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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회]삼각산 ‘재미난 마을’ 공동체를 가다
    2013-06-11 02:27:42
  • -5월 여신스터디모임 후기

    재미난 마을? 이름부터 궁금증을 자아냈다. 농촌 지역의 공동체 프로젝트가 아닌 도시의, 그것도 서울 안의 마을 공동체는 어떤 모습일까? 여신모임은 마을카페에서 시작되었다. 화사한 노란 담벼락에 ‘재미난 카페’란 간판이 보인다. 카페 안으로 들어가자, 여신모임의 멤버이자 재미난 마을 주민 ‘라다’님이 반갑게 맞아준다. 은은한 향냄새가 돌고 흰색 바닥과 나무 테이블이 깔끔한 인상을 준다. 테이블에 놓인 예쁜 꽃 화분들이 봄 분위기를 돋우고, ‘라다’님이 준비한 간식들과 함께 커피 한 잔을 마시니 기분이 좋아졌다.

     

    처음 마주한 마을문화 사랑방 재미난 카페

     

    재미난 카페는 카페이자, 마을 주민들의 쉼터, 배움터, 아이들의 쉼터, 게스트하우스 등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은 이곳을 책모임, 발도르프 인형 만들기 모임 등 동아리활동의 공간으로 삼기도 하고, 타로강좌, 꿈집단강좌, 북아트 수업 등이 진행되는 배움의 공간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마을 아이들은 방과 후에 이곳에서 안전하게 지낼 수 있고, 마을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간식을 부모가 미리 사둔 쿠폰을 이용해 먹는다고 한다. 혹 저소득층 아이가 있으면, 동네 어른이 그 아이 쿠폰을 부모 대신 사놓고 아이가 소외되지 않고 함께 간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한다고 한다. 사람들이 모이고, 다양한 활동들이 진행될 수 있는 마을의 공동의 공간이 하나 있다는 것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마을 이야기를 들을 시간, 재미난 마을 사무국장 ‘산나물’님이 적은 참여인원에도 불구하고, 성심성의껏 열정적으로 마을 소개를 해 주셔서 모두를 감동케 했다. 풍부한 역사지리적 지식과 유머를 겸비해 재미난 마을을 아주 재미있게 설명해 주셨다.

     

                     ▲재미난 마을 소개를 아주 재미있게 설명해준 ‘산나물’(오른쪽 끝)과 그 옆에 유쾌하게 웃고 있는 유숙열, 김신명숙  

    공동육아 협동조합과 대안학교

     

    재미난 마을의 시작은 98년 공동육아협동조합 ‘꿈꾸는 어린이집’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동북여성민우회 활동가 몇 명이 주축이 되어 공동육아를 고민하며, 공동육아협동조합을 꾸렸고, 아이들의 성장과 함께 교육에 대한 고민은 대안학교 설립으로 이어진다. 그리하여 2003년 10월, 비인가 대안초등 <삼각산재미난학교>가 설립되고 다음해 개교한다. 프리스쿨 형식을 띤 재미난 학교는 조리교사까지 총 13명의 교사들이 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는 중등교육 프로그램으로까지 확장되었다고 한다. 산나물님은 <삼각산재미난학교>가 기존 교육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답이 아니라, 공교육 안의 대안적 실험들, 발도르프 교육, 여행학교 등 다양한 교육 형태 중 하나일 뿐임을 거듭 강조하셨다. 이전에 마을은 대안학교를 중심으로 주민 간 소통, 활동들이 진행되었다.

     

    한 생명을 기르고 성장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라다’님 역시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 지 몰라, 공동육아를 알아보다 재미난 마을을 발견하고 이곳에 정착했다고 했다. 문득, 일을 해야 하는데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 갓난 아기인 나를 시골 동네 약사에게 사정해서 맡기고 출근했었다는 어머니가 떠올랐다. 양육에 대한 사회적 지원이 턱없이 부족한 때 혼자 이를 감내하며 좌절하며 살았을 어머니들. 육아가 핵가족 안에서, 그리고 여성에게만 지워지지 않고, ‘마을’ 안에서 ‘함께’ 이뤄진다면 훨씬 수월하고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건강한 삶의 환경을 제공해 줄 것이다.

    <삼각산재미난학교>를 중심으로 한 관계는 자녀가 학교를 떠나면 유지되기 힘들었고, 함께 하는 활동도 어린이날, 단오, 크리스마스와 같은 연례적인 행사를 함께 하는 정도였다.

     

                                                                                      ▲여신모임 멤버들

    삼각산 재미난 마을로 도약

     

    그러다 2011년 <삼각산 재미난마을>이 사단법인화 되면서, 마을의 여러 활동들이 활기를 띠기 시작하게 되었다. 아이가 학교를 졸업해도, 마을 사람들은 다른 방식으로 얼마든지 서로 만나고 관계를 유지해 나갈 수 있게 되었다. 마을 카페가 생긴 것도 마을이 사단법인이 된 후 몇 개월 후이다. 학교 중심에서 마을 카페로 소통 공간이 이동되고, 이곳에서 주민간의 모임이 활성화 되었다. 주민들이 서로의 재능을 나눠가며 배우는 배움터로 이용되기도 하고 마을 사람들끼리 모여 마을 밴드, 산행 소모임, 마을극단, 책모임 등등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 지속적인 동아리 활동을 유인하기 위해 마을사무국에서 동아리 지원금을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공동육아와 대안학교를 넘어 관계의 형식과 내용이 더욱 확장되었다.

     

    마을 안에서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만들어 나가기도 하는데 동네 어린이 도서관이 그 예이다. 근처 초등학교에 어린이 도서관이 있으나, 일찍 문을 받아 실질적으로 지역 아이들이 이용하기 어려운 실정을 파악하고 마을 주민들이 주택을 계약하여 공간을 마련하고 ‘작은도서관 함께놀자’를 만들었다. 공간이 작아 책이 후원 들어오면 수용할 수 없어 들어온 책만큼 기존 책을 내보내야 하는 실정이긴 하지만, 아이들이 방과후에 언제든지 책을 읽을 수 있고 쉬다 갈 수 있는 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목공에 관심있는 주민들을 모아 지하에 공간을 마련하고 마을 목공소를 만들었다. 어느덧 자리를 잡고 교육 프로그램을 여러 개 운영하고 있고, 소외계층을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동네에 버려진 나무조각들을 모아 작업을 하기도 하는데, ‘작은도서관’에 문지방으로 만든 책장, 나무조각들을 모아 만든 의자를 만들어 지원했다. 산나물님은 장난말로 마을 사람들이 ‘경솔’하게 일을 저질렀다고 했다. 경솔하게 어린이 도서관을 위해 주택을 계약하고, 경솔하게 한달만에 사람들을 모아 지하에 목공소 공간을 마련했다. 하지만 머리나 생각이 아니라 행동이 결국 무언가를 만들어낸다. 뭔가 ‘시작’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밤이 깊어지자 더욱 깊어지는 멤버들간의 이야기와 몸 짓 ㅎ^.^;;
                                                
    삶을 나누다. 

    산나물님은 동네 아이들을 데리고 목욕탕에 간 이야기를 해 주었다. 아버지가 없는 아이들을 모아 목욕탕에 함께 갔다고 한다. 딸만 있는 아버지들도 동참했다. 동네 남자 아이들은 친구들과 목욕탕 가며 노는 걸 즐거워했다고 한다. 마음이 참 따뜻해지는 얘기였다. 서로에게 아버지와 아들이 되어주고, 내 아이 남의 아이 할 것 없이 마을 아이들이 커가는 것을 지켜보며 흐뭇해 하는 모습들, 마을 안에서 삶을 함께 한다는 것이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싶었다.

    함께 자녀를 키우며 그 힘든 시기를 함께 보낸 사람들 간에는 뭔가 끈끈한 감정이 흐른다고 한다. 축적된 시간만큼 서로의 성장, 변화를 지켜보고, 힘든 시간을 함께 했던 사람들이 가지는 신뢰. 마을 친구, 마을 동료를 갖는다는 게 어떤 느낌일지 참 궁금했다. 그리고 부러웠다. 이곳에서 자란 아이들은 자신이 자란 마을에 애착을 갖는다고 한다. 마을에는 학교도 있고, 놀이터도 있고, 부모 말고도, 삼촌, 이모, 형, 누나, 친구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서울 안에서도 고향의 느낌을 갖고 살아갈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삼각산 재미난 마을의 현재 모습은 다양한 인적자원과 문화자원을 가진 도시에서 가능한, 도시의 장점을 가진 마을 공동체의 모습이었다. 독립영화, 연극, 음악 스튜디오, 밴드 등 문화적인 요소들도 많아 본인이 참여하기에 따라 마을살이가 풍부하고 재미있어질 것 같다. 또한 공간적으로도 마을의 다양한 그룹들이 떨어져 있어 느슨한 마을공동체의 모습을 보였다. 마을 활동에 참여하고 싶으면 열심히 참여하면 되지만, 또 잠시 멀리 떨어져 있고 싶으며 얼마든지 숨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의미다.

    재미난 마을 법인 회원은 180명. 마을 탐방, 교육 등등 이러 저러한 이유로 재미난 마을을 거쳐가는 사람의 수는 훨씬 많다고 한다. 재미난 마을에 거주하지 않더라도, 재미난 마을의 삶과 가치에 관심이 있고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을 모두 포함하는 마을 공동체라고 하니, 느슨하면서도 열려있는 마을이다. 공동육아, 대안교육에 관심있는 분들, 목공과 타로에 관심있는 분들, 마을에서 사람들과 ‘함께’ 살고 싶은 분들은 한번 삼각산 재미난 마을을 기웃거려 보시길 권한다.

     

    참고 사이트

    삼각산 재미난 마을:http://cafe.naver.com/maeulro53/

    삼각산 재미난 학교:http://www.sjaeminan.org/

    작은도서관 함께놀자:http://www.booknplay.org/

    KBS 1TV 수요기획에 방영된 삼각산 재미난 마을:http://gov.seoul.go.kr/archives/24425
     
     

    *여신스터디 모임에 동참하고 싶으신 분은 feminif@naver.com 으로 연락주세요^^ 

     

    이프 여신스터디 모임▶

    http://cafe.daum.net/ifgodd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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