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재단이프
  • 이프북스
  • 대표 유숙열
  • 사업자번호 782-63-00276
  • 서울 은평구 연서로71
  • 살림이5층
  • 팩스fax : 02-3157-1508
  • E-mail :
  • ifbooks@naver.com
  • Copy Right ifbooks
  • All Right Reserved
  • HOME > IF PEOPLE > 여신모임
  • [14회]그림자와의 만남, 화해2
    2013-04-02 03:08:47
  • 2) 그녀라는 거울을 통해 여성성을 혐오하는 낡은 습관을 보게 될 때

     

    애교, 나약함, 날씬한 몸, 감정적, 예민함 등 성역할고정관념을 떠올리게 하는 여성을 보면 강렬한 감정반응이 일어난다. 그녀에게 딱 집착이 되어서 부정적 감정이 뭉개 뭉개 피어난다. 순간 여성들이 수용하고 싶지 않아서 숨겨두고, 오랜 시간 차곡차곡 쌓아두었던 생명력 강한 그림자가 삶을 드러낸다.

     

    여성들이 다른 여성들을 좋아하지 않고 공격한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과 같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은 혐오되고 비하되기 때문에 여성다움이라고 이름붙이는 특질은 선천적으로 열등하다고 생각된다. 외연적으로 자기주장이 강하고 유능한 여성들 내면에는 한 인간으로서 유능함과 온전함을 손상시키는 사회적으로 혐오되는 여성성에 대한 혐오라는 낡은 습관이 함께 있다. 나는 선천적인 열등감을 보상하기 위해서 여성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피나는 노력을 기울이는데, 어떤 여성이 선천적으로 열등한 행위로 힘을 발휘할 때 낡은 습관은 부러움과 함께 활성화된다.

     

    참가자N은 여성적 매력을 권력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대해 말하면서, 타인이 자신을 여성적 매력으로 좋아하는 것 같을 때 가치가 낮아지는 것 같아 탐탁지 않다고 한다. 참가자L은 자신의 욕구와 필요를 돌보기보다 책임감에 눌려 혼자 해결하는 삶속에서 여성적 특질을 사용하여 한방에 손쉽게 해결하는 여성들이 얄미웠다.

     

    여성적인 매력(애교, 무력)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면서 사람들과 친하다고 과시하는 모습 같아요... 한편으론 나의 여성적인 매력을 좋아하는 것은 나를 낮은 가치로 좋아하는 것으로 여겨져 탐탁지 않기도 하고(참가자N).

     

    과도한 책임감에 억눌리거나, 부탁조차 편치 않아 모든 것을 나 혼자 해결하면서 얼마나 힘들고 외로웠는지... 그에 비해 나약함이나 애교를 통해 자신이 가지고 싶은 것을 갖거나 단지 예쁘고 날씬하다는 이유만으로 내가 힘들게 노력해서 얻는 것을 단 한방에 해결하는 여성들을 보며 얼마나 얄밉고 부러웠을까(참가자L).

     

    여신심리학을 도입한 Bolen은 융의 도식과는 달리 아르테미스, 아테나 같은 처녀여신원형에게는 여성적이라고 불리우는 의존성, 수용적 속성이 적고, 강하고 합리적이고 경쟁적인 남성적인 요소라고 불리우는 것이 많다고 제시한다.

     

    ▲강하고 합리적이고 경쟁적인 남성적인 요소라고 불리우는 것이 많다고 제시한 아르테미스(좌), 아테나
     

    여신그램에서 아르테미스 성향이 높게 나온 참가자N, 참가자L, 참가자 J의 경우 자신에게 있는 연약함을 인정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는 자아상을 가지고 있다. 숨겨놓은 연약함을 드러내고 수용적이고 관계지향적인 잠재성 개발하여 통합하는 과제가 그녀들 앞에 놓여 있다.

     

    참가자K와 참가자E의 경우 아테나 성향이 높다. 그녀들은 나약하거나 비합리적 감정에 지배당하지 않으며 감정기복의 희생자가 되지 않으려 한다. 이로 인해 자신의 느낌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 않았으며 공감능력이 부족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신화에서 아테나 여신은 갑옷을 입은 어른으로 태어났고, 갑옷위에 메두사의 가슴보호막까지 덧붙여 입고 다닌다. 아테나 성향이 높은 여성들이 그림자 영역으로 뛰어들기 위해서는 갑옷과 보호막을 거두어 내고, 이성적 어른이 아니라 잃어버린 동심을 찾아 놀고 웃고 울며 연약함을 드러내야 한다. 그때 그녀들은 진정으로 강해질 것이다.

     

    아, 어쩌면... 신기했다. 아르테미스원형의 특성인 동등, 공정, 정의에 대한 관심 등은 내가 주변사람들에게 듣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뒤를 따르는 ‘그림자’를 잘 보듬지 못해 어둡고 우울할 때 많았다... 뾰쪽뾰쪽 날이 서는 순간들이 많고 너그러워야 할 경우에도 경직되고 편협하게 대응하는 것이다... 아르테미스원형의 특성을 지닌 자에게 필요한 것이 그림자의 순간순간을 넘어서는 ‘인내심’이라는 것, 백번 공감한다(참가자J).

     

    내가 일단은 감정을 확 억압해서, 마치 이 세상에 없는 것처럼 사니까, 남들이 그러고 있는 거 보면, 왜 저래, 답답해, 바보 같아 막 이러면서, 나는 내 감정을 억누르고 있으니까, 남의 감정을 봐 줄 수가 없었던 거 같아요. 그걸 내가 명확하게 봤고(참가자K).

     

    무능하다고 혹은 너무 관계적인 권력을 쓰거나, 여성적인 면이 강한 여성에 대해서 나 스스로 ‘저 건 아니잖아’ 치부했던 모습이 결국 나의 그림자더군요... 자신의 일을 잘 처리하기보다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불평불만하거나 의존하려는 여성에 대한 그림자가 많았어요... 누군가에게 돌봄을 받고 때로는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편안하게 살고 싶다는 나의 바람일 수도 있겠다싶었어요(참가자E). 


    참가자B는 자기 욕망을 거침없이 실현하는 여성을 보면 무섭다. 나는 욕망을 억압하여 자유롭지 않은데, 아프로디테와 같이 자유로운 그녀들을 보면 질투가 난다. Bolen에 의하면 현실의 여성이 아프로디테를 강력한 원형으로 지니기는 쉽지 않다. 아프로디테는 관능적인 욕구와 화끈하고 외향적인 성향, 아름다움과 창조력으로 숭배를 받았지만, 그녀의 애정행각은 가부장제적 문화에서 성녀‧창녀 이분법으로 단죄되어 매춘부의 여신으로 전락하기도 했다. ‘착한여자’는 자신의 아프로디테 성향을 무시해야 삶이 순조롭다.

     

    반면 참가자Q과 같이 예민하고 감정적인 성격의 여성은 왜곡된 현대판 그림자 의례인 ‘왕따’를 경험하게 된다. 여성들의 자기혐오가 외부로 투사되어 희생양을 찾아 헤맬 때, 방어력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은 희생물이 된다. 집단상담에서 여성들간의 그림자 투사가 일어나고 알아차리고 수용하는 과정은 서로의 의식적 진화를 위한 선물이기에 일어나는 그림자를 반겨야 한다.

     

    자기 욕망을 거침없이 실현하는 모습을 보면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고... 여성성에 얽매이지 않고 성취욕이 마구 드러내는 여성들을 보면 나는 아직 여자는 얌전하거나 순종적이어야 하고, 나보다는 주변을 챙겨야 한다는 억압 때문에 이렇게 주저앉아 있는데, 저 사람들은 거기서 자유롭다는 생각으로 미워하고 투사했던 것 같아요(참가자B).

     

    저는 좀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인 거 같아요. 예민하고 감정적이죠. 저의 이런 모습은 사회적 기준에서 여성적 특질이라고 규정짓는 것 이구요... 감정적인 여성적 특질에 대한 집단적 그림자 투사를 받은 적이 있었고, 그래서 왕따를 당했었죠. 그런 기억과 상처로 인해서, 사실 저의 감정적인 부분을 부정적으로 규정짓는 듯한 단어를 들으면 더 화가 치미는 것 같아요(참가자Q).

     

                                                                           ▲자유로운 그녀 아프로디테

     

    3) 부끄럽지만 불끈 올라온 게 내 안의 나구나

     

    참자자들이 말하듯 그림자를 내어놓고 바라보는 것은 쉽지 않다. 내 것이라고 인정하는 것은 대단한 용기다. 자꾸자꾸 부끄럽다. 그림자를 알아차리고 놓아주는 작업 속에 마음속에 여유와 타인을 담을 수 있는 공간이 생겨난다.

    참가자M와 참가자P는 불끈하는 사람이 생기면 ‘내 마음에서 올라 온 게 뭔지 봐야겠다’, ‘안 좋은 감정이 불쑥 올라오면 무의식에 뭔가를 건드렸구나’라고 보게 되었다.

     

    쉽지 않았어요. 나 자신을 내어놓는 것이 너무 부끄러워서요... 불편한 상태가 되면 본다. 생각한다. 알아차린다. 놓여난다... 음... 요즘은 그냥 나 자신을 바라보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느낌이나 생각들이 다 나 자신이기 때문에 성급하게 이름 붙여 치우는 것도 아니다 싶어서요... 그냥 충분히 느끼고 바라보며 나 자신을 사랑하려구요(참가자L).

     

    상담 전이었다면 부끄러워서 (그림자를)나열하지도 못했을 것 같아요... 내 안의 싫어하는 모습을 투사하고 있구나 생각하고 나니 그 사람의 장점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단순히 그 사람의 스타일이겠다 라는 마음의 여유가 생겨서 그 사람과 함께 있는 공간이 편해지더라구요(참가자O).

     

    저는 이제 불끈 싫어하는 사람이 생기거나, 불끈 싫어하는 사람보다 껄끄러운 사람이 생길 때가 있어요. 그래서 피하고 싶다 아니면 맞서 대응해서 이기고 싶다 항상 이 두 가지 마음이 올라왔어요. 근데 지금은 조금 달라진 게 불끈 올라온 그것이 무엇일까... 불끈 올라온 그게 내안의 나구나, 그게 뭔지 좀 봐야겠다(참가자M).

     

    안 좋은 감정이 불쑥 올라오면 저 사람은 나의 어떤 그림자일까. 그걸 보게 된다는 거...모를 수도 있는데,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는 거 자체가 크다는 거지... 아 나의 무의식속에 무언가를 건드렸구나 생각하게 되니까, 사람을 괜한 이런 걸로 잃게 되거나, 덜 범하게 되지(참가자P).

     

    집단상담이 끝난 후에도 참가자들은 일상에서 그림자 작업을 한다. 직장에서 불만을 공격적으로 토로하는 후배를 보면서 참가자E는 그녀 안에서 자기를 보고 마음상함의 원천을 알아낸다. 참가자J는 마음을 볶던 것에서 풀려나며 자랑도 하고 마음도 표현하고 자유로움을 느낀다.

     

    불만을 공격적으로 토로하는 그 후배를 보면서 굉장히 마음이 상했는데, 결국 그 안의 나의 모습을 발견하고 내가 싫어하는 나의 모습인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이러한 마음을 솔직하게 이야기 나눴죠. 내가 타인에게 투사하는 나의 모습이 무엇인지 분별하려고 하고, 여성성에 대해 너그럽고 아름답게 받아들여야한다는 생각도 하구요. 조금씩 분별함이 생기면 내가 더 ‘내 스스로 그래야 한다’는 원칙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것 같아요(참가자E).

     

    죄의식 같은 감정에서 상당부분 풀려난 것 같다... 사실 별것도 아닌 것에 내가 볶이고 있었다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분명한 것은 마음을 볶던 관계들에서 좀 더 편안해졌고 자유로워졌다는 것. 요즘은 물어보지도 않는 자랑도 잘하고 마음을 표현하는 것도 좀 더 적극적이 되었다고 느낀다(참가자J).

     

    참가자M은 처음 만난 날부터 감지된 그림자였던 둘째형님과 기 싸움을 해왔다. 내가 결혼해서 8년간이나 노력해서 앉은 자리를 그녀는 그냥 올라오려는 것 같아서 싫었다. 그녀와의 불편함이 집단상담 후에 있던 가족여행에서 풀려나기 시작한다. M이 그림자를 풀어주자 둘째 형님이 투사한 그림자도 힘을 잃게 된다.

     

    참가자J는 웅크리고 도사려 있는 그림자를 청명한 가을 햇살에 내어놓고 화해의 악수를 청하려 한다. 참가자들은 이제 프시케의 언니들을 만났고, 그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언니들은 프시케 내면에 있는 남편을 확인하고 싶었던 욕망이며 불평을 늘어놓는 자기 안의 어두운 그림자다. 낙원에서 살고 있는 프시케를 질투한 언니들은 프시케의 남편이 흉측한 구렁이라며 한밤중에 남편이 잠들었을 때 칼로 구렁이의 머리를 잘라버리라고 한다. 깊은 밤에 한손에 칼을 들고 한손에 등불을 들고 비추어본 남편은 구렁이가 아니라 신 에로스였다. 그림자인 언니들에 의해 프시케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면서 의식의 성장으로 한발을 내딛는다. 결국 어두운 면이 우리를 낙원에서 밀어내고 더 깊은 세계로 진입하게 한다. 집단상담의 참가자들은 한손에 내면의 지혜의 등불을 켜고 한 손에는 판단하고 분별해내는 칼을 들고 내안의 남성성, 아니무스를 만나러 간다. 


    둘째 형님... 처음 만난 날부터 기 싸움을 했던 것 같다. 어머님께 애교부리고 큰 형님에게 잘 보이려고 애쓰면서 자신보다 8년이나 먼저 시집온 나는 아는 척도 안하고... (내가)좋은 며느리, 좋은 동서가 되려고 노력하면서 앉은 자리에 그녀는 그냥 올라와 앉았다고 생각 했던 것 같다. 그런 불편했던 마음이 어제 오늘 1박2일 가족 여행에서는 굉장히 친밀하고 가족 같은 느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도 나에게서 자신의 그림자를 보았을 거라 생각이 든다(참가자M).

     

    알 것도 같고, 의아하기도 하고, 부정하고 싶기도 했다. 차별당하고 싶지 않은 갈망, 무기력한 자신에게 부여하고 싶은 권력욕구, 경제적 궁핍에의 두려움이 그렇게 내 그림자로 동반된 것 같아요... 이제 내 그림자에게도 악수를 청해봐야겠어요. 웅크리고 도사려있는 내 그림자를 청명해진 가을햇살 아래 내어놓고 가만히 들여다보고 화해하는 작업, 그림자의 속성상 자꾸 거부할 것 같긴 하지만 시도해보려고요(참가자J).

     

     

     


    @4d4e81d3f9219886bcadb3dc9b503f82@H*2013/04/130402_515a753a2f2f7.jpg|56047|jpg|300px-mattei_athena_louvre_ma530_n2_scounter86.jpg|#2013/04/130402_515a753c22909.jpg|111550|jpg|2013-04-02 14;55;51.jpg|#2013/04/130402_515a753ec3abe.jpg|65414|jpg|2013-04-02 14;59;56.jpg|#@4d4e81d3f9219886bcadb3dc9b503f82@
덧글 작성하기 -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덧글이 없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