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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회]꿈터, 평화를 향해 달리다!
    조윤주, 김우 / 2013-10-29 03:32:06
  • -8박 9일 알찬 일본 여행

     

                                                            25명의 일본 자전거캠프 참가자들

     

    16명의 중학생, 2명의 고등학생, 7명의 어른.

     

    8월 3일 서울과 양평 출발, 부산국제여객터미널에서 출항.

    8월 4일 새벽 하카타 도착, 그린버스로 시내 관광.

    8월 5일 자전거로 이동, 다자이후 관광.

    8월 6일 가라츠까지 약 60km 자전거로 이동.

    8월 7일 야나가와까지 약 70km 자전거로 이동, 그린코프 자전거대와 합류.

    8월 8일 이사하야까지 약 95km 자전거로 이동, 조별로 나뉘어 그린코프 은륜대로 활동.

    8월 9일 나가사키 평화의 공원까지 약 30km 자전거로 이동, 그린코프의 자전거대 시내 퍼레이드와 행사 참석 후 조선인 위령탑 방문, 후쿠오카까지 버스로 이동.

    8월 10일 하카타항에서 부산항으로.

    8월 11일 서울과 양평으로.

     

    이 여행의 가장 큰 목적은 8월 8일과 9일에 걸친 자전거 행진이다. 일본 큐슈-나가사키 지역의 생협인 그린코프는 매년 부전(不戰)의 내용으로 자전거 행진을 한다. 우리마을꿈터(이하 꿈터)도 오랫동안 자전거캠프를 진행해 온 터라, 이래저래 교류의 기회가 열리게 되었다. 물론, 꿈터의 자전거캠프는 아이와 부모가 함께하는 소통의 장이고, 에너지와 자연 등 환경 문제에 초점이 있다. 전쟁이나 핵무기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다소 생소한 내용이기도 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교류의 기회라고 생각했었는데, 여행을 통해 한중일 근대사는 물론 전쟁과 핵무기 또 핵에너지까지 기웃기웃하며 아이들도 어른들도 짧게나마 많은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3월부터 차곡차곡 준비한 여행

     

    꿈터의 여름 자전거캠프 준비는 아직 찬바람이 쌀쌀한 3월부터 시작된다. 올해의 캠프의 목적지는 퇴촌 나눔의 집, 목천 독립기념관 등 자연스럽게 역사의 현장으로 정해졌다.

    또, 한중일 역사에 관한 책을 읽고 저자와의 만남을 가지기도 하고, 얕은 수준이지만 일본어도 공부하며 차곡차곡 여행을 준비했다. 중간에 일본인과 조별로 나뉘어져 참여를 해야 하기에 설렘보다 더 큰 긴장감 또한 느껴졌다.

    나는 나대로 촬영과 기록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잔뜩 신경이 쓰였다. 달랑 카메라 하나 가지고 가는 이 기록자의 불안한 마음. 실전에 부딪히자 그저 ‘에라, 모르겠다. 어떻게 되겠지.’ 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디지털 장비에 하는 기록보다 내 마음과 머리에 하는 기록이 더 중요하다며 애써 위안도 해 봤다.

    흐흐흐. 그리고 나머지 24명의 손과 눈과 머리도 쉬지 않고 있을 게 분명하니까.

     

                                    ▲1. 일본은 너무 깨끗하다. 나도 모르게 가지런해 진다. 2. 태양을 피해보려고 새벽같이 떠난다.

                                                                3. 더워도 너무 덥다. 4. 아직 일곱 시 반인데

     

                                                        ▲너무 좋아서 힘든 날씨. 비 좀 오지…. 그래도 페달은 밟아야 한다.

     

    너무 더워! 내가 왜 여기 있는지 모르겠어!

     

    하지만, 자전거를 타고 큐슈에서 나가사키까지 가는 길은 험난하기만 했다. 지난 몇 달 준비한 것은 온 데 간 데 없고 오로지 덥다. 덥다. 덥다.

    뜨거운 태양을 피하려고 새벽 4시에 일어나도 날씨는 우릴 놀리는 듯이 덥다. ‘태양을 피하고 싶어서 아무리 애를 써도 태양은 계속 내 위에 있고….’ 비의 괴로움이 이해된다. 숲 속에 들어가면 청량한 공기가 있겠지 기대하며 숲에 가면, 미칠 듯 눅눅한 습기. 도로 위로 나서면, 뜨거운 아스팔트 열기. 피할 곳이 없다.

    더위는 내가 왜 여기서 이러고 있는지 이유를 잊게 하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잃게 했다.

    가끔 해변을 달릴 때 바람을 가르며 맞는 시원한 바람과 눈부시게 아름다운 풍광만이 잠시나마 더위를 잠시 잊게 했다. 언젠가 이 시련도 끝나겠지. 암만….

     

    ▲1.가라츠는 조선에서 납치된 도자기공들이 머물던 곳이라고 한다. 2.새벽에 움직이자니 오늘도 길거리에서 편의점 도시락.

    3. 그린코프 생협에서 식사다운 식사. 이 얼마만인가, 감격! 4. 은륜대 미팅. 긴장되던 시간.

     

    일본인들과의 만남, 그리고 평화의 공원에서.

     

    8월 9일 11시 2분. 일본에 두 번째 원자폭탄이 떨어진 시각이다.

    잠시만 햇살을 받아도 온 몸이 타오르는 8월의 나가사키. 눈 깜짝할 사이에 잿더미로 변한 나가사키. 전시관에서 사진과 전시품을 보니 참으로 암담하다. 내가 상상하던 그 이상, 아니 상상할 수 없는 그 이상이다.

    더군다나 그 곳에서 사망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참전한 남편과 아버지를 기다리는 여성들과 아이들이며, 그 중 또 많은 사람들이 강제 징용된 조선인임을 생각하면 가슴 속에 분노가 차고 눈에 눈물이 고인다. 진짜 나쁜 놈들은 다 잘 먹고 잘 살잖아!

     

    한국에서 뉴스로 만나는 일본은 오만하고 잘못을 뉘우칠 줄 모른다. 특히 요즘 우경화 되어가는 일본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나가사키 평화의 공원에서는 국가기관을 포함한 여러 단체가 제각기 행사를 하고 있다. 설명을 듣자니, 일본정부의 행사는 전쟁을 일으킨 책임은 일언반구 없고 오로지 핵폭탄의 피해자임을 호소하는 내용이라고 한다. 어디에도 전쟁을 일으키고 참담한 행동을 한 것에 대한 사과를 찾을 수 없는 것이 가장 안타까운 일이다.

    그나마, 정부의 의견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음을 알게 된 것이 작은 위안이랄까.

     

    11시 2분에 울리는 사이렌 소리와 함께 1분간 묵념의 시간.

    그 짧은 1분만이 공원의 모든 이가 같은 행위를 하는 시간이다.

    부디, 평화가 계속되기를 바라자.

     

                                            ▲1. 출발 전 행사. 새벽인데 벌써 덥다. 2. 첫 날 도착 후 택견 시연. 뭔가 뿌듯하다.

                             3. 이틀 내내 생협 차량의 지원과 끝없는 응원. 감바레! 4. 나가사키 시내에 도착해서 공원까지 퍼레이드.

     

    공원 구석에 작은 비석 하나.

     

    공원 한 귀퉁이, 무심코 지나칠 크기의 작은 비석이 조선인들의 넋을 달래고 있다. 답사를 다녀오신 분들이 극적으로 발견했다고 한다.

    준비한 소주로 작은 제사를 지냈다. 뭔가 울컥. 그 순간, 지난 며칠 더위를 뚫고 자전거를 탄 이유 따위는 설명할 필요가 없어졌다. 그 순간, 더위도 잊고 피로도 잊고 그냥 뭐라 말할 수 없는 감정만 기억하게 되었다.

    잊지……. 않겠습니다!

     

     ▲공원 구석에 세워진 작은 비석 앞에서 우리들만의 위령제를 지냈다.

    부산을 떠나던 배, 부산으로 돌아가는 배.

     

    부산을 떠나던 배 위. 점점 멀어지는 부둣가의 불빛을 바라보며 여행의 설렘으로 들떠 한껏 감상에 젖어 있었다. 일상을 잠시 잊을 수 있다는 보통 여행의 설렘, 잔뜩 즐거운 아이들의 조잘거림. 여느 캠프의 모습 그대로였다.

     

                                                 현해탄, 같은 바다 위. 우리는 얼마나 다른 사람이 되어서 돌아왔을까.

     

    돌아오는 배 위의 아이들은 피로에 지쳐 잠들면서도, 꼬질꼬질한 모양새가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어깨가 한껏 뒤로 젖혀진 충만함을 온몸에 가득가득 담고 있는 것 같다.

    말도 통하지 않는 일본 친구들을 만났을 때의 수줍음 따위는 잊은 것 같다.

     

    뜨거운 여름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2013년이 벌써 막바지에 이르렀다.

    각자, 아름다운 여행으로 기억되기를.

    앞으로 좋은 인생을 살아가기를

    입가에 떠오르는 이 미소를 언제까지나 간직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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