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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리공주1
    이프 / 2011-11-09 01:05:54

  • 『바리공주』는 한국의대표적인 서사 무가로서, 망자를 저승으로 천도(遷度)하기 위해 베풀어지는 굿거리에서 구연된다. 『바리공주』는 가부장적 사회에서 딸로 태어나 부모에게 버림받았으나 수많은 시련을 극복하고 초월적 존재가 된 여성 인물의 이야기이다. 무가의 내용은 지역본을 중심으로 그 내용을 살펴보고자 한다. 『바리공주』혹은 『바리데기』의 서사 단락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1.옛날 어느 왕국의 국왕이 즉위하여 결혼을 하려고 점을 친다.

    2.점쟁이는 왕에게 금년에 혼례를 하면 공주만 일곱을 낳을 것이고 내년에 혼인하면 왕자 셋을 낳을 것이라 예언한다.

    3.왕은 점쟁이의 말을 무시하고 그해에 결혼을 한다.

    4.왕비는 계속해서 공주만 여섯을 낳는다.

    5.왕은 점쟁이의 예연이 실현된 것을 알고는 왕자를 낳게 해달라고 신께 치성을 드린다.

    6. 왕과 왕비는 상서로운 태몽을 꾸고 일곱 번재 아이를 잉태하여 사내아이를 기대했으나 또 공주를 낳는다.

    7.왕은 화가 나서 일곱 번째 공주를 옥함에 넣어 강물에 띄워 버린다.

    8.바리공주는 석가세존의 지시를 받은 비리공덕할아비와 비리공덕할미에게 구출되어 양육된다.

    9.바리공주가 15세 되던 해 왕은 병이 들고, 꿈에 신의 사자인 청의동자(靑依童子)가 나타나 바리공주를 내버린 죄로 병이 들었으니 그 병을 고치려면 내버린 공주를 찾아내어 신선세계의 약수를 길어다 먹어야 한다고 말한다.

    10. 왕의 신하들은 바리공주를 찾아내어 궁중으로 데려와 부모를 만나게 하고 바리공주는 약수를 구하러 길을 떠난다.

    11. 바리공주는 여러 신들의 도움으로 저승세계를 지나 신선세계에 도달하고 약수를 지키는 무장승을 만나 약수값으로 3년간 나무를 해주고, 3년간 물을 길어주고, 3년간 불을 때주고, 이어 무장승과 결혼하여 일곱 명의 아들을 낳은 후에야 비로소 약수를 얻어 돌아온다.

    12. 왕이 이미 죽어 장례를 치르려 할 때 바리공주는 약수로 죽은 아버지를 살려낸다.

    13. 살아난 왕은 바리공주의 공을 인정하고 그의 소원을 들어준다. 즉 바리공주는 무신(巫神)이 되어 무당의 제향을 받아먹도록 하고 일곱 아들은 저승의 십대왕이 되게 하고 남편 무장승은 산신(山神)이 되게 한다.

     

     

                                                                  ▲바리공주. 무속도(출처:data.edunet.net)
     



    위의 요약에서 알 수 있듯이 이야기는 ‘금지의 선언→금지 위반→금지 위반에 의한 징벌→그 징벌로부터의 탈피’의 구조를 가지며 두 번의 금지와 위반, 그리고 그에 대한 처벌로 이루어진다. 첫 번째 금지는 ‘아들을 못 낳는 해에 결혼하지 말라’는 것으로, 그 금지를 위반한 것에 대한 처벌은 여섯 딸의 출산이다. 왕은 금지 위반을 벗어나고자 치성을 드리고 이에 일곱 번째 아이를 잉태한다. 그러나 태몽에 의해 일곱째 아이가 비범한 인물임을 암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왕은 아이를 내다버림으로써 두 번째 금기를 위반하고 이 위반의 행위로 인해 왕은 병들어 죽게 된다. 병이 낫기 위해서는 버린 아이를 찾아내어 그 아이가 길어온 약수를 먹어야 한다. 바리공의 희생과 헌신적인 노력으로 아버지 왕은 소생한다. 바리공주의 고행은 아버지의 죄를 속죄하기 위한 행위이다. 국왕은 두 번이나 금지를 무시했거나 위반했다. 그러나 그는 그 위반의 정벌을 체험한 후에야 신에게 복종한다. 바리공주는 아버지에게 버림받았으나, 지극한 효심으로 아버지의 죄값을 치르고 그를 구원에 이르게 한다.



    바리공주 신화는 약수를 구하다 아버지를 살려내는 위대한 행위를 통해, 여성이 부당하게 고통받는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의 진정한 가치를 보여 주고자 한다. 갓난아기를 버리는 장면은 가부장 사회에서 부당한 행위에 대한 고발에 다름 아니다. 그러나 부모들의 가혹한 처사에도 불구하고 바리공주는 부친을 구하고자 고행의 길을 떠난다. 마침내 그녀는 약수를 찾아내지만 약수를 얻는 대가로 9년이나 힘든 일을 하고, 무장승의 배필이 되어 일곱 아이를 낳아주어야만 했다. 즉 여성이 가진 출산력마저도 고난을 해결하는 과정에 이용했던 것이다.

     

     

                                          ▲한 무녀가 양주지노귀굿에서 바리공주를 구연하고 있는 장면.(출처:segye.com)



     

    부친을 회생시킨 바리공주는 죽은 사람을 살려냈다는 점에서 무당의 치병(治病) 기능을 완수하고 있으며, 또 그 공로로 무신(巫神) 또는 저승신이 되어 무속인의 제향을 받게 된다. 한편 바리공주는 망자를 이승에서 저승으로 인도하는 역할도 한다. 아버지의 약을 구하러 이미 저승을 다녀온 바 있는 바리공주는 이승과 저승을 넘나들 수 있는 초월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며, 그런 그녀에게 망자의 저승길을 맡김으로써 망자의 자손들은 안심하게 되는 것이다.



    무속사회에서 주도권을 쥔 무당은 여성인 경우가 많다. 무속의식의 주체가 여성이고 그 의식에 참여하는 관중 역시 여성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그렇게 볼 때 바리공주는 전통사회에서 억압당했던 여성의식이 만들어낸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윗 글은 책『신화적 상상력과 문화』(정재서 저 이화여자대학교 출판부)에서 발췌했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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