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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난나
    이프 / 2013-09-10 01:07:20
  • 청동기 시대의 여신과 아들 혹은 배우자의 신화는 메소포타미아 신화에서도 나타난다. 그것은 동일한 방식으로 아들 혹은 배우자의 죽음과 부활로 나타난다. 이난나와 이슈타르와 마찬가지로 그들의 배우자의 이름은 수메르 남쪽에서는 두무지(Dumuzi)라고 불렸고, 수메르 북쪽에서는 탐무즈(Tammuz)라고 불렸는데, 이것은 둘 다 ‘충실한 아들’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두무지 혹은 탐무즈는 ‘양치기’로 불렸는데, 이것은 백성들의 양치기로서 수메르 왕의 이름이기도 하였다. 또한 그는 희생제의 때에는 ‘어린양’이었다. 이러한 이미지는 후대에 양치기이자 어린 양인 예수의 이미지까지 이어진다.

     

                                                                   

               ▲이난나와 두무지. 이난나는 자기 가슴을 자랑스레 손으로 받치고 있고 두무지의 성기는 노골적으로 강조돼 있다.

                이 둘의 만남을 묘사하고 있는 고대 기록은 전혀 거리낌 없이 성애적이다.

       
     이난나의 지하세계 여행


     

    이난나의 지하세계 여행은 청동기 신화 가운데 가장 유명한 이야기이다. ‘이난나의 하강’으로 알려진 시는 고대의 달 신화를 드라마틱하게 표현한 것이다. 수메르에서 백여 개의 토판이 발견된 지하세계 여행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어느 날 이난나는 하늘과 땅을 버리고 지하세계로 내려가겠다는 결심을 한다. 그녀는 자신의 다른 측면이자 자매인 에레쉬키갈(Ereshkigal)이 다스리는 지하세계로 내려간다. 에레쉬키갈은 ‘위대한 대지의 여주인’을 의미하며, 남무의 딸인 키 여신의 지하세계의 측면을 대신하고 있다. 이난나는 시종 닌슈부르(Ninshubur)에게 혹시 자신이 지하세계에서 다시 올라오지 못하게 되면 먼저 엔릴에게, 다음으로 난나에게, 마지막으로 엔키에게 가서 도움을 청하라고 말해두었다.

     

    이난나는 지하세계로 내려가 일곱 개의 문을 통과하면서 몸에 걸친 옷과 장신구를 하나씩 빼앗겨 벌거숭이가 되었다. 지하세계의 아눈나키(Anunnaki) 신들이 죽음의 눈으로 그녀를 보자 시체로 변하여 못에 걸렸다. 이난나가 3일 낮밤이 지나도 다시 올라오지 않자 닌슈부르는 신들을 차례로 찾아가 도움을 청하였으나 거절당하고 마지막으로 찾아간 엔키가 도움을 주게 된다. 엔키는 부하를 두 명 보내어 이난나에게 생명초와 생명수를 뿌리게 하였다. 이난나가 일어나 지하세계를 떠나려 하자 지하세계의 신들은 지하세계에서 살아 돌아갈 수는 없으니 그녀를 대신할 인물을 보내라고 한다.

     

    지상으로 돌아온 이난나는 자신을 대신할 인물을 찾다가 남편 두무지에게 갔다. 두무지가 화려한 옷을 입고 즐기고 있자 이난나는 몹시 분노하게 된다. 그래서 이난나는 지하세계의 사자들에게 두무지를 대신 잡아가도록 명령한다. 그러나 두무지가 지하세계로 내려간 것을 슬퍼하는 그의 누나인 포도주의 여신 게슈틴안나(Geshtinanna)가 이난나를 두무지에게 데려가 그녀는 두무지와 번갈아 가며 반년 동안 지하세계에 머무르게 된다.

    이난나의 하강 신화는 수천 년 동안 인간의 의식에 영향을 미친 달의 신화와 관련된 고대 제의의 재현일 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삶의 영역인 지상에서 가장 먼 세계인 공포로 가득 찬 차원으로의 입문을 재현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포효하는 사자 위에 발을 올려놓고 있는 이난나 
     

    고대 어머니 여신과의 차이

     

    메소포타미아의 이난나 여신은 원시 신화의 위대한 어머니 여신의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이난나는 하늘과 땅의 여왕으로서 생명을 주고 빼앗아가는 어머니 여신의 특징을 상당히 많이 물려받고 있다.

    그러나 이난나는 세부적으로 고대의 위대한 어머니 여신과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우선 이난나의 단일한 기능은 양분화 되어 각각 독립적인 형태로 나타난다. 이난나 자신은 여전히 이 세계의 생명의 원리를 나타내지만, 이난나의 또 다른 측면은 ‘자매’ 에레쉬키갈을 통해 나타난다. 에레쉬키갈은 지하세계의 어두운 측면을 담당하는 것으로 나온다. 즉 위대한 어머니 여신의 단일한 기능은 여신 자신과 유사한 ‘자매’를 통해 분화되어 다른 원리로 작용하는 것으로 설명된다.

     

    다음으로 이난나는 영원한 생명의 원리로 우주의 변화하지 않는 측면과 변화하는 측면을 모두 구현하고 있다. 그러나 지하세계로의 여행이라는 신화를 통해 이난나는 이 세계의 변화하지 않는 원리로 남고, 자신의 남편을 변화하는 원리로 삼는다. 이난나는 대지의 다산과 풍요로움을 위해 두무지와 성스러운 결혼을 했다. 그러나 이난나는 지하세계를 여행한 후 자기 대신에 남편 두무지를 희생시킨다. 그래서 두무지는 이난나를 대신하여 죽었다가 다시 태어나기를 거듭하며 달의 순환과 이 세계의 변화 원리를 구현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난나의 지하세계로의 여행 이야기는 청동기 시대의 전형적인 어머니 여신과 아들-연인 신화의 기본적인 틀을 따르고 있다.


    메소포타미아의 이난나 여신은 비록 새로운 남신과 결합하였지만, 아직 종속적인 위치로 추락되지는 않았다. 이난나는 여전히 이 세계에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며 영원한 생명력의 원천으로 작용하고 있다.


     

    **윗 글은 책 『위대한 어머니 여신』(장영란 저, 살림)에서 발췌했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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