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과 인어공주의 나라 덴마크에 페미니스트정당이 등장했다.
덴마크의 새로운 페미니스트정당은 “인종차별주의는 가고, 페미니스트는 오라(Out with the racists! In with the feminists!)”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국제뉴스 전문매체 pri의 카리스 허스타드(Karis Hustad) 기자가 보도한 기사
“덴마크의 새로운 페미니스트정당 ‘인종차별주의는 가고, 페미니스트는 오라’고 선언하다
( Denmark’s new feminist party declares, ‘Out with the racists! In with the feminists! )”를 소개한다.
번역 유숙열
덴마크의 새로운 페미니스트 정당 ‘인종차별주의는 가고, 페미니스트는 오라!’
Denmark’s New Feminist Party declares, ‘Out with racists! In with feminists!’
코펜하겐 시내에 걸려있는 선거 유세 포스터에서
무니자 로젠달은 마치 만화의 주인공처럼 커다란 빗자루를 휘두르며 열려있는 문쪽을 향해 먼지를 쓸어내고 있다.
이 경우에 쓸어버리려는 먼지와 쓰레기는 인종차별주의와 가부장제이다. 그녀의 선거 유세 벽보에는 “인종차별주의는 가고 페미니스트는 오라!”고 쓰여있다.
그것은 대담한 슬로건이다.
그렇다. 올해 37세의 로젠달은 덴마크로서는 좀 과감한 아젠다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지난달 덴마크 역사상 최초로 코펜하겐 시 지방자치 선거에 참여하는 페미니스트 정당(F!)의 지도자 중 한사람이다.
이 정당은 지난 6월에 창당하고 9월에 투표에 나섰으나 젠더와 평등문제에 있어서만은 어느 누구보다 야망에 차있다.
이 정당의 연단에는 언제나 평등한 부모 양육 휴가, 정치위원회에 성별 쿼타제, 익명의 채용 응시를 통한 고용차별 제로 등과 같은 정책들로 가득하다.
덴마크가 국제적으로는 진보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국내적으로 지난 수십년간 젠더평등 문제는 부진했으며 최근 몇 년간은 강한 반이민 운동이 정치적 아젠다를 점령하고 있었다.
활동가들은 덴마크가 진보적 국가로서의 명성을 잃을 위기에 처해 있어 그 대가를 여성들과 소수자들이 치르게 됐다고 말하며
동등권에 대한 강한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로젠달은
“‘우리는 평등을 이뤘어’라고 말했던 때가 있었다. 그 후 우리는 신경을 껐고 평등은 하수구로 빠져나가 버리고 말았다.”라고 말했다.
로젠달은 빨강과 블루의 정당 스펙트럼 안에서 페미니스트 정당 F!은 인권에 집중하는 중립적인 핑크색이라고 설명한다.
그녀는 여성에 대한 차별과 억압이 계급과 인종차별, 동성애차별, 장애인 차별 등과 혼합되어 나타나기 때문에 그들의 정책이 인터섹셔널 페미니즘에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한다.
페미니스트정당 운동은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정치지형을 흔들고 있는 더 큰 운동의 한 부분이다.
F!은 원래 2005년 스웨덴에서 결성되고 이어서 최근 몇 년간 핀란드와 노르웨이에서도 연이어 결성된 페미니스트정당의 파생물이다.
이 페미니스트정당들은 이름과 정책들이 유사하다.
로젠달의 슬로건은 스웨덴에서 2014년에 소라야 후보가 써서 성공을 거뒀던 슬로건이다.
스웨덴의 페미니스트정당은 지방자치 의회에서 의석을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유럽의회까지 진출했으며 스웨덴 정부는 ‘페미니스트 외교정책’을 채택했다.
덴마크는 최근 몇 년간 젠더평등문제에 있어서는 다른 북구의 이웃나라들에 비해 현저하게 뒤떨어졌다.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같은 나라들은 모두 세계경제포럼에서 실시하는 연간 글로벌 젠더갭 리포트에 최우수 5개국에 남아있다.
덴마크는 지난 해 19위에서 올해 14위였다.
덴마크는 2014년 EU통계에 따르면 15.1%의 성별 임금격차가 있으며 52%의 여성들이 성폭력과 물리적 폭력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정폭력에 반대하는 전문가그룹 GREVIO에 따르면 덴마크는 가정폭력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적절한 시설이나 서비스 제공 또한 충분치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불일치는 정치현실에서도 나타난다. 여성은 지방자치 의회 의석수의 33%를 차지하고 있을 뿐으로 이것은 1990년대 초기의 점유율과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젠더평등의 부진 현상은 많은 이들이 우려하는 현상이다.
남덴마크대학 정치학과 울리크교수는 말한다.
“우리는 실제로 너무 일찍 성공을 거뒀다. 어느 지점에선가 사람들은 그저 단순히 ‘자 보라구! 우리는 많은 것을 이뤘어.
페미니스트 아젠다들을 해결했으니 이제 다른 문제로 넘어가자구.’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지난 20여년간 보수적인 덴마크 국민당(DF)의 약진은
많은 정치적 토론을 반이민과 난민 논란에 머물게 했다고 스톡홀름대학 정치학과의 드루드 댈러프교수는 말했다.
그녀는 “이런 분위기에서 페미니즘에 관해서 말하는 것은 차치하고 젠더평등정책에 관해서 일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말하며
“젠더평등과 페미니즘은 모든 인간의 평등에 관한 이야기다. 반면 이 반이민 논란은 사실 그들과 우리에 관한 이야기다. 평등이 결여된 개념이다.”라고 설명한다.
어쨌든 앞에 놓인 길은 평탄치 않다.
새로운 페미니스트 정당이 이미 정착된 덴마크의 다당제 시스템을 뚫고 자리를 잡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덴마크의 페미니스트정당 F!은 지금 가정에서 시작되고 있는 대화를 확산시킬 수 있다면 세계의 여성들을 변화시킬수 있다고 굳게 믿고 분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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