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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회]나는 정말 야금야금 발전해 가고 있다.
    조윤주, 김우 / 2013-03-11 11:28:48
  • 나무벌레.

     

    지난 2년간 많은 일들이 우리 곁을 스쳐 지나갔고, 2013년 가제트공방은 새로운 운영체제로 체질개선 중이다.

     

    우선, 공방의 이름부터 바꾸기로 하고 많은 회의 끝에 ‘나무벌레공방’으로 결정했다.

    누구든지 이 공방에서 자신을 키우고 자아를 발견하며, 더 아름다운 무언가로 변신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꼬물꼬물 정감이 가는 이름이기도 하고.

     

                                                       ▲나무벌레. 붓을 들고 쓱쓱 그려 작은 간판 하나를 내 걸었다.

     

    다음으로 운영진의 변화다. 맨 처음에는 가제트의 개인 공방이었고, 그 다음은 엄마들, 지금은 나와 썬, 승국, 백발. 이렇게 네 명이 되었다. 생각해 보니 우리는 너 나 할 것 없이 자아를 찾아 꼬물거리는 중이었던 거다. 이 세상 어느 누구라도 늘 그럴 거라는 확신마저 들었다. 그래서 결국은 나무로 먹고 사는 나무벌레공방이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동안 함께 운영하던 2층 카페는 더 나은 쓰임을 위해 운영 분리를 감행했다. 몸집을 줄이고 내실을 키워서 우선 매출의 정상화를 이루는 것이 올 해 우리의 가장 큰 목표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먹고 살자!’.

     

    공방 정리.

     

    새 마음. 새 뜻. 요즘 우리가 하는 일은 공방을 쓸고 닦고 묵은 때를 벗기고 구석구석 정리하고 또 필요한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필요 없는 것은 과감히 버리고, 필요한 물건을 다시 만들고, 공구를 정비하고, 새로운 교육 커리큘럼을 짜고, 온라인 카페(cafe.daum.net/woodbug)도 새로 열고, 홍보도 하고, 새로운 도전을 위해 짜맞춤가구도 배우러 다니고….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들이다.

     

    이제부터는 점점 더 바쁘고 치열해 질 것이다.

    삶의 여유를 찾으려고 공방을 찾은 나로서는 이런 생활이 조금 불편하기도 하지만, 쿵푸팬더처럼 평정심을 찾으려고 애를 쓰고 있다. 이 또한 지나갈 것이고 이 바쁜 나날들의 끝에 내가 바라던 여유로운 삶이 기다릴 것이라는 근거 없는 믿음 하나로 버텨보기로 했다.

    어차피 현재의 나는 육아전쟁 중. 자아를 찾아 투쟁하는 독립군.

    한 마디로, 전쟁터에 살고 있으니까.

     

     
                                                      ▲운영진이 각자 만들기로 한 사물함 중 1호인 내 사물함.(위)

                                                   자작합판으로 만든 빗장. 손잡이 겸 잠금장치로 훌륭한 아이템이다.

     

    공방 정리의 첫 작품은 사물함이다. 샘플링을 겸해서 각자 사물함을 자기만의 스타일대로 만들어보기로 하고 작업에 착수했다. 1호 사물함은 내 사물함인데, 가장 손쉬운 나무인 삼나무로 몸통을 짜고 홍송에 색을 입혀 문짝을 만들었다. 요즘은 손잡이를 주문하기보다 직접 만들어 쓰는 것을 선호하는데, 내 사물함에는 빗장을 만들어서 붙였다. 잠금장치 겸 손잡이로 아주 훌륭하다.

     

    만들어 걸고 한참동안 사물함을 열었다 닫았다 한다.

    새로 산 페인트로 칠한, 차분하면서도 알록달록한 색감이 마음에 들고.

    직접 만든 손잡이가 너무 사랑스럽고.

    경첩을 달아 두 번 접히게 만든 문짝도 뿌듯하고.

    문을 열면 은은한 삼나무 향이 코를 간질이고.

    그 안에 있는 내 보물들도 너무 좋다.

     

    물건을 만드는 일은 이런 것 같다. 돈 주고 주문하면 느끼지 못할 일이다.

    물론 주문해 주시는 분들이 고마운 우리지만, 나는 공방에서 배우고 직접 만들기를 권하는 쪽이다. 그 뿌듯함을 느끼고 함께 나누는 것은 말로 다 할 수 없이 기쁘고 값진 일이기 때문이다. 나무로 가구를 만드는 일은 오랜 시간 동안 정성을 들이게 마련이고, 그렇게 만드는 동안 애정을 담고 마음을 담고 나를 돌아보는 훌륭한 경험을 얻는다.

     

    자신이 자아를 찾는 독립군이라고 생각된다면 언제든 도전해 볼 만한 일이다.

    이것은 물건을 만드는 솜씨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일이다. 잘 못 만든 물건일지라도 마음과 정성을 담은 ‘내 물건’이기도 하겠거니와, 물건을 만드는 행위가 아닌 자아를 찾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게 뭘까, 나에게 필요한 것이 뭘까, 하며 나를 돌아보는 것. 그 자체로도 아름답다. 그래서 이 기쁨을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고, 언젠가 꼭 우리 아이들에게도 전해주고 싶다.

     

    내 스타일.

     

    그러고 보면 결국 이 사물함은 내 스타일의 결정체일지도 모르겠다.

    따뜻한 나무의 질감 자체를 사랑하기는 하지만, 아이들을 위한 가구를 만들다 보면 색을 넣게 되고, 그러다 보면 내 마음도 색깔 따라 밝아짐을 느낀다.

     

     

    ▲내가 만든 뚜껑 달린 오색책상을 보고 똑같이 따라 만든 회원작품. 2012년. 스프러스에 채색.(좌)

    ▲자투리나무로 만든 작은 서랍장. 명함이나 쿠폰을 보관할 수 있는 사이즈. 2011년. 스프러스에 채색.

     

     

                                            ▲도토리방과후에 만들어주었던 책꽂이. 2012년. 미송합판에 채색.(좌)

                                    ▲딸과 함께 사는, 사랑하는 언니에게 만들어준 책상과 의자. 2013년. 홍송에 채색.

     
    ▲느리네 집에 들어갈 사물함. 2013년. 홍송에 채색.
     

    많은 작업들 중에 색을 넣어 마감한 것들을 모아보니 화려하기도 하고 따뜻하기도 하다.

    색을 넣어 작업하는 빈도가 그다지 높지는 않지만, 가끔 지루할 때 하면 아주 재미있는 작업이 된다. 색을 쓰다보면 마음에 들지 않아 짜증날 때가 많다. 그래서 더 스펙터클한, 재미있는 작업이다.

     

    맨 처음 만든 작은 서랍장은 그냥 작은 소품 하나 끄적거리다 손에 잡히는 색으로 서랍 문을 마감하고 손잡이도 만들어 달았다. 채색과 자작 손잡이의 전초전이다.

    두 번째로 만든 책꽂이는 아이들이 쓰는 공간에 뭔가 밝은 느낌을 주고 싶어서 색을 넣었다. 싼 자재로 마음에 드는 작품을 얻었다.

    세 번째의 책상은 2011년에 자투리나무와 아크릴 물감으로 실험해 보았던 뚜껑 열리는 책상인데, 사진은 그 책상을 보고 똑같이 따라 만든 회원의 작품이다. 아이에게 꼭 만들어 주고 싶다며 부탁을 하셔서 노하우 그대로 전수해 드렸다. 내가 만든 것을 보고 똑같이 하고 싶다는 말을 듣는 순간 마음속에 기쁨이 넘쳐흘렀고 처음으로 보람을 느꼈다.

    네 번째의 식탁과 의자는 주문가구이기는 하지만, 딸과 둘이 사는 그 언니에게 작은 선물이 되었으면 싶었다. 내가 너무 좋아하는 언니이기도 하고 이 식탁으로 집안에 봄을 안겨주고픈 생각이 들어서 ‘색’이라는 선물을 했다. 언제나 밝게 살기를~

    그리고 마지막으로 함께 이 연재를 함께하고 있는 느리가 주문한 사물함이다. 꽤 큰 몸통의 가격을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서 합판을 썼기 때문에 문에다가 아름다움을 담고 싶었다. 욕심을 좀 냈더니 좀 까다로워지기는 했지만, 결과물은 훌륭할 것 같다.

     

    좀 더 오래, 열심히 살아야겠어!

     

    글을 쓰는 일은 참, 고마운 일이다.

    뒤를 돌아보는 일이 얼마나 훌륭한 일인지 글을 쓰면서 새삼 깨닫게 된다.

    이렇게 돌아보니 나는 정말 야금야금 발전해 가고 있다. 아니, 내 스타일을 찾아가고 있다고나 할까? 아직은 뭔가 버라이어티하고 복잡한 나. 그래서 내 앞날이 궁금해진다. 이런 게 사는 이유일까? 내년 이맘때, 혹은 십년 후 돌아보면 또 어떤 내가 기다릴지. 너무 궁금하다.

    그러니까 조금만 더 열심히, 오래 살아보자. 내 스타일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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