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과 분노는 서로 떼어놓을 수가 없다. 많은 페미니스트들이 분노를 안고 살며 분노조절에 장애를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또한 분노는 페미니즘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테크니크지 오피니언 페이지에 실린 조이 코네커(Zoie Konneker)의 글 “‘분노한’ 페미니스트로 사는 것에 대하여(On being an ‘angry’ feminist)”를 소개한다.
번역 유숙열
On being an ‘angry’ feminist
최근에 많은 일들이 나를 분노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분노케 한 이들 이슈들에 대해 내가 실제 감정을 보이면 나만 얼간이처럼 보이게 된다.
지난 밤 나는 “분노한 페미니스트들한테 지쳤다”고 말하는 사람과 대화하게 되었고 그는 중요한 이슈를 토론할 때는 페미니스트들이 분노를 좀 누그러뜨렸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그러면 왜 분노는 우리 사회에서 그렇게 나쁜 것이 되었는가?
왜 우리 사회는 많은 일어나는 일에 대해 감정적이 되더라도 진지하게 받아들여질 수 없는가?
나는 분노한 페미니스트로 받아들여져야 하고 대화 속에서도 여전히 신뢰받아 마땅하다.
내가 분노에 눈이 멀어 이성적일 수 없다는 것과 어떤 문제에 대한 내 감정적 동요 때문에 완전히 묵살당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소외당하는 사람들이 이용당하는 것을 볼 때 난 분노한다.
내가 사람으로서가 아니라 무슨 물건처럼 취급받을 때 나는 분노한다.
나의 섹슈얼리티나 젠더 또는 개인적 생각 때문에 인간 취급을 못받을 때 나는 분노한다.
나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나를 존중해줄까 의심하고 내가 그 싸움에서 이기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그러면 나는 감정적이 된다.
내가 감정적으로 된다는 것은 나에게 문제다.
내가 어떤 이슈들에 대해 모호한 의견만 갖고 있기 보다 감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당신을 두렵게 하는가?
당신은 내가 사회의 교육받은 계층이면서 동시에 사회 이슈와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개인적인 감정으로 얽힌다는 것이 두려운가?
당신은 내 강한 의견이 너무 열정적이어서 내가 한가하게 앉아서 세상이 그저 지나가도록 구경만 하지 않고 실제로 내 분노를 어떻게 행동으로 옮기게 만들까봐 그것이 두려운가?
기억하라. 이것은 오피니언 페이지의 한 의견이다.
독립매체로서 테크니크지의 전체적인 의견도 아니고 이 신문에 관련된 모든 여성의 의견도 아니며 나의 의견에 불과하다.
당신의 사람들을 신뢰하라. 그러나 당신은 사회적 불의에 저항하는 당신 자신의 행동에만 책임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
그리고 지식을 구하라. 그렇지만 우리의 시스템이 조작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런 의혹들로 인해 고통받고 억압받는 사람들은 비록 당신이 그들이 말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말할 권리가 있다.
그것이 내가 ‘분노한 페미니스트’라서 반대파 사람들이 내가 말하는 것을 묵살하는 것에 대해 내가 좌절하는 이유다.
나는 내 분노가 나를 잡아먹게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제발 비록 당신이 내가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내 말을 들어보도록 노력하라.
그러면 나는 당신이 당신의 입장을 설명할 때 똑같은 예우를 해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분노한 페미니스트들은 ‘남자를 증오하고’ ‘결코 사랑을 찾지 못할 거’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진실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오로지 우리를 우리의 상대인 남성보다 덜한 존재로 보도록 강요하는 시스템을 증오한다.
그 시스템은 이미 소외된 계층을 또 소외시킨다.
그 시스템은 아직도 강간자가 강간 이후 피해자의 몸과 삶에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 시스템은 내가 매일 성희롱과 성추행을 당할 때 나에게 조용하라고 말을 한다.
나는 종종 음식을 나눌 때 더 심각한 저항과 마주치기도 한다.
심지어 현대 페미니스트운동에 대해 빈정대지 말라는 간단하지만 정중한 부탁도 내가 과민반응한다는 무례한 조롱으로 되돌아온다.
당신이 인권이나 평등 문제같은 진지한 이슈를 농담으로 이야기할 때 나한테 ‘진정하라’거나 ‘농담으로 받아들이라’고 이야기하지 말라.
그렇다. 나는 화가 났다. 왜냐하면 세상은 불의로 가득 차있고 나는 무력하게 느끼기 때문에.
그렇다. 나는 화가 났다. 세상에는 스스로를 도울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해서 나처럼 느끼지 않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그렇다. 나는 화가 났다. 세상은 개판이고 나도 어쩔 수 없이 거기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그렇다. 나는 화가 났다. 그런데 당신은 왜 화가 안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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