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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4회] 산불 번지듯 ‘점령’되고 있는 미국 도시들
    이프 / 2011-12-13 01:31:40
  • -‘산타로자 점령(Occupy Santa Rosa)’ 탐방기1

     


     

                                                                    ▲아이디어를 강제 철거할 수는 없다


    한동안 방구석에 처박혀 논문에 매달려 있느라 월가 점령’을 뉴스로만 듣고 있는 내 속은 타고 있었다. 어떤 식으로든 나 역시 한몫 거들고 싶어 안달이었다. 하지만 내 일이 하도 급하다 보니 혁명도 뒷전이 되고 말았다. 그래도 미국의 지방과 중앙, 그리고 조국의 뉴스는 하루에 한 번씩 인터넷으로 본다.

     


    지금 내가 친구 집에 머물고 있는 이 곳 산타로자Santa Rosa를 위시한 조그만 도시, 가령 세바스톨폴Sebastolpol에서도 점령’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듣고만 있다가 드디어 11월 22일, 산타로자 점령 운동의 본거지인 시청 옆 잔디밭의 천막촌으로 가볼 수 있었다.

     


    한달 만에 미국 900개 도시 점령


     

    캐나다 활동가 그룹 애드버스터Adbuster가 주창해 9월 17일에 첫 점령운동이 일어난 뒤, 이 운동은 진원지인 뉴욕에서 미국 곳곳으로 산불처럼 번져 나갔다. 크고 작은 도시의 광장, 시청, 공원, 대학교의 교정이 점령운동의 본거지가 되었다.

     


    한 달 만에 미국 900개 이상의 도시가 점령됐다. 강제 해산을 당하면 운동가들은 다시 다른 곳으로 옮기거나 강제 해산을 거부하여 이 운동이 장기간 계속되리라는 예감을 준다.

    추워지는 겨울, 비가 와도, 눈이 와도, 바람이 불어도 천막촌은 늘어만 가고, 점령의 범위는 더 넓어지고 있다. 이제 이 운동은 미국 뿐만 아니라, 유럽의 많은 나라들, 파키스탄, 한국까지, 세계적인 운동이 되었다.

     


    그 동안 샌프란시스코 옆에 있는 무역항 오클랜드에서는 이라크 전쟁 참전 해병대 용사, 스코트 올슨Scott Olsen이 경찰이 쏜 발사물에 머리를 맞아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았다. 이 사건을 기점으로 서부 최대 항구 도시인 이곳의 항만을 폐쇄시키는 일이 있었다.

    데이비스 대학교에서 경찰이 평화롭게 연좌 데모를 하는 학생들에게 고춧가루를 쏘아대는 장면이 인터넷으로 퍼지기도 했다. 그 결과 담당 경찰관 둘이 강제휴직에 들어가고, 총장이 학생들한테 불려 나오고, 이것을 뉴스에서 본 사람들이 학생들에게 따뜻한 음식과 옷을 더 가져다 주고. . .

     


    페미니스트들은 가부장제 점령’

     


    페미니스트들은 ‘가부장제 점령(Occupy Patriarchy)’, 그리고 저명한 학자, 노암 촘스키Noam Chomsky는 ‘미래 점령(Occupy the Future)’이라는 기사를 쓰고, 추수감사절 무렵에는 ‘추수감사절 점령(Occupy Thanksgiving)’으로 미국의 폭력적인 역사를 재조명하는 등, 새로운 의식 운동이 확산되는, 신나는 한 판이 벌어지고 있다.

     


    보수 언론들은 점령운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공짜나 좋아하고 게으르며, 못난 자신을 원망하기보다는 정부를 탓한다며 부의 평등을 요구하는 자체가 계급전쟁이라고 난리다. 미국은 개인주의이므로, 가난한 사람들은 개인의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생각하므로, 혹시 자신이 그렇게 보일까 봐서 대부분 불쌍할 정도로 검소하고 착하게 살고 있다.

     


    물론 이 운동에 알코올이나 마약 중독, 정신병으로 홈리스가 된 사람들이 끼어 드는 것은 당연하다. 부자이므로 부자들 편인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이런 사람들이 낀 점령운동은 공중보건위생을 위협하므로 이 운동권을 빨리 처치해야 된다고 야단이다.


     

                                                ▲부자들에게 세금을! 제주의 자매도시 산타로자에서도 점령운동이…

     

    산타로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버스로 두 시간 반 정도 거리의 북쪽에 있다. 모든 농작물이 잘 자라나는 천혜의 땅이다. 그리고 제주와 자매 도시다.



     

                                                               ▲돌하루방이 있는 제주시의 자매도시 산타로자.


    산타로자 인근의 몇몇 작은 도시들은 포도주 생산지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야산의 나무를 마구 베어 버리고 포도주 공장(Winery)이 늘어가고 있어 주민들은 물 걱정을 하고 있다.

    영화 <대부>의 감독, 지금은 고인이 된 프란시스 코폴라Francis Copola 가족도 거대한 와이너리를 가지고 있다. 이 지역에는 백인이 많으며 아시아인은 드물고, 이런 와이너리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대부분이 남미계인데 그들은 산타로자의 달동네에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다.

     


    지난 30년간 미국은 빈부의 양극화가 가속돼 이제는 중산층도 더 이상 견디기 힘들어지면서 점령 운동이 일어난 것이다. 극빈자는 입에 풀칠하기에 바빠 운동할 시간이 없지만, 중산층은 그래도 아직은 풀칠을 할 수 있으니 운동할 힘이 있는 것이다.

     


    역사상 모든 혁명의 사상가, 주체는 극빈자 출신이 아니다. 러시아 혁명의 경우만 보아도, 중 상류층 젊은이들이 주류를 이뤘다. 러시아 혁명을 주동한 무정부주의자들 중에도 극빈자 출신은 드물다.

    영화 <닥터 지바고>에서 보듯이, 라라의 남편은 인간성을 부정한 극렬한 혁명투사가 되는데 그 역시 교육을 받은 젊은이였다. 러시아 출신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무정부주의자, ‘빨갱이 엠마 (Red Emma)’로 알려진 엠마 골드만Emma Goldman은 극빈층이었지만 러시아의 무정부주의 운동에 끼어든 사람들 중에는 귀족, 상류층도 많았다. 미국에 건너온 엠마는 “개를 풀어 물어 뜯어 죽여야 할 여자”로 욕을 얻어 먹고 무정부주의 운동을 벌였다.

     


    혁명의 격동기에 상류층은 해외로 도망가거나 드물게는 혁명의 동조자가 된다. 톨스토이Tolstoy가 그런 경우다. 귀족 집안 출신이지만 진보적이고 혁명에 동조한다. 공산주의 사상가 칼 마르크스Carl Marx도 가난한 집안 출신이 아니다.
     
     

    점령 운동권 70% 이상은 고등교육 받은 백인들


     

    이런 사실은 혁명에는 모든 부류의 사람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로 된다. 어느 교수가 분석한 바에 의하면 이번 점령 운동권의 70%가 고등교육을 받은 백인들이라고 한다. 이 운동권에 뛰어든 사람들은 대학생부터, 노조원, 실직자, 주부, 은퇴한 노인들까지 다양하다.


     

    세금을 내고 싶어도 법이 허락하지 않아 세금을 낼 수 없는 몇몇 백만장자들이 자진해서 돈을 내어놓고, 거부인 워렌 버핏도 자신 같은 부자들이 세금을 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기이한 현상도 일어 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버핏의 비서가 버핏보다 더 세금을 내야 하는가 되묻고 있지만, 그의 재선을 막으려는 공화당 의원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내놓은 직업 창출안을 부결해버렸다. 그리고 틈만 나면 오바마 대통령을 빨갱이로 내몰고 있다. 양심적인 정치인이 나서서 민중의 복지를 위한 정책을 펴면, 부자와 그들의 용병인 국회의원과 미디어는 빨갱이 카드로 히스테리를 부린다. 그런데 이제 이런 술수가 한국이나 미국의 민중에게도 먹히지 않는 지점에 온 것이다


     

    2011년 11월 22일 오후 두 시경, ‘산타 로자 점령’ 운동 현장인 시청 앞의 잔디밭. 한 서른 개 정도의 텐트가 있고, 여러 사람들이 밖에 나와 있다.


     

    본부인 듯한 천막 속에는 테이블이 놓여 있고 두 사람이 앉아 있어서, 20불을 헌금하고 인터뷰 요청을 했다. 한국의 페미니스트 온라인 매거진 <이프>에 기사가 나갈 것이라고 하니 모두 반기는 눈치였다.<계속>



     

                                                       ▲산타로자 시청 입구 잔디밭에 세워진 ‘점령군’들의 천막촌.


                                            ▲천막 안의 천막? 각 천막마다 4명씩 머물 수 있다는 시청의 허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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