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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회]열한번째 언니, 김생강 “모텔비가 너무 비싸요”
    이프 / 2014-08-27 11:58:43
  • 인터뷰를 하고 싶다며 보내온 메일에서 그녀는 스스로를 여고에 다니는 여고생이라고 소개했다. 돈 없고 신분증도 없는 청소년으로서 섹스를 하기란 어려운 일이란 말도 덧붙여서. 답답한 그녀의 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여느 때와 같이 카페에 앉아 우리는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섹스에 대한 로망이 많은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누구나 하고 싶을 때 안전하고 편하게 섹스를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살짝은 경직된 그녀에게서 다양한 이야기를 꺼내기 위해 나는 평소보다 더 말이 많아졌다.

     

    "어릴 때부터 워낙 집에 뻥치고 놀러 다녔었어요"

     

    파트너 섹스는 중학생 때 처음 했는데 되게 하고 싶어서 했어요. 그 때 사귀던 남자친구랑 했었는데 그 친구는 이십대였어요. 저는 파트너 섹스 하기 전에 자위를 많이 안 해봤었어요. 그래서 그랬었는지 그 때는 섹스를 자위보다 더 좋아했던 거 같아요. 성욕을 해결한다는 느낌보다는 상대방을 욕망하는 느낌이라고 해야 되나. 그런 게 좋았어요. 아무래도 상대방은 나이가 있다 보니 처음 제가 하고 싶다고 했을 때 약간 부담스러워하긴 했었는데. 그런 것들을 나이 때문에 꺼려하는 사람은 아니었어요. 그래서 그냥 편하게 했던 거 같아요. 사귄 지 얼마 안 되어서 자연스럽게 했어요. 그게 첫 연애는 아니었는데 그 전에 사귀었던 사람이랑은 하고 싶은 생각이 안 들었었거든요. 좋아하는 거랑 섹스를 하고 싶어 하는 건 다르니까. 전에 만난 사람들이 약간 동생 같은 느낌이었다면 그에 비해 성숙한 느낌이 드는 사람이었어요.

     

    자위하면서 손가락을 넣어본 적은 있었지만 다른 걸 넣어본 적은 없었어요. 그래도 처음 섹스 할 때 아주 아프지는 않았고 약간 얼얼한 정도였어요. 하고 나서도 하루 이틀 얼얼하긴 했지만 그렇게 아프지는 않았고요. 처음부터 섹스에 대해 가지고 있던 환상이 채워지진 않았었어요. 처음엔 같이 섹스를 하는 건 좋았는데 그 행위 자체에서 오는 쾌감은 별로 없었어요. 여러 번 하면서 차츰차츰 더 좋아졌죠.

    어느 날 애무를 받는데 어느 순간 너무 좋은 거예요. 그래서 남자친구한테 오늘은 뭐 다르게 했냐고 물어봤었는데. 똑같이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게 가끔가다 오는 타이밍이 잘 맞아서 그랬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몸을 다른 사람이 만진다는 것도 좋았고. 이것저것 해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저 혼자 못하는 것들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죠. 입으로 하는 애무나 안고 있는 것도 좋고.

     

    처음부터 피임은 잘 했던 편이예요. 성교육을 딱히 받은 건 아니었는데 제가 궁금해서 책이나 인터넷으로 여기저기 많이 찾아봤었어요. 그런데 제가 콘돔 안 쓰고 하는 삽입섹스에 대한 로망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콘돔 없이 한번 해본 적 있었는데, 불안해서 중간에 다시 끼고 했었어요. 예전에 중간에 하다가 콘돔이 빠져서 사후피임약 한번 먹었던 적도 있고요. 그 때 태어나서 처음으로 산부인과를 갔었어요. 병원에 가서 사후피임약 달라는 말 꺼내기 힘들었는데 생각보다 아무렇지도 않게 대해주더라고요. 남자친구가 병원에 같이 가기도 했었고.

     

    어릴 때부터 워낙 집에 뻥치고 놀러 다니는 게 습관이 되어있었어요. 그래서 편하게 부모님한테 뻥치고 데이트하고 그랬던 거 같아요. 자율 학습도 어렵게 빼먹지는 않았고요. 제가 학교에서 소위 말하는 노는 애 이미지가 아니거든요. 예전엔 제가 남자친구 있다는 이야기만 해도 주변 사람들이 놀랐었어요.

     

    좀 더 나이가 들고 비슷한 경험을 공유한 친구들이 주변에 많아지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주변 친구들이랑 섹스에 대해 이야기하기가 힘들어요. 저는 여고를 다니고 있는데, 여고라서 그런지 성적인 농담을 비교적 편하게 하는 분위기이긴 해요. 여고생의 욕망에 대해 편하게 이야기하는 편이거든요. 하지만 제가 직접 섹스를 했다는 이야기는 정작 못하죠. 친구들이 남자친구와의 ‘진도’에 대해 물으면 늘 거짓말로 둘러대거나 화제를 돌렸어요. 이런 이야기를 편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간단한 정보 공유라든지 이런 거라도.

     

    부모님 중엔 엄마만 제가 연애한다는 거 아세요. 걱정은 하시는 거 같은데 대놓고 말씀을 하지는 않으시죠. 성인이 되어도 부모님이랑 섹스 이야기를 하지는 못할 것 같아요. 제가 정리를 잘 못해서 가끔 저도 생각하지 못한 물건들이 곳곳에서 나오곤 하거든요. 얼마 전엔 파우치에서 콘돔이 나오기도 했고요. 엄마가 방 정리하다가 콘돔을 발견한다거나 하는 일이 생길까봐 걱정되긴 해요

     

     
            ▲시간이 가면서 다양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거절당하고 또 다른 모텔을 찾아가야 될 때 짜증나요"

     

    그 친구가 멀리 살아서 한 달에 두세 번 정도 만났었는데. 거의 만날 때마다 섹스를 했던 거 같아요. 부모님 없을 때는 저희 집에서 하기도 하고 모텔도 가고 그랬어요. 신분증 검사를 하긴 하지만 세군데 가면 한군데 정도는 들어갈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일단 그래도 한명은 성인이고 신분증이 있으니까. 지금도 그렇지만 부모님이 외박을 못하게 하니까 대실만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아쉬웠어요. 딱 몇 시간만 그렇게 같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 아쉽죠. 갈 시간 되면 너무 허무한 거예요. 그런 부분이 싫었어요.

     

    직접 물어본 적은 없지만 그 친구는 파트너 섹스 경험이 조금은 있었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이야기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나오잖아요. 궁금하긴 했지만 그런 경험이 그 사람만의 것은 아니니까 물어보지는 않았어요.

    그에 비해 지금 만나는 친구는 저랑 동갑이고 경험도 별로 없는 편이예요. 키가 큰 편이라 그 전에 만났던 친구보다 더 안정적인 느낌을 줘요. 그런데 지금 만나는 이 친구도 멀리 살아요. 자주 못 보니까 아쉽죠. 사귀기 전에 룸카페를 간 적이 있어요. 거기서 스킨십도 하고 가슴도 만지고 그랬었거든요. 그리고 사귄지 얼마 안 되어서 자연스럽게 섹스를 했어요.

    멀리 살아서 자주 못 만나니까 하고 싶을 땐 같이 야한 이야기하거나 혼자 자위하면서 풀어요. 처음 자위를 했을 때가 초등학교 6학년 때쯤이었는데 그 때는 자위하는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노하우가 없었어요. 그냥 조금씩 몸을 만졌던 것 같아요. 내 몸의 이런 부분을 만지면 이런 느낌이 나는 구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구체적인 상상을 하면서 자위를 하게 된 건 섹스를 하고 난 뒤예요. 지금은 했던 것들을 되새기거나 하고 싶은 것들을 생각하면서 자위를 해요. 예전에는 폰섹스 하는 것도 좋아했는데 요즘에는 하고나면 너무 허무한 거예요. 섹스하고 나서 지쳐있을 때 옆에 애인이 있는 느낌이 좋은데. 폰섹스를 하고 나면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느낌이라 싫어요.

     

    지금 만나는 친구는 저랑 동갑이긴 하지만 나이가 좀 많아 보이는 편이거든요. 그래도 모텔에 갈 때는 신분증 검사를 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둘 다 미성년자니까 다섯 번 정도 시도해야 한번 정도 들어갈 수 있는 거 같아요. 거절당하고 또 다른 모텔을 찾아가야 될 때 짜증나요. 모텔비도 너무 비싸고요. 이제까지 영화관, 화장실, 건물 계단에서는 해봤어요. 영화관은 그나마 신선하긴 했는데 그렇게까지 좋지는 않았어요. 노래방에서도 한번 해본 적은 있는데 본격적으로 섹스를 한 건 아니었어요. 별로 하고 싶지도 않았고. 자주 가는 노래방이었는데 친구들이랑 갈 때랑 남자친구랑 갈 때 다른 방을 주는 거예요. 굳이 사방에 시트지가 발린 밀폐된 방을 주더라고요.

     

    "예쁜 여자 좀 소개시켜줘"

     

    어릴 때 여자 애들은 친구들끼리 자연스럽게 손잡고 그러잖아요. 저는 그런 걸 전반적으로 다 싫어했어요. 팔만 닿아도 싫었거든요. 그래서 그냥 자연스럽게 나는 남자를 좋아하는 구나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 내가 남자만 좋아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성의 사람들을 좋아하는 구나 싶었죠. 나중에 보니까 그냥 연애 감정 없는 사람과의 스킨십을 싫어하는 거더라고요.

    지금은 여고생, 여중생이 너무 좋아요. 저는 여자를 연애 대상으로 생각한 적은 많은데 소위 말하는 썸을 타거나 했던 경험은 별로 없어요. 한두 번 있긴 했지만. 레즈비언 커뮤니티에서 가까운데 사는 사람이랑 연락하다가 만난 적은 있었는데 잘 안 됐어요. 일단 여자를 대하기는 남자 대해는 것보다 어려워요. 저는 그냥 여자 친구들 사이에서도 단순하다, 섬세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거든요. 그냥 친구들한테도 무신경한 편이라서. 여자 좋아하는 여자를 찾는 것도 어렵고 그 이후 단계도 어려운 거 같아요.

     

    만나는 남자친구와도 그런 이야기 자주 해요. 서로 좋아하는 여자 연예인 이야기도 하고. 나 예쁜 여자랑 썸타고 싶다. 나 좀 소개시켜줘. 이런 이야기들도 스스럼없이 하고. 섹스에 대한 부분은 서로 열려있는 편이예요. 상대방이 나에 대한 애정이 변하지만 않으면 상관없어요.

     

                                                                   ▲처음에는 약간 경직된 느낌이었는데.
     

    "가벼운 SM을 한두 번 해봤는데 너무 좋았어요"

     

    저는 섹스 처음 할 때부터 별 생각 없이 정액을 먹었어요. 그게 특별하기보다 일상적인 일이예요. 그 전에 만났던 사람은 굳이 네가 먹겠다면야 말리지는 않겠다는 생각인 것 같았는데. 지금 남자친구는 자기 정액에 대한 혐오가 심한 편이더라고요. 삽입섹스를 할 때는 콘돔을 쓰니까 정액이 제 몸에 묻을 일은 없지만 입으로 해줄 때는 제 몸에 싸거나 그럴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 바로 닦고 오라고 하거나 휴지를 제 손에 쥐어줘요. 정액 삼키고 몇 분간은 키스를 안 해주기도 하고요. 한 번은 제가 조르니까 입을 맞춰주긴 했는데 냄새랑 맛에 질색을 하더라고요.

     

    그 전에 만났던 친구도 그랬지만 지금 만나는 친구도 취향이 저랑 맞지는 않아요. 저는 SM에 관심이 있는데 만나는 사람들은 그렇지가 않더라고요. 근거리에 살고 SM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은데 원하는 것처럼 되질 않아요.

     

    지금 만나는 사람은 그래도 SM을 약간을 좋아하긴 하지만 취향이 서로 달라요. 남자친구는 정신적인 SM에 관심이 있거든요. 저는 정신적인 것보다 피학적이고 가학적인 행위 자체에 관심이 있고요. 예쁜 여자 납치해서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 SM 쓰리썸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해요. 묶는다거나 때리는 상상도 하거든요. 정말 극단적인 수준까지 상상 하는 거 같아요. 현실에서 실현해보고 싶은 생각은 없는데 상상은 해요. 감금해서 괴롭히고 어딘가를 자른다든가하는 터무니없이 고어한 생각도 하거든요. 현실에서 피 보는 걸 하고 싶지는 않은데 상상은 하는 거죠. 가벼운 SM을 한두 번 해봤는데 너무 좋았어요. 저는 맞는 상황보다 아픔 그 자체를 좋아하는 편이거든요. 남자친구가 되게 잘 때리더라고요. 뭔가 기술이 있다고 해야 되나.

     

    이제까지 섹스를 한 사람은 두 명이예요. 섹스를 할 수 있었던 상황들은 다른 사람들과도 여러 번 있었는데 굳이 하지는 않았어요. 지금 생각하면 안타까워요. 그냥 할 걸. 이제까지 못해본 것들을 많이 해보고 싶어요. SM을 한다거나 여자랑 섹스를 한다거나 쓰리썸을 한다거나 이런 것들. 다양한 정체성의 사람들도 많이 만나보고 싶어요.

    여고생을 만나는 건 아직도 환상으로 남아있어요. 빈틈없고 꼼꼼하지만 의외의 순간에 허술한 여자가 좋아요. 예전에도 남자랑 섹스하기 전에는 구체적인 섹스에 대한 생각이 없었어요. 지금도 그래요. 허벅지 예쁘다. 허벅지 만져보고 싶다. 가슴 만져보고 싶다. 이런 단편적인 생각만 자주하죠. 평소에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한테는 그런 생각이 안 드는데. 조금 거리가 있는 친구들을 보면서 이런 생각할 때가 있어요. 학교 졸업하기 전에 교실에서 예쁜 여고생이랑 섹스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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