의 성격을 모두 가지고 있는 삼위일체(三位一體)의 신이었다. 그래서 별명도 ‘하늘의 세 처녀’ 또는 ‘세 어머니’ 라고 불렀다. 그리고 이 여신은 달을 상징하기도 했다. 켈트인들은 용맹을 숭상해서 이 여신을 전투의 신으로 숭배했으며, 그의 보살핌을 받는 전사는 브리간즈라고 불렀다.

    시대가 흐르면서 켈트인들의 땅에 기독교가 들어오자 브리지트 여신은 다른 신들과 달리 기독교의 성인 성 브리지트로 받아들여졌다. 이처럼 때로는 전투의 여신으로, 때로는 달의 여신으로 계속 사랑받는 여신이 브리지트이다.

     

     


    1)켈트인 : 고대 인도-유럽어족으로 추정되지만, 인종적으로는 일정하지 않다. 이들에 대해서는 현재 그리 알려진 바가 없다. B.C. 10~8세기경 독일 부근에서 서서히 집단을 이루기 시작했으며, B.C. 5~3세기에는 프랑스, 영국, 터키 지역에서 강력한 세력을 자랑했다. B.C. 1세기 이후 다른 민족에게 멸망당했다.

    2)켈트인의 대제국 : 켈트인이 명확하게 국가를 세운 적은 없다. 이는 다만 전설일 뿐이다.



     

     

                                                                ▲브리지트 여신(출처:cybercauldron.co.uk)
     

     

    신성한 여성

     

     

    브리지트는 켈트인 가운데서도 음유시인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이 여신과 관련된 성직자는 모두 여성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래서 남성들은 이 여신과 다소 거리를 두는 듯한 경향을 보였다. 켈트인은 예로부터 남신보다 여신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 무렵 켈트 사회에서는 여성이 의술과 농업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으며, 영감도 남성보다 더 뛰어나다고 생각했다. 여기서 당시의 신앙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켈트인들의 도시 킬데어에 있던 예배당에는 남자들의 출입이 금지되었다. 그중 브리지트의 무녀들은 로마의 베스타 신전처럼 성스러운 불이 꺼지지 않도록 잘 지켜야 했다. 무녀의 수는 19명이었는데, 19라는 숫자는 태양력(太陽曆)과 태음력(太陰曆)이 일치하는 수3)로서 켈트인들은 19년에 한 번씩 큰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브리지트의 축일은 매년2월1일이며, ‘임볼크’, 혹은 ‘오멜크’라고 불린다. 이날은 봄의 첫날에 해당하며, 사람들은 신과 여신이 결합하는 날이라고 믿었다. 즉 브리지트는 봄을 부르는 여신이기도 했던 것이다.

     

     


    3)태양력과 태음력이 일치하는 수 : 정확히는 18.61이다.



     

     

                                                         ▲브리지트 여신을 기리는 의례장면(출처:articles.sfgate)
     

     

    기독교 성인이 된 이교의 여신

     

     

    기독교는 세계 각지에서 선교 활동을 벌이면서 현지의 신들을 악마로 규정하고 모두 신의 권좌에서 끌어냈다. 하지만 이교의 존재를 결코 허락하지 않는 기독교도 브리지트만큼은 자신들의 성인으로 받아들였다.

    이 여신을 향한 신앙은 대단히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사람들의 신앙심도 깊었다. 켈트인들의 정신적 기저에는 이 여신에 대한 사랑이 깊이 뿌리 내리고 있다. 브리지트가 길을 걸으면 그 곳에 꽃과 풀이 돋아나고, 여신이 쉬었던 그늘에는 샘이 솟아난다는 전설이 있을 정도다. 이러한 기적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는 상태에서 개종시킨다는 것은 주민들의 반발만 불러올 뿐이었다.

    브리지트 숭배를 근절시키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 교회는 역으로 그녀에게 성인의 자리를 내주면서 기독교 신앙과 접목시켰던 것이다. 그리고 킬데어의 예배당에서 브리지트에게 풍요를 기원하는 이교의 의식이 열렸지만, 이 역시도 막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킬데어 예배당은 여자 수도원으로 바뀌게 되었고, 브리지트는 그 창설자가 되었다.

    오랜 시간이 흐른 후 현지인들은 점차 기독교를 따르게 되었지만, 브리지트를 여신에서 성인으로 만든 것에 대한 맹렬한 반대운동은 계속되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브리지트를 성모 마리아와 같은 인물이라고 인정함으로써 겨우 반발을 잠재울 수 있었다. 아일랜드인에게 브리지트는 그만큼 숭배와 흠모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삼위일체의 여신

     

     

    켈트 시대부터 사람들은 브리지트가 하나의 신이지만 세 가지 신격을 지닌 삼위일체적인 성격의 여신이라고 생각했는데, 기독교가 들어오고 나서도 이러한 신관은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더욱 강화되었다. 왜냐하면 기독교 역시 삼위일체설을 근간으로 성립된 종교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로부터 가지고 있던 세 여신의 모습은 사라지고 말았다. 그 대신 브리지트는 어머니 성격의 성 브리지트, 아버지 성격의 패트릭,4) 그리고 성골룸바로 이루어진 ‘기적을 일으키는 세 성체’로 숭배되기에 이르렀다.

     


    4)성 패트릭 : 아일랜드에 그리스도교를 전파했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아일랜드의 수호성인이 되었다.



     

    **윗 글은 책『여신』(다카히라 나루미 지음. 이만옥 옮김 도서출판 들녘)에서 발췌했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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