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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노한’ 페미니스트로 사는 것에 대하여
    최고관리자 / 2017-11-07 10:02:18
  • 페미니즘과 분노는 서로 떼어놓을 수가 없다. 많은 페미니스트들이 분노를 안고 살며 분노조절에 장애를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또한 분노는 페미니즘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테크니크지 오피니언 페이지에 실린 조이 코네커(Zoie Konneker)의 글 “‘분노한페미니스트로 사는 것에 대하여(On being an ‘angry’ feminist)”를 소개한다

    번역 유숙열 


    On being an ‘angry’ feminist

     



    최근에 많은 일들이 나를 분노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분노케 한 이들 이슈들에 대해 내가 실제 감정을 보이면 나만 얼간이처럼 보이게 된다

    지난 밤 나는 분노한 페미니스트들한테 지쳤다고 말하는 사람과 대화하게 되었고 그는 중요한 이슈를 토론할 때는 페미니스트들이 분노를 좀 누그러뜨렸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그러면 왜 분노는 우리 사회에서 그렇게 나쁜 것이 되었는가

    왜 우리 사회는 많은 일어나는 일에 대해 감정적이 되더라도 진지하게 받아들여질 수 없는가

    나는 분노한 페미니스트로 받아들여져야 하고 대화 속에서도 여전히 신뢰받아 마땅하다

    내가 분노에 눈이 멀어 이성적일 수 없다는 것과 어떤 문제에 대한 내 감정적 동요 때문에 완전히 묵살당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소외당하는 사람들이 이용당하는 것을 볼 때 난 분노한다

    내가 사람으로서가 아니라 무슨 물건처럼 취급받을 때 나는 분노한다

    나의 섹슈얼리티나 젠더 또는 개인적 생각 때문에 인간 취급을 못받을 때 나는 분노한다

    나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나를 존중해줄까 의심하고 내가 그 싸움에서 이기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그러면 나는 감정적이 된다

    내가 감정적으로 된다는 것은 나에게 문제다.


    내가 어떤 이슈들에 대해 모호한 의견만 갖고 있기 보다 감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당신을 두렵게 하는가

    당신은 내가 사회의 교육받은 계층이면서 동시에 사회 이슈와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개인적인 감정으로 얽힌다는 것이 두려운가

    당신은 내 강한 의견이 너무 열정적이어서 내가 한가하게 앉아서 세상이 그저 지나가도록 구경만 하지 않고 실제로 내 분노를 어떻게 행동으로 옮기게 만들까봐 그것이 두려운가?



    기억하라. 이것은 오피니언 페이지의 한 의견이다

    독립매체로서 테크니크지의 전체적인 의견도 아니고 이 신문에 관련된 모든 여성의 의견도 아니며 나의 의견에 불과하다

    당신의 사람들을 신뢰하라. 그러나 당신은 사회적 불의에 저항하는 당신 자신의 행동에만 책임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

    그리고 지식을 구하라. 그렇지만 우리의 시스템이 조작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런 의혹들로 인해 고통받고 억압받는 사람들은 비록 당신이 그들이 말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말할 권리가 있다

    그것이 내가 분노한 페미니스트라서 반대파 사람들이 내가 말하는 것을 묵살하는 것에 대해 내가 좌절하는 이유다.


    나는 내 분노가 나를 잡아먹게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제발 비록 당신이 내가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내 말을 들어보도록 노력하라

    그러면 나는 당신이 당신의 입장을 설명할 때 똑같은 예우를 해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분노한 페미니스트들은 남자를 증오하고’ ‘결코 사랑을 찾지 못할 거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진실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오로지 우리를 우리의 상대인 남성보다 덜한 존재로 보도록 강요하는 시스템을 증오한다

    그 시스템은 이미 소외된 계층을 또 소외시킨다

    그 시스템은 아직도 강간자가 강간 이후 피해자의 몸과 삶에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 시스템은 내가 매일 성희롱과 성추행을 당할 때 나에게 조용하라고 말을 한다.

    나는 종종 음식을 나눌 때 더 심각한 저항과 마주치기도 한다

    심지어 현대 페미니스트운동에 대해 빈정대지 말라는 간단하지만 정중한 부탁도 내가 과민반응한다는 무례한 조롱으로 되돌아온다

    당신이 인권이나 평등 문제같은 진지한 이슈를 농담으로 이야기할 때 나한테 진정하라거나 농담으로 받아들이라고 이야기하지 말라.


    그렇다. 나는 화가 났다. 왜냐하면 세상은 불의로 가득 차있고 나는 무력하게 느끼기 때문에

    그렇다. 나는 화가 났다. 세상에는 스스로를 도울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해서 나처럼 느끼지 않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그렇다. 나는 화가 났다. 세상은 개판이고 나도 어쩔 수 없이 거기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그렇다. 나는 화가 났다. 그런데 당신은 왜 화가 안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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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덧글(6)

  • hjh1984 [2017-11-08]
  • 성적(性的) 억압에 대해 정당한 분노를 터뜨리는 게 진정한 성(性)해방을 이룩하는 데 꼭 필요한 일이라는 글쓴이의 주장에는 십분 동의합니다. 하지만 여성억압에 대해 분노를 터뜨리는 페미니스트들에 대해 많은 이들이 반감을 품는 데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페미니스트들이 자신들의 불합리한 도그마(dogma)에 사로잡힌 나머지, 남성억압과 여성억압을 아우르는 성적 억압의 메커니즘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엉뚱한 분노 또는 비뚤어진 분노를 터뜨리기 때문이지요.
  • hjh1984 [2017-11-08]
  • 글쓴이의 생각과 달리, 여성은 대다수 문명사회에서 인간 취급을 못 받거나 물건 취급을 받은 적이 없었습니다. 만약 여성이 노예처럼 물건 취급을 받았다면, 왜 ‘가부장제’라는 기성의 사회문화 구조는 결혼이라는 보편적인 사회문화 기제를 통해 남성에게 여성에 대한 책임을 요구했던 것일까요? 남성의 입장에서는 여성이 자신에게 필요할 때에만 최소한의 숙식을 제공한 뒤 필요가 없어지면 아무 거리낌 없이 여성을 버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게 가장 편리했을 것입니다. 따라서 여성이 한낱 물건에 불과했다면, 여성에게 아내 또는 어머니라는 고정된 지위를 부여하는 결혼이라는 사회문화 기제는 존재할 수 없었겠지요.
  • hjh1984 [2017-11-08]
  • 아울러 「팜므 파탈 : 페미니스트가 된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하단에 남긴 댓글에서도 지적했듯이, 기성의 사회문화 구조는 여성이 여성성의 스테레오타입에 어긋나는 행동을 저지름으로써 스스로 아웃사이더(outsider)가 되지 않는 한, 강간이나 성희롱 등 여성에 대한 폭력을 정당화한 적이 없었습니다. 여성의 생명과 정조(貞操)를 위협하는 남성의 폭력은 관습, 도덕, 법률, 사상, 종교 등 수많은 사회문화 기제에 의해 중죄로 간주됐으며, 따라서 여성의 생명과 정조를 위협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런 행위를 좌시하는 것도 남성에게는 허용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즉 전통적인 남녀관계에 대한 글쓴이의 인식에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이지요.
  • hjh1984 [2017-11-08]
  • 2013년 10월호 『월간조선』에 실린 「‘남성해방’을 위한 제언(提言)」에서 상세히 설명했듯이, 기성의 사회문화 구조 아래서의 전통적인 남녀관계는 기본적으로 쌍무적인 성격의 상호관계였습니다. 여성이 남성보다 미숙하고 열등한 존재로 간주됐다는 글쓴이의 지적은 타당한 지적이지만, 글쓴이의 생각과 달리 이는 여성에 대한 일방적인 억압으로 간주될 수 없습니다. 기성의 사회문화 구조는 남녀에게 각자 정해진 역할과 책임을 부여하며 남성은 여성의 물욕과 안전욕구를, 여성은 남성의 성욕과 애욕을 채워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친권자가 미성년자에게 그러하듯이, 여성의 생존을 책임지게 된 남성에게 보다 우월한 위상과 상대적으로 많은 자율성이 자연스럽게 주어진 것입니다. 결국 기성의 사회문화 구조로부터 비롯된 성적 억압이란 어느 한쪽 성(性)에게 강요된 일방적인 희생이 아니라, 남녀에게 각자 다른 형태로 강요된 부자유(不自由)라는 결론이 나오게 됩니다. 즉 남녀는 각자 다른 성의 욕망에 얽매여 개인의 능력과 적성에 맞는 삶의 방식을 선택할 자유를 박탈당했을 뿐, 둘 중 어느 쪽도 물건 취급을 당하며 일방적인 양보를 요구받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 hjh1984 [2017-11-08]
  • 그렇다면 많은 이들이 글쓴이처럼 소위 ‘분노한 페미니스트’에게 반감을 품는 이유가 무엇인지 분명해집니다. 글쓴이와 같은 페미니스트들이 전통적인 남녀관계에 대한 자신들의 인식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지 않은 채, 여성이 기성의 사회문화 구조의 일방적인 희생자였다고 외치며 엉뚱한 분노를 터뜨리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남녀 모두가 다른 성의 욕망에 얽매여 똑같이 부자유를 감수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한쪽 성이 일방적인 희생을 감수하기라도 한 것처럼 사회와 다른 한쪽 성을 상대로 분노를 쏟아낸다면, 다른 한쪽 성의 입장에서는 이런 불합리한 행태에 대해 반감을 품을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 hjh1984 [2017-11-08]
  • 누차 지적했듯이, 글쓴이와 같은 페미니스트들의 행태는 남성억압에만 초점을 맞추며 남성의 처지가 ‘가노(家奴)’와 마찬가지라고 분노를 터뜨린 고(故) 성재기씨의 태도와 아무 차이가 없습니다. 역성드는 성이 남성인지 여성인지의 여부만 다를 뿐이지요. 철없는 어린아이의 투정과도 같은 이런 행동에 대해 많은 이들이 반감을 드러내거나 조롱을 퍼붓는 것은 결코 이해 못할 일이 아닙니다. 글쓴이와 같은 페미니스트들은 자신들에게 반감을 품는 이들을 섣불리 비난하기에 앞서 먼저 자신들의 불합리한 도그마를 재검토해봐야 마땅합니다. 자신들이 저지른 오류, 나아가 ‘절름발이 페미니즘’의 도그마로 인해 발생한 수많은 역사 왜곡에 대한 고찰 없이 여성이 감수해야 했던 불이익에 대해서만 분노를 터뜨리는 것은 페미니즘이 ‘여성 이기주의’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줄 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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