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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회]넘어지면 또 일어나라!
    2013-08-12 05:18:14
  • -7월 여신 스터디모임 후기


    손금을 보면 그 사람의 운명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운명은 자신의 노력과 의지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여지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의 손에는 신이 그려놓은 선이 있습니다.

    이 선은 지울 수도 바꿀 수도 없는 삶의 무게를 짊어줍니다.

    우린 그것을 숙명이라 부릅니다.

     

                                                                               ▲다큐<사이에서>한 장면
                                   (출처:http://movie.naver.com/movie/bi/mi/photoView.nhn?code=48553&imageNid=4984590)

    7월 첫 번째 토요일, 내 마음속 은밀한 약속이었던 여신스터디 모임이 스튜디오 메이란(meilan)에서 운명으로 꽃피었다. 나의 첫 운명의 꽃 개화 날이 다른 많은 분들에게도 길일 이었나 보다. 나처럼 여신스터디모임을 처음 찾은 분들이 많아 메이란을 꽉 채웠다. 이렇게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의 운명은 중첩되고 이어지는가 보다. 모임이 생긴 이래 제일 많은 사람이 함께한 자리!! 처음 온 분들의 설렘과 첫 방문자들을 맞이하는 반가움이 넘실거리며 서로를 뜨겁게 환영하는 자기소개가 있었다. 정성스럽게 차려진 음식을 서로에게 권하고 나누면서 듣는 자기소개란 어떤 음식보다 달콤했다. ‘여성과 여신’에 대한 의지가 버무려진 진솔한 소개말이 공간 안에 울려 퍼지면서 에너지는 점점 고조되기 시작했고, 마지막으로 특별 초대손님인 여사제 전화연님의 강렬한 인사말이 있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얼마나 반갑고 소중한 존재인지를 확인하는 귀한 시간이었다.

     

    어느덧 한바탕 기쁜 잔치가 된 모임의 첫 순서는 이창재 감독의 다큐 <사이에서>를 보는 것이었다. 대무(大巫) 이해경님을 담은 이 다큐멘터리를 같은 여사제인 전화연님과 함께 감상하는 것은 영화와는 또 다른 울림을 주었다. 


                                                                       ▲모임 이래 제일 많은 사람이 함께한 자리!! 

    신과 인간 사이에서...


    다큐 <사이에서>는 신과 인간 ‘사이에서’ 경계적 존재로 신의 부름 앞에 인간적 괴로움을 겪는 사제들의 모습을 담아냈다. 최근에는 큰 규모의 굿 축제가 열리고 굿을 전통문화로 보존 육성하는 움직임이 활발하지만 굿과 무속은 사람들에게 가까우면서도 늘 낯설다. 전통 종교로서 무속의 가치가 하락함에 따라 무속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해졌고 ‘무당’은 사회 인식과 편견들 속에서 상처받을 수밖에 없는, 저주받은 신의 사제가 된 것이다. 영화 속에는 이런 사회 풍토 속에서 신의 사제들이 어떻게 누구보다도 위로받아야 할 존재가 되어 가는지 보여준다.

     

                                                                             ▲다큐 <사이에서> 포스터

              (출처:http://movie.naver.com/movie/bi/mi/photoView.nhn?code=48553&imageNid=4984590)

     

    ‘자신의 손으로 직접 삶을 일구어 왔다고 생각하는’ 감독의 손에 의해 담겨진 이들은 ‘손에 신이 그려준 운명이 있는’ 거부할 수 없는 숙명을 따라 이해경님을 찾아온 사람들이다. 28살의 황인희씨에게 생겨난 원하지 않았던 예지력과 불운들, 자식들의 반대로 30년 동안 무병(巫病)에 시달리며 온몸이 망가지도록 견뎌야만 했던 50대 손영희씨, 한쪽 눈을 실명하게 된 뒤에 천왕신을 보게 됐다는 8살 김동빈의 신내림 현장에 우리는 초대된다. 그리고 우리가 목격하게 되는 것은 같은 숙명을 가진 사람들의 처연한 슬픔이다. 이해경님은 신을 원망하며 두려움에 떠는 인희가 안타까워 눈물을 쏟고, 모진 삶을 고통으로 견뎌온 영희씨 안의 영들의 설움들을 다독이며, 아무것도 모르는 동빈이를 위해 가슴으로 한탄한다.

     

                                                                             ▲다큐 <사이에서> 한 장면 
                                  (출처:http://movie.naver.com/movie/bi/mi/photoView.nhn?code=48553&imageNid=4984590)

    나는 산 자를 위해서도 울고, 죽은 자를 위해서도 우는 그들의 눈물이 너무 서글프고 가슴아파 영화를 보는 내내 울었다. 이렇게 눈물을 쏟아내면서 먼 타인처럼 낯설었던 영화 속 주인공들과의 거리감이 사라졌다. 마음으로 함께 울며 내 안에 그들이 ‘빙의’된 듯, 그들을 위로 하고픈 눈물이 나를 위로하고 있었고, 그들의 슬픔이 나를 씻기고 있었다. ‘사이에서’의 경계가 지워지는 순간이었다.

     

    예기치 못한 방문자의 등장

     

    영화가 끝나고 난후 불이 켜지니 나처럼 많은 분들도 흘러넘쳤던 눈물을 닦아내고 있었다. 초대손님인 전화연님도 눈물을 흘리신 듯 보였다. 전화연님에게 스크린 밖에서, 한국의 여사제로 살면서 겪어 오셨던 자신만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었다. 스크린 속 영화는 끝났지만 또 다른 영화가 상영되고 있는 기분이었다.

    재능이 많았던 아이, 무대를 누구보다 누렸던 예쁜 소녀는 신의 징후를 느꼈다. 소녀는 여인이 되어서도 방황했고 운명을 거부하며 무병을 앓았다. 신의 선택을 받아들이기까지의 고통과 숙명을 받아들이고 난 이후에도 계속되었던 삶의 역경들이 있었지만 그녀는 꿋꿋하게 자신만의 독자적인 무속의 길을 개척해 내고자 한다.

    듣는 관객은 신명나는 판소리에 온듯 이야기에 빠져들었다가 나왔고, 재주꾼 여사제에게는 언변이 뛰어나신 그 분이 왔다 가셨다 했다. 무대 위가 뜨거웠던 만큼 이어지는 질문 시간도 뜨거웠다.

     

                                                                                         ▲전화연님

    고민해 왔던 인생의 문제에서 전화연님의 이야기를 통해 해결점을 발견했다는 분도 계셨다. 나는 급작스럽게 내가 과거에 굿했던 경험을 고백해 버리고 말았다. 서로의 깊은 속풀이, 한풀이가 터져 나오고 궁금했던 질문과 명쾌한 대답이 빗발같이 오고갔다. 속이 뜨거워졌고 다른 한편으로는 시원해졌다. 죽은 자와 산 자의 소통을 돕고, 삶과 죽음,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서 사람들에게 삶의 조언자가 되어주는 것이 여사제라면 그날 우리는 아름다운 ‘진짜’ 여사제와 함께 모두가 서로에게 여사제가 되어주었던 게 아닐까?

     

    이날의 특별함은 예기치 못한 방문자의 등장으로 더 빛을 발했다. 지나가다가 ‘우연히’ 들르셨다는 국제적인 신학자 정현경 선생님. 선생님은 독일에서 공부하신 몸과 영성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전해주셨다. 함께 오신 이화여대 무용과 조기숙 교수님은 삶으로 스며들고 있는 예술과 무용에 대해 리듬감 있게 이야기해 주셨다. 정현경 선생님은 이 우연 같은 필연의 방문으로 8월 여신스터디모임을 주재하시게 되었다. 언제나 찬란한 존재감을 과시하는 선생님이 이끌 8월 모임에 벌써부터 두근두근 기대가 된다.

     

                                                                  ▲예기치 못한 방문자 정현경쌤(좌)과 조기숙 쌤
     
                                                              
    ▲심오한(?) 이야기가 더 끈끈하게 이어진 뒷풀이

    마지막으로 다큐 <사이에서>에서 이해경 선생님이 눈물로 부르셨던 무가(巫歌)를 띄운다.

     

    사바세계로 불리러 갈제 나를 따라 오너라. 멀고도 험하고 거치른 길이로다. 가다보면 또 넘어진다. 또 일어나라. 가다보면 깊은 산이 있고 깊은 물이 있고 옅은 물이 있다. 또 넘어진다. 모든 것이 싫다. 신도 싫고 인간도 싫다. 혼자 있고 싶어진다. 멀리 멀리 도망가고 싶다. 그때 되도 신명에게 의지해라. 신명밖에 네 마음을 알아주는 이 없다. 신명에게 의지해라. 신명에게 의지해서 가다보면 또 넘어진다. 일곱 번 넘어져도 일어나라. 오뚝이처럼 팔딱 일어나라. 그럴 때일수록 중심을 잡아라. 한 눈 팔지 말고 한길을 봐라. 그렇게 가다보면 분명히도 내 설 곳이 있느니라.

     

    -박순천(여신 스터디 회원)

     

    *여신스터디 모임에 동참하고 싶으신 분은 feminif@naver.com 으로 연락주세요^^ 

     

    이프 여신스터디 모임▶

    http://cafe.daum.net/ifgodd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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