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시인)
얼마 전 어느 행사에 갔을 때의 일이다.
행사장에 늘어선 화환의 꽃들이 아까워
꽃을 몇 개 빼내고 있는데
"어~, 꽃이 꽃을 꺾으면 어떡해요!!"
라는 소리가 들렸다.
뒤돌아 보니 알고 지내는 동네 아자씨!(모 신문사 편집국장)
순간 '어라? 저 넘이 희롱하네?! 날더러 지금 꽃이라고?'
기분이 좀 나빴었다.
오늘 점심 먹는 자리에서 그 사람을 만나게 돼
지난 번 ‘꽃 발언’이 불쾌했다고 하니 멀뚱한 표정을 짓는다.
그게 왜 기분나쁜 소리냐는 것이다.
"글쎄, 그게 기분 나쁘다고~오! 또 그러면 맞는데이!!"
했더니,
"아니, 꽃보고 꽃이라는데 왜 기분이 나빠요?“
큰 소리다.
"글쎄 그게 희롱이라니깐욧!!"
그런데 이해를 못한다.
기분 나쁘다는 내가 이상한 거라고... 정말 이상한 거라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어댄다.
여성학을 만나기 전에도
<여자는 항구, 남자는 배>
<여자는 꽃, 남자는 나비>
이런 표현들이 참 싫었다.
어린 시절에도 왠지 심청이, 콩쥐팥쥐, 이런 동화들...
스토리가 매우 싫고 짜증이 났었다.
꽃이라는 말에 짜증이 나는 내 심정을 왜 그는 전혀 이해를 못하는걸까?
에휴~~
어떻게 해야 그 아자씨에게 내 기분을 이해시킬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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