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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회]여덟번째 언니, 김성인 "섹스를 잘해서 칭찬받고 싶어요"
    이프 / 2013-11-12 04:16:03
  • 섹스를 해본 십대 언니와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트윗에 올렸다. 며칠이 지난 뒤 한 고등학생에게서 메일을 받을 수 있었다. 자신을 생물학적 여성이며 여성애자, 남자도 여자도 아니라고 소개하며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했다. 그리 많지 않은 경험과 나이, 시간이 걸림돌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는데 그게 걸림돌이 될리가. 평일 오후, 정숙한 분위기의 전통 찻집에서 우리는 만났다. 그리고 이번에도 나는 인터뷰 시간에 늦었다. 첫만남은 이렇게 나의 미안하다는 말로 시작되었다.

     

    "네가 남자였으면 사귀었을텐데"

     

    저는 동성끼리 좋아할 수 있다고 생각을 못했어요. 처음 여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나서는 펑펑 울었죠. 이 세상에서 나 혼자만 그런 줄 알았어요. 한번도 들어본 적도 없고 배워본 적도 없으니까. 그냥 세상에 없는 일이고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나 말고도 그런 사람들이 있다는 건 나중에 알게 됐죠. 초등학교 때부터 좋아하던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제 첫사랑이예요. 그 친구랑은 당연히 안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 친구는 남자를 좋아하고 그런 성향은 바뀌지 않는 거라고 알고 있었거든요. 제가 여자를 좋아한다는 사실도 그 친구한테 제일 먼저 이야기했었어요. 한번은 그 친구가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네가 남자였으면 사귀었을 거라고. 농담인 줄 알고 저도 성전환이라도 할까라고 받아쳤었죠. 그 친구랑은 안 될 거라고 생각해서 다른 여자들이랑 몇 번 연애를 했었어요.

     

    딱히 좋아하지 않아도 연애는 할 수 있잖아요. 그러다가 중학교 3학년 때 어떤 여자친구를 정말로 좋아하게 됐어요. 제가 따라 다녀서 결국 사귀게 됐지만 그 친구는 저를 좋아하지 않았어요. 손잡는 것도 못하게 했어요. 힘들었죠. 너무 힘들어서 제가 초등학교 때부터 좋아했던 그 친구한테 연애 상담을 하게 됐어요. 그런데 그 친구가 갑자기 그러는 거예요. 너 그렇게 힘들어 할거면 나랑 사귀자고. 너 좋아한다고. 당황스러웠어요. 나는 그 친구를 잊으려고 노력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만났던 건데 그 친구가 그렇게 말하니까. 제가 다른 여자들이랑 사귀고 있어서 이제 더 이상 자기를 좋아하지 않는 줄 알았대요. 그래서 저를 좋아하면서도 말을 못했던 거라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바닥에 앉아서 인터뷰를 했다.

    "섹스는 사랑의 표현 방법이었어요" 

    사귀긴 했지만 저를 좋아하지는 않았던 친구와 헤어지고 초등학교 때부터 좋아했던 첫사랑과 연애를 시작했어요. 그 친구랑의 연애는 좋았어요. 섹스도 그 친구랑 처음 했어요. 섹스는 저한테 있어서 사랑의 표현 방법이었던 거 같아요. 내가 좋아한다는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될 지 잘 몰랐거든요. 성적인 만족감이 높았다거나 그렇진 않았어요. 여자끼리는 결국 못 느끼는 건가 생각할 정도였거든요. 그래도 거의 만날 때마다 공중화장실이나 서로의 집에서 섹스를 했어요. 뭐 방학 때는 부모님한테 기숙사에서 지낸다고 뻥치고 만나기도 했었고요. 그 친구를 더 좋게 해주고 싶어서 여러가지 대화를 시도했지만 별 성과가 있지는 않았어요.

     

    그 친구와 잘 만나다가 어떤 순간에 관계가 틀어지게 되어서 헤어졌죠. 헤어지면서 그 친구가 그러더라고요. 나는 너랑 너무 빨리 진도가 나가서 싫었다고. 섹스가 불편했다고. 사귄 지 한달도 안되서 섹스를 했으니 빨리 한 편이긴 했죠. 그래도 저는 섹스하면서 그 친구가 좋아했었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게 아니었다는 사실이 저한테는 충격이었어요. 그 기억이 트라우마로 남았는지 그 친구와의 섹스는 잘 기억이 나질 않아요. 그런데 웃긴 건 그 친구 가 저와 헤어지기도 전에 다른 여자를 만나기 시작했고 헤어지자마자 새로운 사람과 섹스를 했다는 거죠. 나하고는 빨리 섹스 한 게 싫었다면서. 어이가 없었어요.

     

    "꿀물처럼 달았어요"

     

    저한테는 바이인 친구가 한 명 있었어요. 첫사랑이었던 그녀와 헤어지고 나서 그 친구와 기숙사 방에서 술을 마시다가 키스와 애무를 하게 됐어요. 그 뒤로 섹스를 한 번 하기도 했었어요. 덩치가 아주 작은 여자아이라 그런지 몰라도 손가락 하나만 넣어도 아파했어요. 검지가 끝까지 다 들어가지 않을 정도였거든요. 그 애의 몸은 아주 예민했는데 못 참고 그만하라고 파닥거리기도 하고. 작아서 그런지 입도 작고 혀도 작았어요. 심지어 키스하는데 입안에 빈공간이 남는 느낌이었어요. 목도 가늘고 가슴이 아주 작았지만 감촉이 너무 좋았어요.

    입으로 그 아이의 그곳을 맛보면 꿀물처럼 달았어요. 말해주니까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하더라고요. 자랑해도 좋을 맛이라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부끄러워하는 것 같아서 그만뒀어요. 당시에 그 친구도 연애에 문제가 있었는데 사랑받고자 하는 욕망을 저로 풀었던 거 같아요. 섹스 하고 난 뒤에는 어색한지 저한테 말을 못 걸더라고요. 지금은 그냥 저냥 지내는 친구예요. 친구를 잃은 느낌이라 섹스를 괜히 했나 싶기도 하지만 기억에 선명히 남을 정도로 좋은 섹스였어요. 그 아이도 좋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뒤에 어쩌다가 블로그를 통해서 예전에 알았던 사람과 만나게 됐어요. 얼굴도 본 적 없는 사이였는데 한눈에 알아봤죠. 만나서 밥을 먹고 편의점에서 술을 사들고 노래방에 갔어요. 그 사람은 스무살이라 술을 살 수 있었거든요. 처음 노래방에 들어가서는 멀리 떨어져 앉아있었어요. 제가 노래를 했더니 목소리가 좋다고 칭찬을 하더라고요. 무슨 용기였는지 모르겠는데 제가 순간 일어나서 그 사람 옆에 앉았어요. 노래하는 걸 보는데 너무 예뻤어요. 이성을 잃는 기분이었죠. 제가 손을 잡고 놓지를 않았는데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어요. 만난 지 한 시간 반 만에 이래도 되는 건가. 쉽게 이렇게 하는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을까. 술을 다 마시고 노래방에서 나왔는데 또 노래방에 가고 싶었어요. 같이 공간 안에 있는 게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다시 술을 사들고 노래방에 갔죠. 거기서 섹스하기 직전까지 갔어요. 제가 통금이 오후 네시인데 그날은 열시에 들어갔어요.

     

                                                                           ▲인터뷰는 여름에 했는데 지금은... 

    "이런 게 섹스구나"

     

    며칠 뒤에 저희 가족들이 여행을 가서 집이 비었어요. 그 사람이 집으로 놀러왔죠. 그날 사귀기로 하고 섹스를 했어요. 그렇게 이틀을 같이 있었는데 연애하면서 유일하게 좋았던 시간이었어요. 너무 좋아서 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제가 받으면서 좋다고 느낀 것도 그 사람과의 섹스가 처음이었어요. 제가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그녀가 제 위로 올라왔죠. 엄청나게 상냥한 키스와 애무를 해줬어요. 머리부터 말끝까지 키스하고 만져줬는데 감동적이었어요. 제가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그 때 처음 알았어요. 신음 소리를 그렇게 낼 수 있다는 것도 내 가슴이 예민하다는 것도 처음 알았죠. 물이 그렇게 많이 나오는 것도. 그녀와 섹스하면서 이런게 섹스구나 싶었어요.

     

    저는 자연스럽게 어릴 때부터 자위를 했었는데 딱풀 같은 물건을 삽입해본 적도 있었거든요. 그 때는 아프지도 좋지도 않았었고요. 그런데 그녀가 저한테 삽입했을 때는 좋으면서도 엄청 아팠거든요. 그게 손가락 하나라는 걸 알고 충격 받았어요. 처음 받고 나서 그 다음날은 잘 걷지도 못했어요. 제가 너무 아파하니까 처음이냐고 묻는데 딱히 처음이라고 말할 수는 없었죠. 그 사람이랑 섹스를 하고 나서는 혼자서 하면 좋지가 않아요. 만족이 안된다고 해야되나. 같이 하는 섹스의 즐거움을 알아버린 거예요. 그 사람이랑 모텔에 가기도 하고 찜질방에서 섹스를 하기도 했어요. 처음 모텔에 갔을 때는 신기했어요. 야한 채널이 나온다는 것도 신기하고. 찜질방에서 섹스 하다가는 누가 들어오는 바람에 들킨 적도 있었죠. 그냥 수습하고 다른 방으로 가서 했어요. 섹스는 잘 맞았지만 다른 여러가지 안 맞는 것들 때문에 만나면서 자주 다퉜었어요. 그러다가 저희 부모님의 저에 대한 감시가 심해지면서 그녀와의 관계도 틀어지기 시작했죠. 제가 연락이 안 되면 부모님이 제 친구들에게 전부 연락을 돌렸거든요. 그녀가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저와 연락을 끊었어요. 지금은 헤어졌고 추억에 담아두고 싶어요.

     

                                                                                ▲벽면은 핸디코트인가. 

    "남자도 여자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는 제가 남자도 여자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둘 중 어떤 것도 저에 대해 설명을 못해주는 것 같아요. 지금 내 몸이 내 몸이 아니라 어떤 여자의 몸 같은 기분이랄까. 저는 어릴 때부터 키 크고 어깨가 넓은 사람이 되길 원했어요. 그런데 거울을 보면 아닌거죠. 바지보다 치마가 잘 어울리고 제가 제가 아닌 거 같아요. 만약 제 몸이 남자였다면 이성애자일테니 지금보다 연애가 자유로웠을 것 같긴 해요. 하지만 남자도 여자도 저한테는 불편해요. 남성 성기를 가지고 있었다면 사용이 편리했을 것 같기는 하지만. 페이스북에서는 여성, 남성, 제3의 성 중 선택할 수 있잖아요. 현실에선 사람을 만날 때마다 일일이 나를 설명해야 한다는 점이 귀찮아요. 저를 표현하는 어떤 정확한 단어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섹스토이를 써보고 싶어요. 딜도가 제 안에 들어갈 수 있을 지는 잘 모르겠지만 구슬 박힌 딜도를 써보고 싶어요. 에그 바이브레이터가 뭐가 그렇게 좋은 지도 궁금하고요. 나중에 섹스토이 매장을 운영하거나 사용 후기 작성 같은 것도 해보고 싶어요. 재미있을 것 같아요. 섹스 판타지는 딱히 없는데 더 다양하고 많은 섹스를 해보고 싶어요. 그럼 더 좋은 것들을 상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지금까지도 섹스에 대한 죄책감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하거든요. 그걸 극복하고 섹스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상대방에 따라 달라지는 거겠지만 섹스를 배우고도 싶어요. 상대방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더 흥분되니까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앞으로 더 많은 언니들을 만나봤으면 좋겠어요. 섹스를 잘해서 칭찬받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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