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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티 미스아메리카 운동 50주년을 기념하다!
    최고관리자 / 2018-01-15 14:27:15
  • 50년전 전세계를 놀라게 하며 페미니스트 운동을 태동시킨 미스아메리카 반대시위는 어떻게 시작이 된 걸까

    나쁜 페미니스트의 저자로 우리 나라에도 많이 알려진 록산 게이가 스미소니언 매거진에 미스아메리카 반대시위와 페미니스트운동에 관한 글을 기고했다

    록산 게이의 글 “50년전, 시위자들은 미스아메리카 경연대회를 점거하고 페미니스트운동으로 세계를 전률시켰다.

    (Fifty Years Ago, Protesters Took on the Miss America Pageant and Electrified the Feminist Movement)”를 소개한다

    번역 유숙열




    50년전

    시위자들은 미스아메리카 경연대회를 점거하고 

    페미니스트운동으로 세계를 전률시켰다

    Fifty Years Ago, 

    Protesters Took on the Miss America Pageant and Electrified the Feminist Movement




    미스아메리카 경연대회는 진보적인 행사인 적이 결코 단 한번도 없었다

    그러나 50년 전인 1968년 그것은 페미니스트 혁명을 촉발시켰다

    여성들이 최초의 미스아메리카 반대시위를 조직하며 그들은 여성과 아름다움에 대한 여성혐오적 태도에 반기를 들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이 총체적으로 여성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대해 반기를 든 것이었다

    1968년 폭동은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다(The Personal is Political)“는 귀절로 유명해진 

    래디컬 페미니스트 캐롤 하니시의 아이디어였다

    그 해 여름 열리게 되는 미인대회를 시위로 방해함으로써 이제 막 태동한 여성해방운동을 공공에 알리게 될 한 방편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다른 많은 것들과 마찬가지로 미스아메리카 경연대회도 마케팅의 일환으로 시작되었다

    미스아메리카 경연대회는 노동절 바로 다음 아틀란틱시티에서 신문들이 그들의 판매부수를 늘리고 

    휴양지 경제계가 장사가 되는 여름시즌을 확장해볼려는 계산에서 1921년에 시작되었다

    전국의 신문들은 젊은 여성들의 사진으로 예선을 열어 심사하고 

    예선통과자들이 아틀란틱시티로 와서 미스 아메리카 경연대회에 참가하는 것이었다

    아마도 젊은 여성들이 그들의 외모만으로 평가받는건 아니라는 이유인지 1938년 재능경쟁이 도입되었지만 

    이 작은 진보도 또 다른 퇴보와 함께 왔다

    같은 해에 미스아메리카 대회당국은 지원자격을 18-28세의 독신 미혼여성으로 한정지었다.


    하니시와 그 외 다른 반대시위 조직가들에게 미스아메리카대회는 분명한 목표였다

    822일 뉴욕래디컬우먼은 모든 정치적 분파의 여성들을 대회당일인 97일 대회가 열리는 아틀란틱시티 보드웍으로 초대한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그들은 우리를 대표한다고 주장하면서 모든 영역에서 여성들을 억압하는 이미지인 미스아메리카의 이미지에 항의할 것이라고 썼다

    시위는 자유쓰레기통을 제공해 여성들의 육체적 억압의 상징인 

    브라, 거들, 머리롤러, 가짜 속눈썹, 가발, 코스모폴리탄, 레이디스홈저널, 패밀리서클 등 예선을 다룬 잡지 등을 던져 넣을 것이다

    조직가들은 또한 미인대회 스폰서기업들의 상품 불매운동을 동시에 제안했다

    남성기자들의 인터뷰는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직까지도 이 시위의 사랑스러운 디테일로 남았다.




    시위자들은 또한 그들이 왜 시위를 하는지 10가지 이유가 세세한 설명으로 들어있는

    여성선언서라고 부를수도 있는, 그런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가지 주장은 젊은 여성을 폄하하는 생각없는-젖통-소녀의 상징이었으며 

    또 다른 하나는 유색여성이 당선된 적이 단 한번도 없었고 흑인여성들을 위한 경연대회도 없기 때문에 인종차별에 대한 것이었다

    진정한 미스아메리카-아메리칸 인디언이 당선된 적도 없었다.”고 그들은 썼다

    또한 그들은 군산복합체와 군대내의 오락용 마스코트로 쓰이는 미스아메리카의 역할을 비판했다

    그들은 또 후원기업의 소비주의적 본성과 여성의 가치를 오로지 미의 기준으로만 재는 것을 비판하며 

    노 모어 미스아메리카(NO MORE MISS AMERICA)”를 선언했다.



    그들은 남자의 참가를 금지한다는 것을 포함하여 시위의 세부사항을 담은 시위 허가를 받다

    97일 오후 미스아메리카대회가 열리고 있는 컨벤션센터 밖 

    아틀란틱시티 보드웍에 는 수백명의 여성들이 몰려 모든 여성은 아름답다(All Women Are Beautiful)”, 

    동물퍼레이드는 인간에 대한 모욕이다”, 

    플레이보이 장식품이 되지 말라!”, 

    화장이 억압의 상처를 감출수 있는가?” 등등의 귀절이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시위자들은 게릴라전술을 쓰기도 했다

    한 여성은 아이와 냄비, 프라이팬 등을 들고 보드웍을 대걸레질하는 소극을 공연함으로써 

    여성의 일이 얼마나 끝나지 않는 일인지를 풍자했다

    저명한 흑인 활동가이자 변호사였던 플로 케네디는 미의 기준으로 여성이 노예화되고 있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자신을 미스아메리카 꼭두각시에 사슬로 묶었다.

     

    자유쓰레기통은 저명한 물건이었다

    그리고 시위에서 그 역할에 대한 논평이 여성해방운동에 대한 엄청난 오해-시위에서 브래지어를 불태웠다는-의 시발이 되었다

    그것은 너무도 강력한 이미지였다: 분노한 페미니스트들이 가슴을 조이지 않고 자유롭게, 그들 자신의 해방을 부르짖으며 브래지어에 불을 지른다

    그러나 그런 일은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다. 실상 공식관리인들은 보드웍이 나무로 되어있기 떄문에 인화성이 높아 쓰레기통을 태우지 말 것을 주문했다.

     

    그 신화는 뉴욕포스트기자 린지 반 갤더에게로 거슬러 올라가며 

    그는 시위가 시작되기전 미리 쓴 기사에서 시위자들이 징병카드를 태운 것과 같이 브라를 불태울지도 모른다고 암시했다

    다른 포스트기자들이 그 아이디어를 사실로 보도해버린 후에 

    저명 컬럼니스트 아트 부크월드가 그 신화를 전국적으로 퍼뜨렸다.

    이 시위의 마지막 가장 비극적인 일은 시위 여성 몇몇이 그들의 브래지어를 공공연하게 불태우는 것으로 일어났다.”고 그는 썼다

    그는 만약 보통의 평범한 미국 여성이 그녀의 미용제품들을 포기한다면 

    그녀는 불쌍한 이웃 소년같이 될 것이고 미국남성들이 그녀와 어쩔 이유도 없어질 것이다.”고 한껏 즐기며 여성혐오를 계속했다.

    단 몇 문장 만으로 부크월드는 미인대회 반대시위의 긴급한 필요성을 간결하게 묘사한 것이다.

    실제 미스아메리카대회가 열리는 저녁

    캐롤 하니시를 포함한 시위자들 일부는 대회장으로 숨어들어가 

    여성해방이라고 쓴 배너를 펼치고 여성해방!’, ‘노 모어 미스아메리카!’ 등의 구호를 외쳤다

    방송으로 생중계되던 중에 벌어진 그들의 행동은 급성장하는 여성해방운동에 측정할 수 없는 홍보효과를 주었다.




    98일 자정, 아틀란틱시티 리츠칼튼에서 몇블록 떨어진 곳에서 미스블랙아메리카 경연대회가 열렸다

    흑인들은 만약 미스아메리카 경연대회가 흑인여성들과 흑인들의 아름다움을 수용하지 못한다면 그들의 미인대회를 스스로 만드리라 결정했다

    흑인기업가 J. 모리스 앤더슨은 미스아메리카가 되고싶다는 딸들의 소망을 듣고 

    그의 자녀들의 야망이 인종차별주의에 좌절당하지 않도록 미스블랙아메리카대회를 만들었다

    1968년 미스블랙아메리카 수상자인 산드라 윌리암스는 

    나는 내 타이틀로 흑인여성들도 역시 아름답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오프라 윈프리는 1971년 미스테네시대표로 이 대회에 참가하였다

    오늘날까지 계속되는 이 대회는 미국에서 유색여성을 위한 가장 오래된 미인대회이다.


    1968 시위가 미스아메리카대회의 본질에 많은 변화를 초래했지만 

    무엇보다도 그들은 주류사회에 페미니즘을 소개함으로써 여성의 권리와 해방에 대한 전국적인 대화와 토론을 확장시켰다

    여성의 투표권에 한정되었던 제1물결 페미니즘은 19세기 말에 시작됐다

    많은 역사가들은 이제 ‘68 시위를 보다 넓은 제2물결 페미니즘의 시작으로 본다

    페미니스트들이 늘 그래왔듯, 시위자들도 끈질기게 그들 자신을 비판했다

    196811월 캐롤 하니시는

    전체미인대회 시위중 우리의 가장 큰 실수 중 하나는 우리의 안티여성주의였다... 미스아메리카와 모든 아름다운 여성들을 결과적으로 우리와 같이 고통받는 우리의 자매들이 아니라 우리의 적으로 몰았다라고 썼다.


    역사는 순환적이다

    여성들은 여전히 제한적인 미의 기준을 갖고 있다

    확실히 아름다움에 대한 문화적 정의는 근래들어 많이 확장됐다

    그러나 충분히 확장되지 못했다

    백인여성은 여전히 미의 이상형으로 떠받들려지고 있다

    미스아메리카 경연대회에서 여전히 여성들은 수영복과 하이힐을 신고 퍼레이드를 벌여야 한다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2002년 영화 미스아메리카에서 

    수영복 경쟁은 아마도 미인대회의 가장 정직한 부분일 것이다왜냐하면 그건 정말로 몸에 관한 것이고 여성을 대상으로 보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역사는 순환적이다

    1968년 시위를 돌아보며 우리는 다시 여성들에 의해 움직이는 문화의 또 다른 의미심장한 순간을 보고 있다

    트럼프대통령이 취임하고 수백만의 여성들과 그들의 연대 집단들이 미국의 수도와 전세계의 도시들에서 여성의 권리와 모든 소외된 사람들의 권리를 위한 인권행진을 벌였다

    그들은 1968년 시위자들이 찾고자했던 같은 권리를 위해 행진했다

    1년후 우리는 더 많은 여성들이 직장에서의 성추행과 성폭력을 폭로하면서 심판의 한가운데 놓여지게 됐다

    그리고 남성들은 사상 처음으로 그들 행동의 진정한 결과를 마주하게 되었다

    1968년과 오늘 사이의 연결조직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게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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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덧글(10)

  • hjh1984 [2018-01-17]
  • 흑인 여성을 〈미스 아메리카 대회〉에서 배제하는 인종차별적 관행에 저항한 것은 정당한 처사였습니다. 당시 〈미스 아메리카 대회〉에서 흑인 여성이 단 한 번도 상을 거머쥐지 못했다는 사실은, 흑인이 미국 사회의 명백한 아웃사이더(outsider)로서 고귀함이나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먼 존재라는 것을 보여준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흔히 ‘가부장제’라 불리는 기성의 사회문화 구조가 미모와 관련해 여성에게 선택의 기회를 허락하지 않은 채 여성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미스 아메리카 대회〉가 무의미한 사회적 움직임이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 hjh1984 [2018-01-17]
  • 그러나 〈미스 아메리카 대회〉와 같은 미인 대회가 소위 여성 혐오와 관련이 있다거나 모든 영역에서 여성을 억압했다는 주장은 ‘절름발이 페미니즘’의 도그마(dogma)에 따른 불합리한 주장입니다. 2013년 10월호 『월간조선』에 실린 「‘남성해방’을 위한 제언(提言)」에서 지적했듯이, 기성의 사회문화 구조는 남녀에게 각자 남성성과 여성성의 스테레오타입(stereotype)을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성적(性的) 스테레오타입에 부합하는 덕성을 갖추고 이를 바탕으로 각자에게 요구된 전통적인 성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이들에게 기성의 사회문화 구조는 인사이더(insider)로서 고정된 역할과 지위, 나아가 이에 걸맞은 명예와 위상을 부여했습니다.
  • hjh1984 [2018-01-17]
  •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성적 스테레오타입에 부합할 경우 이에 따른 반대급부를 보장받는 것은 남녀 모두 다를 바 없었다는 것입니다. 글쓴이는 미인 대회가 모든 영역에서 여성을 억압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2014년 봄호 『계간 시대정신』에 실린 「영화 〈말레피센트〉를 통해 본 한국사회 성(性)해방의 미래」에서 구체적인 근거 자료를 제시하며 상세히 지적했듯이, 문화사(文化史)적으로 특정 집단의 도덕적, 미적(美的) 가치를 평가하는 잣대인 ‘고결함(respectability)’이라는 관념에 비춰볼 때 여성성의 스테레오타입에 부합하는 여성은 모든 이들의 부러움과 찬사를 한 몸에 받는 고귀하고 아름다운 존재로 여겨졌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조소, 회화 등 미술 작품이나 소설, 시(時), 시나리오, 희곡 등 문학 작품에서 여성성의 스테레오타입에 부합하는 여성은 남성성의 스테레오타입에 부합하는 남성과 함께 기성의 사회문화 구조가 규정한 도덕적, 미적 가치를 지탱했습니다. 역사학자 조지 모스(George Mosse)가 지적했듯이, 미술 작품이나 문학 작품에서 성적 스테레오타입에 부합하는 남성다운 남성은 반드시 여성다운 여성과 함께 묘사됐습니다. 성적 스테레오타입에 어긋나지 않는 한, 남녀 모두는 사회와 다른 한쪽 성(性)을 위해 꼭 필요한 존재로 인정받았다는 것이지요.
  • hjh1984 [2018-01-17]
  • 이는 글쓴이가 신랄하게 비판한 미인 대회와 이를 둘러싼 사회 분위기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술이나 지식을 뽐내는 각종 대회 참가자와 마찬가지로 미인 대회 참가자는 이를 통해 자신의 미모를 마음껏 뽐낼 수 있으며, 미인 대회 수상자는 엄청난 부(富)와 명예를 거머쥠과 동시에 모든 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새삼 설명할 필요도 없는 일입니다. 즉 미인 대회는 여성성의 스테레오타입에 부합하는 여성에게 어떤 혜택이 주어지는지 분명히 보여주는 장이라는 말이지요.
  • hjh1984 [2018-01-17]
  • 이런 사실에 비춰 보면, 미인 대회가 모든 영역에서 여성을 억압했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글쓴이의 주장이 얼마나 불합리한 것인지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물론 기성의 사회문화 구조가 미모와 관련해 여성에게 선택의 기회를 허락하지 않았으며, 따라서 전통적인 남녀관계가 여성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데에는 십분 동의합니다. 그러나 성적 스테레오타입과 관련해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은 남녀 모두 마찬가지였습니다. 즉 기성의 사회문화 구조는 남녀 모두에게 성적 스테레오타입을 요구하며 남녀 개개인의 자유를 침해했을 뿐, 어느 한쪽 성(性)에게 일방적인 억압이나 희생을 강요하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 hjh1984 [2018-01-17]
  • 글쓴이와 같은 이들은 미인 대회로 인해 여성이 대상화된다는 사실을 문제 삼습니다. 하지만 「‘남성해방’을 위한 제언」에서 지적했듯이, 전통적인 남녀관계는 남녀 개개인의 자유를 침해했을지언정 기본적으로 쌍무적인 성격의 상호관계였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즉 남성은 물질적, 육체적 힘을 이용해 여성의 물욕과 안전욕구를 채워주고. 여성은 미모와 젊음을 이용해 남성의 성욕과 애욕을 채워주는 게 전통적인 남녀관계의 메커니즘이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기성의 사회문화 구조는 결혼이라는 보편적인 사회문화 기제를 이용해 이와 같은 상호관계를 보다 명확히 규정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남성은 자신보다 젊고 아름다운 여성을 아내로 맞이하려 들고, 여성은 신분고하를 막론하고 자신보다 강인하고 유능한 남성을 남편으로 삼으려 드는 오늘날 결혼시장의 동향은 바로 이런 메커니즘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 hjh1984 [2018-01-17]
  • 즉 대상화 과정에서 투영되는 욕망이 물욕과 안전욕구인지 아니면 성욕과 애욕인지의 차이만 있을 뿐, 남녀 모두 다른 한쪽 성의 시각에 의해 대상화되는 것은 다를 바 없다는 것입니다. 남녀를 막론한 모든 인간은 욕망과 이기심을 가진 존재라는 사실을 생각할 때 남녀관계를 논함에 있어 대상화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한 처사이지요. 또한 물질적, 육체적 힘으로 경쟁을 벌일지 아니면 미모로 경쟁을 벌일지의 여부만 다를 뿐, 이성(異性)의 눈에 매력적인 존재로 비춰지기 위해서는 동성(同性)과의 끊임없는 경쟁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는 것도 남녀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시각에서 본다면, 윗글에 언급된 “모든 여성은 아름답다(All Women Are Beautiful)”는 구호는 “모든 남성은 강인하다(또는 유능하다)”는 구호만큼이나 터무니없는 구호입니다. 전통적인 남녀관계에 대한 ‘절름발이 페미니즘’의 접근 방식은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이지요.
  • hjh1984 [2018-01-17]
  • 역사와 젠더(gender)를 공부하는 학도의 입장에서 볼 때, 진정한 성해방을 위해서는 〈미스 아메리카 대회〉와 같은 미인 대회를 없앨 게 아니라, 이를 남성들에게도 적극적으로 개방해야 마땅합니다. 물질적, 육체적 힘으로 자신들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없는 유약하고 수동적인 남성들, 그러면서도 미모에 자신이 있는 젊고 아름다운 남성들이 미인 대회에서 자신들의 미모를 평가받은 뒤 이를 통해 부와 명예를 거머쥐고, 나아가 자신들의 미모를 탐내는 강인하고 유능한 여성을 아내로 삼아 보다 풍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성적 스테레오타입을 타파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즉 전통적인 남녀관계 아래서 여성이 누렸던 혜택을 남성도 동등하게 누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오늘날 미인 대회 수상자들을 아내로 맞이할 수 있는 남성들과 마찬가지로, 미인 대회에서 상을 거머쥔 젊고 아름다운 남성들을 남편으로 맞으려는 여성들은 배우자의 생활과 안전을 책임질 수 있는 강인함과 유능함, 그리고 사명감을 갖춰야 마땅하겠지요.
  • hjh1984 [2018-01-17]
  • 사실 흑인 여성들이 기존의 〈미스 아메리카 대회〉에 대항하는 〈미스 블랙 아메리카 대회〉를 만들어 인종차별적 관행에 저항했다는 윗글의 내용은, 역설적이게도 미인 대회에 대한 ‘절름발이 페미니즘’의 인식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보여줍니다. 〈미스 블랙 아메리카 대회〉를 만든 흑인 여성들이 바라는 게 무엇이었는지는 자명합니다. 그들은 백인 여성들이 여성으로서 누린 혜택을 자신들도 동등하게 누리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입니다. 글쓴이의 주장대로라면, 흑인 여성들은 〈미스 블랙 아메리카 대회〉를 만듦으로써 스스로 일방적인 희생자의 길로 걸어 들어갔다는 결론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이 과연 그렇게 어리석은 이들이었을까요? 그리고 오늘날 미인 대회에 참가하는 여성들은 과연 스스로를 혐오의 대상으로 만들고자 그토록 정성껏 미모를 가꾼 뒤 참가 신청서를 제출하는 것일까요? 한편으로는 미인 대회가 모든 영역에서 여성을 억압했다고 목에 핏대를 세우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미스 블랙 아메리카 대회〉를 만든 흑인 여성들을 칭찬한 글쓴이의 모습은 그가 얼마나 부조리하고 편협한 사고방식의 소유자인지 보여줄 뿐입니다.
  • hjh1984 [2018-01-17]
  • 2017년 6월 14일, 유숙열 선생님께서는 슈퍼 모델임과 동시에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는 폴리나 포리츠코바(Paulina Porizkova)의 글 「미국이 나를 페미니스트로 만들었다」를 번역해 올리셨습니다. 문제의 글에서 포리츠코바는 자신이 빼어난 미모를 내세워 남성들과의 관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하며 “소년들이 우리를 더 원할수록 우리는 더 강력한 여왕이 되어갔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기성의 사회문화 구조에서 여성성의 스테레오타입에 부합하는 여성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무엇인지 분명히 보여준 것이지요. 포리츠코바의 글을 통해 우리는 윗글이 얼마나 편협한 시각에서 쓰인 글인지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습니다.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는 포리츠코바도 분명히 느끼는 여성의 수혜자성을 철저히 외면한 채 미인 대회가 여성에게 일방적인 억압이나 희생을 강요한 것처럼 사실 왜곡을 일삼는 글쓴이의 태도는 그가 ‘절름발이 페미니즘’의 도그마에 사로잡혀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라 할 수 있습니다. 글쓴이의 태도는 페미니즘이 ‘여성 이기주의’에 불과하다는 목소리에 힘을 실어줄 뿐입니다. 나날이 쇠락해가는 이곳 게시판을 되살리는 데에도 아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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