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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토바이타는 여교수, 운전배우기 3
    최고관리자 / 2016-05-10 07:02:14

  • 운전배우기그 은밀한 기억 - 막이 올랐다

    일요일 3시 공연. 22일 개막 후 다섯 번 째 공연이다. 이제 배우들은 안정된 모습으로 연극을 풀어나가고 있다

    매 공연마다 객석과 배우들의 반응은 다르다. 웃음이 터지는 대목도 대체로 비슷하긴 하지만 또 조금씩 다르다.

    객석에 앉아 무대와 객석을 느끼고 있노라면 이 두 전혀 상반된 공간이 대화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쪽은 행동하면서 보여주는 자들, 말하자면 players, 놀이를 하는 사람들이다. 한편은 어둠 속에 앉아 무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행동을 보고 듣는 사람들, 관객, audience들이다. 역할이 다르지만 이 두 편은 온몸으로 집중하여 서로에게 반응하고 있다

    기대한 반응이 그 때 나오지 않으면 배우들도 상당히 예민해 진다. 관객들도 대사가 하나라도 잘 들리지 않으면 신경이 곤두선다

    배우들과 관객이 서로 잘 소통하여 하나가 되면 극장은 활기넘치고 즐거운 공간이 되어 연극은 쑥쑥 앞으로 나간다. 마치 호흡이 잘 맞는 섹스가 함께 달려가며 두 사람이 같은 순간에 절정에 도달하는 것처럼 이 두 그룹도 그렇게 같은 순간 절정에 도달하고 종결점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연극은 막이 내린다.


    매일 밤 관객은 바뀐다. 객석이 비어 있으면 관객들은 움추러든다

    무대 위 배우의 기에 눌린다고 할까? 그래서 반응이 약화된다. 우스운 곳에서도 두려워 웃지 못하고 혼자 킥킥하고만다

    그냥 하하 하고 맘놓고 웃었다가는 티가날까봐서다. 그러나 객석이 꽉 차있다면 배우보다 우위에 있다는 걸 느낀다고나 할까? 관객들은 편하게 읏음을 터뜨린다. 소소한 곳에서도 반응이 커진다. 배우들 역시 이 큰 반응에 크게 반응하게 되고 연극은 가열된다

    이 때문일까, 아무리 혼자 보더라도 연극은 같은 공간과 시간 속에서 집단 체험이 된다. 배우, 관객이 혼연일체가 되어 같이 울고 같이 웃는 것이다

    이것이 연극 - 극장 -이 주는 짜릿한 쾌감이다.


    그러나 영화는 그렇지 않다. 스크린 위에는 이미지가 흐르고 있고 관객의 반응은 거기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영향은 일방 통행이다. 물론 영화의 이미지는 이미 관객 반응을 고도로 계산한 이미지이다. 그러나 영화에 대한 반응은 극히 개인적이다

    같은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긴 했지만 이 체험은 집단적이 아니라 개인적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친구와 혹은 애인과 같이 옆 자리에 앉아 영화를 본다하더라도 두 사람의 영화적 체험은 전혀 다를 수 있고 오직 나는 나만의 영화혼자보는 것과 다르지 않다.


    연극과 영화에 대해 늘 이런 느낌을 가져왔다. 연극은 따뜻하거나 뜨겁고, 영화는 차갑다. 연극은 끝날 때 늘 박수가 있다

    아무리 초라한 연극이라도 거기에는 사람의 현존이 있기 때문에 그렇다

    그러나 영화는 아무리 멋진 영화라 할지라도 영화가 끝나고 크레딧이 올라갈 때 박수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감동을 받고 눈물을 흘리며 영화관을 나올지라도 박수로 그 감동을 표현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거긴 인간이 아니라 허상의 이미지만 있을 뿐이니까.

     


    대학로에는 극장이 120개가 넘는다고 한다. 골목 골목에 극장이 들어차 있다. 이런 곳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 뉴욕의 브로드웨이나 런던의 웨스트엔드도 이렇게 한정된 지리적 공간 안에 촘촘히 극장이 들어차 있지는 않다

    그래서 대학로는 참 특이한 곳이다. 이름도 사실 연극과 관계없는데 연극을 대표하는 이름이 되었다. 그런데 대학로에 가면 극장은 숨어 있어 잘보이지 않는다

    술집, 식당이 더 눈에 뛴다. 몇몇 이름있는 큰 극장 외에 대다수의 극장이 100석 미만의 아주 작은 소극장이고 대개는 지하실에 위치해 있으며 열악한 환경이다

    로비도 없고 티켓박스도 없다. 원래부터 극장으로 지어진 곳이 아니라 사무실 건물의 지하를 극장으로 개조한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니 음향도 좋지 않고 천정도 낮아 표현에 제약이 따른다. 지하에 극장이 들어간 것은 임대료 때문임은 말할 필요도 없고. 이 극장 임대료가 자꾸 올라가기 때문에 연극제작비도 덩달아 올라간다. 왜냐하면 극장대관료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정말 연극 한편의 제작비는 어마어마하다. 뒷골목 작은 소극장이라 하더라도 대관료가 엄청나다

    하루 최저 50만원이라 해도 20일 공연이면 1000만원이 된다. 그러면 1회 공연에서 티켓 수입이 50만원 이상 나올까? 글쎄, 그 반쯤이라도 나온다면 성공이라고 해야하나

    물론 아닌 연극도 있다. 대학로에 롱런하고 있는 수상한 코메디물들. 주로 웰메이드 코메디류나 감성을 자극하는 가벼운 멜로드라마들은 대학로 관객을 거의 다 흡수하여 부익부 빈익빈의 현상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대학로 연극은 두 개의 범주로 나뉜다. 앞서 말한 코메디와 멜로드라마 류의 무대와 작품성과 예술성을 가진 작품들

    연극계에서 거론되는 작품들은 물론 후자의 연극이다. 이 공연들이 주류이긴 하지만 많은 관객들은 전자의 가벼움에 심취된다.

    이번 공연을 하며 제작비 일부를 컬쳐플랫폼 갈라닷컴(galaaaa.com)"을 통해 소셜펀딩으로 후원금을 조성했다

    누구든지 소액으로 우리 연극을 후원하고 싶은 사람은 이 사이트를 통해 원하는 액수를 지원하면 그에 상당한 보상을 받으면서(예를 들면 30000원에는 팜플렛에 이름을 명기하고 초대권 한 장, 그리고 배우들과 사진 찰영을 할 수 있었다)서로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다. 이렇게 예술가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갈라닷컴을 통해 작으나마 일정금액을 후원받을 수 있었다

    이런 소액 소셜펀딩을 이번에 처음해 보았지만 더욱 활성화되어 늘 제작비에 허덕이는 예술 작업들이 보다 많은 소액 개미후원자들과 만났으면 한다.

     


    <운전배우기-그 은밀한 기억>은 문학 텍스트로서, 희곡으로서 작품성이 뛰어나다

    수많은 수상 이력이 이를 증명하고, 또한 폴라 보글이라는 작가의 무게와 발자취도 그러하다

    국내 초연 공연은 사실상 어떤 원형적 스타일을 제시하는 것이 되므로 책임이 무겁다. 릴빗이나 펙, 그 외 세 사람의 코러스. 이들의 이미지나 연기 형태, 장면전환이나 무대디자인, 음악 등 정말 신경이 많이 쓰인다. 그만큼 캐스팅에 고심했고, 또 극 형식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다. 고생한 만큼, 안정감있는 무대로 자리잡혀서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긴 하지만 관객이라는 변수가 늘 따라다니기 때문에 안심할 수는 없다

    다만 사랑받는 레퍼토리로 대학로에 자리잡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일요일 53시 공연 후에 정신과 전문의 김정일 박사와 함께 소아성애자(Pedophilia)에 대한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많은 관객들이 남아서 얘기를 나누었다, 아직 생소한 용어이고 우리에겐 범죄형 소아성애자의 기억만 있어서 그런 류의 질문들이 많이 나왔다.

    펙이 소아성애자가 아니란 점을 김정일 박사가 분명히 해줬다.

    왜냐하면 그는 오직 릴빗에게만 사랑을 쏟고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했으며 그녀가 떠났을 때 삶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오늘도 대학로에는 많은 사람들이 연극인과 관객으로 오고간다

    은 극장에서 만나고 헤어진다. 그러나 그들이 진짜 만나는 곳은 작품 속의 세계에서다

    릴빗과 펙이 아프게 고민하는 그 곳, 어른과 아이로서 주고받는 우스운 대화 속에, 릴빗 엄마와 할머니가 오르가슴이 실제다 아니다로 말씨름 하는 그 곳에 말이다.


     

    연극<운전배우기- 그 은밀한 기억>의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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