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서 잘 생존한다는 것은 잘 협상한다는 것과 동의어일 정도로 현대사회에서 협상능력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그런데 여자들은 이 중요한 협상에서 얼마나 잘 하고 있을까? 여자는 남자와 전혀 다른 협상 스타일을 갖고 있다는데....여자들이 협상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도록 하기 위해 협상에 대한 생각의 물꼬를 틔워주는 책, <여자는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의 내용을 총 4회에 걸쳐 소개한다. 그 세 번째 편.-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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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여자보다 경제적으로 더 많은 자원을 획득한다. 경제적인 부분과 비경제적인 부분 모두에서 여자가 뒤처지는 역사적·사회적 이유들을 들먹일 수도 있지만, 협상 또한 그 보편적인 현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는 앞에서 초봉 협상을 하지 않은 여성들이 직장 생활에서 얼마나 많은 손해를 보는지 살펴봤다. 그러나 협상 자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얼마나 잘 협상하는지, 그리고 얼마나 많이 얻어낼 수 있는지가 또한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 왜 여자들은 협상에서 남자보다 적게 받고, 왜 그토록 적게 요구하고, 너무 많이 또는 너무 빨리 양보하려고만 할까.

왜 남자는 협상에서 여자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을까? 목표, 즉 남녀가 협상에 임할 때의 목표가 결정적인 차이를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 높은 목표가 더 좋은 협상 결과를 가져온다는 관점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더 높은 목표는 협상에 임한 사람이 내놓는 ‘첫 제안’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고, 둘째는 그가 얼마나 빨리, 또는 얼마나 늦게 자신의 처음 입장에서 물러서느냐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첫 제안은 당신이 무엇을 받아들이고 어떻게 시작할 것인지에 대한 상대 협상가의 예상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좋은 협상 결과를 이끌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야심찬 목표의 부족은 특히 여성들에게 일어나는 협상의 실수인 ‘너무 많이 양보하고 너무 빨리 물러서는 성향’에 영향을 준다.

리스크가 작으면 이익도 작다

우리는 여자가 남자보다 덜 공격적인 목표를 세우고 첫 제안도 좀 더 낮게 하며 더 빨리 물러선다는 것을 알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여성은 그들이 당연히 받아야 할 것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너무 많이 요구하는 것이 인간관계에 위협이 될지 몰라 불안해하거나, 너무 많이 요구하면 주변 사람들이 안 좋게 반응하지 않을까 두려워하는 것이다. 게다가 여자는 협상으로부터 그들이 얻을 수 있는 것에 대해서 남자보다 덜 낙관적이다. 그들은 위험을 감수하는 데 남자보다 더 불편해하고 자신의 협상 능력에 자신 없어 한다. 그래서 쉽게 얻을 수 있는 것만 요구하는 것이다.

한 연구에서 남녀 경영대 학생들에게 어느 직장의 관리직을 가정한 뒤, 그 직책이 회사로부터 받을 임금의 최고 액수를 추정해보도록 했다. 그 결과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훨씬 더 높은 액수를 책정했다. 이런 낙관적인 태도는 협상 테이블에서 남자들에게 강력한 이익을 가져다준다. 옳건 그르건 그들은 스스로 여성보다 더 나은 입장에 있다고 믿기 때문에 공격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첫 제안을 높게 제시하며 물러서지도 않는다.

적절한 목표가 어설픈 전략보다 낫다

목표를 정하기 위해 시장 정보와 외부에서 정한 다른 가이드라인을 사용하는 것이 여성의 협상 결과를 상당 부분 증진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러한 외부 가이드라인의 사용은 여성의 목표를 높여줄 뿐만 아니라 그들의 더 나은 협상 타결에 도움을 준다. 또한 협상 결과에서 나타나는 남녀의 격차까지 없애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낙관주의가 가능성의 한계를 믿는 것이라고 한다면, 위험 부담은 목적을 향해 단호히 덤벼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남성과 여성은 사회적 위험이 포함된 활동에 다르게 반응한다. 심리학자 엘리자베스 아치에 따르면, 남성은 사회적으로 위험한 상황에 참여하는 것을 도전으로 받아들이는 데 반해, 여성은 그런 활동을 위협적인 것으로 여긴다. 협상 역시 거부나 실패 가능성이 포함되기 때문에 여성에게는 잠재적인 위협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두 번 거절하면 세 번 요구하라

여자가 협상에서 더 낮은 목표를 설정하고 좋지 않은 결과를 내는 것은 협상에 대한 자신감 부족 때문이다. 심리학자들은 자신감이 많은 사람일수록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끝까지 밀고 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협상은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줘서 원하는 바를 얻으려고 하는 과정이다. 여성이 협상 능력에서 자신감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그들은 협상을 시도하지도 않을 것이며 상대편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려고 하지도 않을 것이다.

미국의 한 경영학 교수는 MBA 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각각 ‘목표 설정’에 대한 트레이닝 수업과 ‘자기 경영’ 기법에 대한 트레이닝 수업을 진행했다. ‘목표 설정’ 트레이닝은 도전적인 목표 사용이 어떻게 실적을 증진시키는지와 임금 협상에서 적절한 목표를 설정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자기 경영’ 트레이닝에서는 불안감이나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상황에서 이행 장애를 예측하고 그런 상황을 다루는 전략을 발전시키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목표 설정’ 트레이닝을 받고 가상 임금 협상을 시행하자 남녀 그룹은 모두 협상 결과를 진전시켜 결과적으로 남녀의 임금 격차는 동일했다. 그러나 ‘자기 경영’ 트레이닝을 받고 가상 임금 협상을 시행한 그룹에서 여학생들은 자기 지배력 수치를 월등히 높여 남학생과 비슷한 임금을 얻어냈다.

그들은 협상에서 더 높은 목표를 정했고 너무 많이, 너무 빨리 물러서지도 않았다. 그 결과 스스로를 위해 기회를 만들어 협상에서 더 나은 보수를 얻어내고 이전에 그들을 가로막았던 장애들을 극복했다.

여자가 협상에서 낮은 목표를 세우는 것은 협상에서 다른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거기에는 근무 시간을 융통성 있게 사용해 엄마 역할 같은 개인적인 목표를 얼마간 수행하는 것이 포함된다. 이런 목표를 위해서 여자는 많은 사회적 목표를 아낌없이 희생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여자들이 이런 개인적인 포부를 더 많이 안고 협상 자리에 나온다 하더라도, 그렇게 많은 것을 희생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개인적·직업적 포부가 무엇이든 간에 목표를 더 높이 설정하면 목표에 더 집중하고 확고한 입장을 견지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제 여성들은 목표와 자신감의 높이를 동시에 상향평준화할 때이다. 마음먹기에 따라 곧 달라지는 연봉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