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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팜므 파탈: 페미니스트가 된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최고관리자 / 2017-04-24 14:36:53
  • Femme Fatale: Scared to Be a Feminist

     

    페미니스트가 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한국에서 페미니스트가 된다는 것과 외국에서 페미니스트가 된다는 것의 차이가 있을까

    하바드대학의 교지 하바드크림슨 The Harvard Crimson’에 소개된 정치학과 3학년 니안 후의 칼럼

     팜므 파탈: 페미니스트가 된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Femme Fatale: Scared to Be a Feminist”을 소개한다

    -------------------------------------------------------------------


    과거에 나는 어떤 페미니스트들을 너무 유화적이라고, 즉 남자들에게 타협적이라고 비판했었다

    이를테면 엠마 왓슨같은 백인 유명 페미니스트들을 주로 그런 이유로 비판했었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페미니즘이 핵심으로 혁명적이어야 하며 변명을 늘어놓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페미니스트가 된다는 것은 남에게 영향을 미치는 행위로 물을 탄 페미니스트라도 파급효과가 있어 반발을 불러일으키게 마련이다

    심지어 상당부분 남성의 억압에 대해 시간을 할애한 엠마 왓슨의 UN연설 조차도 심각한 반발을 초래했었다

    온라인에서는 그녀의 UN연설에 대한 보복으로 누드사진을 공개하겠다는 협박이 난무했었다.

     

    젠더불평등에 관해 발언한다는 것은 아무리 그것을 유화적으로 부드럽게 표현한다해도 모험을 하는 것과 같다

    당신이 여자라면 페미니스트가 된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며 젠더불평등에 관해 공개적으로 발언한다는 것은 더욱 두려운 일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훨씬 약한 정도이지만 나 자신도 그런 경험이 있다. 내가 처음 이 칼럼을 쓰기 시작할 때

    나는 누구의 발도 밟지 않으려고 매우 조심을 했다. 나는 아주 객관적이고 싶었고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었다

    나는 잡년행진과 강간문화 등에 대해 썼다. 나는 그 주제들이 비교적 논란의 여지가 적다고 생각했다

    : 여성들의 성경험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하지 말아라! 여성들이 생리하는 것에 대해 놀리지 말아라! 여성을 강간하지 말아라! 얼마나 당연한 주제들인가.

     

    그러나 나는 인터넷 상으로 온갖 곳의 온갖 남성들로부터 끔찍한 코멘트들을 받았다

    그들은 나를 남성혐오자라고 불렀고, 내가 절대로 애를 낳지 못할 것이라고, 또 어떤 남자도 나같은 페미나찌하고 데이트하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바드대 남학생들은 직접 나에게 찾아와서 나와 마주 앉아 내 칼럼에 대해 논쟁을 하고 싶어했고

      모든 남성들이그와 같이 행동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내가 너무 멀리 나갔다고 말했다

    심지어 한 남성전용클럽에서는 명백하게 논란의 여지가 있는 나의 신념 때문에 나를 블랙리스트에 올렸다는 소문도 들었다.

     

    내가 받은 최악의 코멘트는 실상 내가 상당히 보수적이었을 때, 심지어 내가 페미니스트라고 밝히지도 않았을 때 페미니즘에 대해서 쓴 악의없는 칼럼에서 왔다.

    나는 그냥 단순하게 페미니즘이란 다수의 성적 파트너를 가져도 경멸당하지 않을 자유를 의미한다고 썼다

    그러자 내 사진은 온라인에서 낯선 남성들에게 난도질 당했고 나는 잡년이라 불려졌으며 성병이 있다고 낙인이 찍혔다.

     

    그래서 나는 왜 여성들이 스스로 그들을 페미니스트라고 부르지 않는지 이해하고 또 남자들을 여성혐오가라고 부르는 것을 두려워하는지도 이해한다

    페미니스트가 된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고 그 신념을 소리내어 말한다는 것은 더욱 두려운 일이다.

     

    그러나 하루의 끝인 밤에는 심지어 이 세상에서 여자로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두려운 일이다

    나는 이미 두렵다. 나는 밤이 깊어지고 남자가 나를 뒤에서 바짝 가깝게 따라오고 있으면 두려움을 느낀다

    또는 남자들만 가득한 차가 길거리에서 나를 쫓아오며 야유할 때도 나는 두렵다.

     

    내가 아무 말을 안해도 나는 두려움을 느낀다. 침묵은 나에게 안전을 보장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폭력에 대한 두려움이나 공포에서 나자신을 침묵시키지 않을 것이다

    나는 여성들이 젠더불평등에 관해 말할 때마다 그들이 택하는 진정한 모험에 대해서 이해한다

    그래서 우리 모두 기꺼이 그 모험을 택하기를 희망한다.    


    번역 유숙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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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덧글(5)

  • hjh1984 [2017-04-26]
  • 글쓴이나 ‘잡년 행진(slut walk)’의 주최자들은 전통적인 남녀관계를 해석함에 있어 첫 단추가 잘못 끼워져 있습니다. 2014년 봄호 『계간 시대정신』에 실린 「영화 〈말레피센트〉를 통해 본 한국사회 성(性)해방의 미래」에서 상세히 지적했듯이, ‘가부장제’라는 기성의 사회문화 구조는 여성의 생명이나 정조를 위협하는 남성의 방종을 사회 질서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죄로 간주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여성보다 우월한 물질적, 육체적 힘을 가진 남성이 여성의 생명이나 정조를 위협하는 일은 역사적으로 드물지 않았지만, 남성이 대다수 사회구성원에 의해 진정한 남성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어떤 경우라도 여성을 위협하거나 위험에 처한 여성을 방관하지 말아야 했습니다. 기성의 사회문화 구조를 지탱하는 기둥이었던 기독교, 이슬람교, 유교 등 고등 종교의 가르침은 물론, 중세 유럽인들이 가진 도덕관념의 정수라 할 수 있는 기사도(騎士道)와 이를 계승한 신사도(紳士道), 조선 사회가 추구한 도덕적 지향점을 뚜렷이 보여주는 향약(鄕約)이나 조선의 기본 법전인 『경국대전(經國大典)』을 통해서도 우리는 여성이 남성의 방종에 무방비로 노출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지요.
  • hjh1984 [2017-04-26]
  • 여성이 남성의 방종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경우는 단 한 가지뿐입니다. 바로 밤거리를 배회하는 글쓴이나 ‘잡년 행진’의 주최자들처럼, 여성이 정숙하거나 조신하기를 거부하며 여성성의 스테레오타입(stereotype)에 어긋나는 행동을 보인 경우입니다. 그러나 이는 여성이 여성성의 스테레오타입을 거부함으로써 스스로 기성의 사회문화 구조의 아웃사이더(outsider)가 됐기 때문일 뿐, 이를 근거로 여성이 남성의 방종에 무방비로 노출됐다고 말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한 처사입니다. 왜냐하면 기성의 사회문화 구조에서 남녀 각자에게 주어진 사회적 몫은 그들이 남성성과 여성성의 스테레오타입에 부합한다는 전제 아래 주어진 것이며, 이런 스테레오타입을 거부했을 때 아웃사이더로 전락해 사회적 낙인을 감수해야 하는 것은 남녀 모두 다를 바 없었기 때문입니다. 기성의 사회문화 구조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우월한 위상을 거머쥘 수 있었던 것도 어디까지나 여성보다 우월한 물질적, 육체적 힘을 바탕으로 여성의 생활과 안전을 책임진다는 전제 아래 가능했던 것일 뿐, 남성이 여성을 보호하고 부양할 책임을 거부할 경우에는 여느 남성들에게 주어지는 사회적 몫을 보장받지 못한 채 비난과 조롱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 hjh1984 [2017-04-26]
  • 요컨대 2013년 10월호 『월간조선』에 실린 「‘남성해방’을 위한 제언」에서 지적했듯이, 전통적인 남녀관계는 기본적으로 쌍무적인 성격의 상호관계였으며, 그 속에서 남녀는 다른 성이 누리지 못한 권리를 누림과 동시에 다른 성이 감수할 필요가 없었던 부자유(不自由)를 감수해야 했다는 것이지요. 저는 「‘남성해방’을 위한 제언」에서 여성의 전통적인 권리를 ‘보호받을 권리’라는 단어로 설명했습니다. 글쓴이는 여성이 자유롭게 밤거리를 배회하지 못하는 현실을 여성억압이라 지적했지만, 남성의 입장에서는 원치 않는 외적(外的)인 활동, 즉 가족부양을 비롯한 남성의 전통적인 성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야심한 시간까지 집밖에 머물며 밤거리를 거닐어야 하는 현실을 남성억압이라 지적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 hjh1984 [2017-04-26]
  • 그렇다면 글쓴이와 같은 여성들에게 남성들이 분노를 터뜨리는 이유가 무엇인지 명확해집니다. 전통적인 남녀관계가 쌍무적인 성격의 상호관계였으며, 그 속에서 남녀는 각자 서로 다른 형태의 부자유를 감수하고 이에 따른 반대급부를 보장받았다면, 이를 깨뜨리기 위해서는 남녀 간의 상호적인 거래가 이뤄져야 합니다. 즉 글쓴이와 같은 여성들은 그동안 여성으로서 누린 ‘보호받을 권리’를 과감히 포기함으로써 남성의 전통적인 책임, 즉 여성을 보호하고 부양할 책임으로부터 남성들을 해방시켜야 합니다. 나아가 그동안 남성들이 누리지 못한 ‘보호받을 권리’를 그들과 동등하게 나눔으로써, 남성들이 남성성의 스테레오타입에 얽매이지 않은 채 개개인의 능력과 적성에 맞는 성역할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쳐 남성성의 스테레오타입으로부터 해방된 남성들을 상대로 더 이상 여성들에게 여성성의 스테레오타입을 강요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냄으로써, 글쓴이나 ‘잡년 행진’의 주최자들처럼 여성성의 스테레오타입에 어긋나는 여성들이 사회적 낙인을 감수해야 하는 현실을 바로잡는 게 남녀 모두를 위한 진정한 성해방을 이룩하는 길입니다.
  • hjh1984 [2017-04-26]
  • 문제는 전통적인 남녀관계가 쌍무적인 성격의 상호관계였으며, 여성에게는 남성이 누리지 못한 고유의 권리가 주어졌다는 역사적 사실을 페미니스트들은 한사코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여성이 여성성의 스테레오타입을 강요받은 게 일방적인 희생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자신들이 감수해야 했던 부자유를 성토하는 데에만 급급합니다. 남성이 감수해야 했던 부자유에만 초점을 맞추며 남성의 처지가 ‘가노(家奴)’와 마찬가지라 목소리를 높였던 고(故) 성재기씨와 다를 바 없는 불합리한 태도이지요. 페미니즘의 불합리한 도그마를 맹목적으로 고수하는 페미니스트들의 이런 이기적이고 뻔뻔스러운 모습 때문에 남성들이 글쓴이와 같은 여성들에게 분노를 터뜨릴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페미니스트들은 남성들을 섣불리 비난하기에 앞서, 자신들이 고수하는 불합리한 도그마에 대해 재고해야 마땅합니다. 글쓴이나 유숙열 선생님처럼 비뚤어진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어느 한쪽 성을 역성들고 다른 한쪽 성을 비난하기에만 급급해서는 결코 진정한 성해방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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